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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먹거리에 담긴 역사와 문화 '맛보기'

[출판] 먹거리에 담긴 역사와 문화 '맛보기'


▦공자의 식탁
(장징 지음/박해순 옮김/뿌리와 이파리 펴냄)

땅은 넓고 물자는 풍부하다는 ‘지대물박(地大物博)’은 중국의 인문지리를 상징하는 말이다. 넓고 풍부한 만큼 먹거리도 많고 다양하다. 물론 요리도 다양하다.

‘땅에서 네 다리 달린 것 중에 안 먹는 것은 책상, 하늘을 나는 것 중에 안 먹는 것은 비행기 뿐’이라는 말에 이어 ‘물에서 헤엄치는 것 중에 안 먹는 것은 잠수함 뿐’이 나온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중국요리는 5,000종에 이른다.

수많은 중국요리는 언제 어떻게 생겨 났을까. ‘공자의 요리’는 중국의 음식문화사를 정리해 이런 의문을 풀어준다. 음식은 문화다. 그런 만큼 풍토와 왕조변천, 이 민족의 침입, 이와 관련된 문화접촉과 무관할 수 없다. 중국요리에서 고기의 대명사인 돼지고기는 이미 춘추전국시대부터 애용됐다.

개고기 역시 고대부터 즐겨 먹었다. 하지만 5세기 육조시대에 들어서 개를 중시하는 북방 유목민족의 문화가 유입되면서 개고기 요리는 갑자기 사라졌다.

5,000종의 요리가 역사적으로 일관되게 존재했던 것은 물론 아니다. 부인을 잡혀서라도 먹어봐야 한다는 최고의 요리 샥스핀(상어 지느러미 찜)의 역사는 400년에 불과하다. 베이징카오야는 약 100년 전에 나왔다.

이 책은 음식 뿐 음식문화를 함께 소개한다. 2,500년 전 공자는 소반에 차려낸 기장밥을 손으로 집어 먹었다. 숟가락과 젓가락의 사용 내력, 젓가락을 놓는 방법의 변천 과정 등 음식과 관련된 읽을거리도 풍성하다.


▦음식, 그 상식을 뒤엎는 역사
(쓰지하라 야스오 지음/이정환 옮김/창해 펴냄)

음식의 기원을 따져 올라가면 세계사가 보인다. 음식에는 인류문화의 역사적인 뒤섞임이 양념처럼 녹아있다. 이탈리아에서 세계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진 스파게티의 연원은 중국이다. 중국의 라면이 비단길을 따라 이탈리아로 건너가 스파게티로 발전했다.

음식은 탄생과 진화를 거친다. 한국 음식의 특징으로 알고 있는 매운 맛의 역사는 200년 남짓에 불과하다. 고추가 한국 가정에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초부터라고 한다. 미국에서 패스트푸드가 발달한 이유는 개척시기에 혹독한 육체노동을 하면서 요리에 시간을 들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 음식의 상징이 된 스시(초밥)은 동남아에서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갔다.

세계 음식문화사를 엮은 ‘음식, 그 상식을 뒤엎는 역사’는 음식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 일침을 가한다. 증류주는 술을 엄격히 금하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처음 개발됐다. 종교(이슬람)보다 먼저 개발된 술이 종교계율에 밀린 것이다. 이슬람권에서 돼지고기 식용을 금하는 것은 기후에 기인한다. 고온 건조한 환경에서 돼지고기는 식중독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음식에도 문화권이 있다. 일반적으로 ‘4대 요리권’은 거대 문명의 발상지인 중국, 인도, 중동, 유럽이 꼽힌다. 중국 요리권은 간장이나 된장, 젓갈류 등 조미료를 이용해 주로 혀에 감기는 맛을 강조한다. 반면 유럽 요리권은 일반적으로 코를 위한 요리로 불릴 정도로 향신료나 허브를 많이 사용한다.


▦음식혁명
(존 로빈스 지음/안의정 옮김/시공사 펴냄)

저자 존 로빈슨은 특이한 가정 배경을 갖고 있다. 세계 최대 아이스크림 재벌 ‘배스킨 로빈스’의 유일한 상속자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유제품과 축산물에 감춰진 진실을 알리는 환경운동가로 변신했다. 그가 가업과 결별한 것은 삼촌의 심장마비가 아이스크림 때문이라고 의심했기 때문이다.

‘음식혁명’은 채식과 육식 논쟁에서 육식예찬론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이 책은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건강문제로 시작해 육류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환경과 식량부족 문제로 연결시킨다. 50여 쪽에 이르는 주석은 저자의 주장을 실증적 차원에서 되새길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 책은 음식에 관한 일반화된 지식을 의심한다. 거기에는 비과학성 뿐 아니라 이익집단의 이해관계가 개입돼 있기 때문이다. ‘과일이나 채소에 함유된 칼슘이 인간의 소화기로 흡수하기 어렵다’는 미국 낙농국의 주장이 한 예다. 실제로는 채소류에 함유된 칼슘이 우유에 든 칼슘보다 흡수율보다 20% 정도 높다.

음식은 환경문제와 직결된다. 농경지 2.5 에이커에서 생산하는 농작물로 에너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간 숫자를 보자. 양배추는 23명, 감자 22명, 쌀 19명, 옥수수 17명, 밀 15명이다. 반면 동일 면적에서 경작한 농작물로 닭을 먹일 경우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는 2명분, 쇠고기는 1명분에 불과하다. 식생활 개선은 직접적인 건강 뿐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관계하는 양식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배연해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2/09/2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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