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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비튼 골 때리는 풍자 개그죠"

코미디 작가 장덕균 대선후보 '빅3' 풍자한 정치조크집 출간

노무현 후보가 “나는 10분”이라고 하자 정몽준은 “나는 30분”이라고 받았다. 듣고 난 이회창이 “으하하하, 내가 이겼다. 난 1시간”이라며 으스댔다. 그러자 옆에 있던 부인이 입을 삐쭉였다. “세우는 데만”이라고.(‘대쪽이야 개쪽이야-회창이’ 중에서)

사춘기의 정몽준이 구두쇠인 아버지가 나간 틈을 타 몰래 우유 목욕을 하다 들켰다. 그 광경을 본 정주영 왈, “아들아, 물 속에서 딸딸이 치지 마. 우리 아들이 양은 참 많네.”(‘용꿈이야 개꿈이야-몽준이’ 중에서)

에이즈 예방과 건전한 성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대권 후보용 콘돔이 나왔다. 정몽준:특수형 콘돔, 이회창:일반형 콘돔, 노무현:재생형 콘돔.(‘노풍이야 허풍이야-무현이’ 중에서)

개그 작가 장덕균(38)이 ‘16대 대선 후보 정치 풍자 조크집’ 세 권을 펴냈다. 개그 작가로서는 방송사상 최연소인 17세로 데뷔 했던 1981년 이래 11년만에 나온 정치 풍자집이다.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빅 쓰리를 개그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한 명의 작가가 이야기를 꾸미기는 장씨가 처음이다(국일 미디어 펴냄).


승자도 패자도 함께 웃는 풍토돼야

“12월 19일이 16대 대선일이라 국민의 관심은 정치에 쏠려 있는데 요즘 방송에는 정치풍자물이 완전히 사라졌죠.” 세 권의 책은 그 같은 아쉬움에 대한 장덕균식 표현이다. 대선 D-100일째인 9월 10일 코리아나 호텔에서 가졌던 출간 발표회장에 몰린 20여개 언론사가 벌였던 취재 경쟁은 이번 책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1987년 ‘회장님, 우리 회장님’ 을 필두로 ‘코미디 모의 국회’, ‘탱자 가라사대’ 등 TV의 본격 시사 풍자 시리즈물을 통해 그는 살벌한 정치판이지만 승자도 패자도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한국 사회에 제안해 왔다.

그의 덕분에 웃으며 정치를 비틀고 뒤집어도 볼 수 있게 된 한국은 정치 풍자 개그라는 점에서는 일본의 선배격이다. 1997년 마이니치 신문의 서울지국장은 그가 쓴 ‘YS는 못 말려’를 보고 “정치 개그라는 장르가 아예 없는 일본에 오면 엄청난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정치판이라는 데는 상대를 피투성이로 만들어 ‘아작’ 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곳”이라며 “이번 대선에서는 자신을 희화시키는 것이 이 시대의 유권자에게 친밀하게 다가설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길 빈다”고 책에 담긴 소망을 전했다.

그는 “아직 엘리트 의식을 벗지 못 한 이회창, 비속어를 남발하는 노무현, 월드컵 스타와 귀공자의 이미지가 지배적인 정몽준 등 세 후보는 그 자체로 훌륭한 개그의 소재”라며 “서로 잘근잘근 씹어대는 문화를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는 위기 위식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쟁자라도 다치지 않게 돌려 칠 줄 아는 외국 정치판을 보라는 것이다.

“요즘 한국 사회는 점점 웃음을 잃어가는 것 같아요.” 국민 생활이 갈수록 메말라 가는 데에는 정치인들이 뻣뻣하게 버티고 서 있는 현실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코미디 같은 정치에, 정치 같은 코미디는 저의 오랜 테마였어요.”


정치입문 제의 거절 “작가의 길 걷겠다”

국내 처음으로 정치 풍자 개그라는 장르를 선보인 그에게는 정치권으로 들어 오라는 제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정치판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정치 풍자 작가로서의 길을 걸어 가겠다”며 “다만 매스컴에만 의존해 온 소재를 보다 편하게 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에의 관심이 높아진 지금 정치 풍자를 다시 살리는 길은 방송이 앞서서 유도하는 것이라는 제안도 덧붙였다.

그는 “각권마다 판매 부수가 다를텐데 그것도 재미 있을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지금 그의 꿈은 각 후보들의 대선 캠프와 협의해 스케줄이 닿는대로 직접 책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는 “가능하면 후보들의 반응을 꼭 보고 싶다”며 “그것 자체로 매우 훌륭한 개그의 소재”라고 말했다. 그는 “세 당사자가 책에 사인을 해 주는 날이 꼭 왔으면 한다”며 “바로 그것이 내가 꿈꾸던 세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KBS '개크 콘서트'메인 작가로 활약중인 그는 연기자들과 매일 아이디어 회의로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장병욱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2002/09/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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