자동차 튜닝族… 나만의 개성이 달린다

평범을 거부하는 20, 30대 자동차 마니아들 튜닝열풍

차 한대로 품격을 말하던 시대는 지났다. 대량으로 생산된 양산 차의 매력은 처음 운전대를 잡던 그 순간만 짜릿할 뿐이다. 앞 범퍼를 바꾸고 내가 좋아하는 깔끔한 레몬색으로 도색한 차가 바로 ‘나’를 대신한다.

20,30대를 중심으로 한 튜닝(Tuning)열풍이 전국의 도로를 휩쓸고 있다. 자동차 관련업계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새로운 응용분야로 떠오른 튜닝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자.


세련되고 감각적인 리모델링

요즘 도로에서는 외제차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리모델링된 튜닝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동차 튜닝은 얼마 전까지 폭주족이나 요란한 장식을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은 자동차 튜닝이 오너 드라이버들의 개성을 제일 먼저 나타내주는 그들의 명함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튜닝의 형태도 기존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시도하던 것이 휠과 타이어의 교체 이었으나 요즘은 출력과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내부 튜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때 유행했던 리어 스포일러(뒤트렁크에 부착하는 꼬리날개)나 각종 액세서리를 부착하는 것 등은 실용성에 밀려 시도하는 사람들의 수가 줄고 있다. 오히려 차 외관 전부를 다시 디자인하는 등의 대범한 튜닝이 현재 튜닝업계의 분위기다.

튜닝은 보통 새로운 디자인을 원하거나 좀더 힘있는 스피드, 운전의 안정감등을 원할 때 시도한다. 물론 새차를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어디에도 없는 자신만의 차로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 튜닝의 큰 매력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튜닝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분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전문 리모델링 회사와 튜닝 가게들이 전국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반인들이 튜닝을 위해 가장 선호하는 차는 현대 아반떼와 티뷰론, 투스카니를 비롯해 준중형차들이 주류를 이룬다. 조금만 개조해도 색다른 느낌이 나는 국내 스포츠카는 물론이고 일반 세단형 차도 튜닝을 통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 하기도 한다.

또한 요즘에는 이미 생산이 중단된 구형 차들이 강력한 내부 튜닝으로 고가의 외제차 못지 않은 속력과 힘을 자랑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레이싱이나 전시회 등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동호회 등도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체계를 갖추지 않은 비허가 업체나 자동차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 없이 무리하게 시도하는 튜닝은 여러 가지 문제와 최악의 경우 끔찍한 사고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충고한다. ‘튜닝의 기본은 정비’라는 말처럼 가장 좋은 튜닝은 안정성을 최대로 고려해야 한다.

또한 모든 튜닝이 아직 합법화 된 것이 아니므로 관련법규를 상세히 알아보고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한 후 튜닝에 나서는 것이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값은 저렴하게, 효과는 확실하게!

그렇다면 적은 돈으로 가장 산뜻하게 차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차의 외부를 새로 단장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튜닝은 자동차 외관의 다자인을 변경하거나 형태를 바꾸는 드레스업튜닝과 내부 엔진 등의 성능을 강화하는 메카니즘튜닝으로 나뉜다. 차의 성능보다는 세련되고 품격 있는 디자인을 원한다면 이 외관 꾸미기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가장 눈에 띄는 타이어나 휠 부분을 교환하는 것도 좋지만 요즘은 앞뒤 범퍼를 바꾸거나 에어로파츠 부착, 스포일러, 판금 등을 한꺼번에 교체하기도 한다.

특히 에어로파츠(에어댐)는 한껏 멋을 낼 수 있으면서도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여 접지력을 높이고 코너링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까지 해 준다. 또한 바퀴에 펜더 등을 장착하는 작은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자신의 차에 어울리는 스티커 등을 부착하는 것도 드레스업튜닝에 속한다. 영문 이니셜로 이름을 새기거나 다양한 모양의 캐릭터를 차의 색상을 맞춰 꾸미는 것도 신세대 운전자들 사이에서 유행되고 있다.

차의 외부 디자인을 완벽하게 다시 하려면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것이 효과적이다.

토마토A&P와 CONCEPTO(컨셉토)와 같은 전문 튜닝업체의 경우 국내 자동차들의 튜닝디자인을 독창적으로 개발해 제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튜닝하는 것 못지 않게 이러한 전체 리모델링도 디자인의 통일성과 향후 서비스의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튜닝의 진가, 메커니즘 튜닝

좀더 파워풀한 가속력과 빠른 스피드, 거기다 안전성을 고려하는 운전자라면 흡,배기 시스템과 서스펜션 튜닝을 주의 깊게 살펴보자. 차의 출력과 관계된 이 퍼포먼스 튜닝은 흡입효율이 좋은 오픈형 흡기필터와 인테니크 파이프를 비롯한 배기매니폴드, 머플러를 교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흡기필터의 경우 흡입효율이 높아도 여과율이 떨어지지 않는 제품을 선택해야 엔진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시중에서 저가로 유통되고 있는 제품들은 성능이 떨어지는 것들도 있으므로 주의해서 구입한다.

배기튜닝으로는 가장 흔한 머플러 교환은 드레스업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며 매니폴드를 매끈하게 가공하는 경우도 있다. 흡배기 교환은 원활한 공기의 흡입 및 배출을 위해 시행하는 것이며 약 10-20% 정도의 출력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내부 개선으로는 서스펜션 튜닝을 들 수 있다. 서스펜션 튜닝의 가장 큰 목적은 코너링과 고속주행시의 안전성에 있다. 흔히 쇼크압소바와 스프링, 스테빌라이저를 교환하거나 휠얼라이먼트를 조정하기도 한다.

서스펜션튜닝은 차체의 무게중심을 아래쪽으로 이동시켜 안정성과 고속직진성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게다가 외국 스포츠카와 같은 분위기로 드레스업효과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노면의 충격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해 자칫 승차감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자동차 튜닝의 핵심은 무엇보다 업그레이드 된 엔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자동차관련법상 엔진을 교체하는 것은 불법이다. 요즘 일부 튜닝 마니아들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는 ‘외제차 엔진 싣기’는 합법적이지 않으므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누구를 위한 튜닝인가?

튜닝은 안전성과 함께 자신에게 알맞은 차를 구성하기 위한 보완과정이다. 특히 튜닝 초보자일 경우 이러한 튜닝의 기본 목적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튜닝 전문업체 MSM R&D의 이승수 사장은 남들이 좋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하거나 유행에 너무 민감하면 결국 남는 것은 텅 빈 지갑과 후회뿐이라고 충고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튜닝을 미리 설정하고 현실 적으로 투자 가능한 금액을 정해 계획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동차 튜닝은 아직 많은 부분이 불법으로 판단되고 있다. 합법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각 시군구로부터 구조변경 승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튜닝업계는 현실과 맞지 않는 자동차관련법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일성 없는 법 적용으로 허용 가능한 튜닝까지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생산과 더불어 더욱 발전하고 있는 튜닝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이고 적용 가능한 범위의 설정과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할 때이다.

글: 강윤화

사진: 오세진

입력시간 2002/09/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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