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부자들의 색깔과 취향은?

‘돈을 잡아야 한다’. 첫돌을 맞는 요즘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돈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 돌잔치에서 앞에 놓인 여러 물품 중에서 만원짜리 지폐를 잡아야만 가장 큰 박수를 받는다.

‘대한민국 1%’인 부자 반열에 들기 위해 요즘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돈 가치에 대한 철저한 가정교육과 돈 벌기를 위한 각종 의식 고취 과정을 밟는다. 올해 초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카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부자가 되라는 말보다 더 좋은 덕담은 없다.

돌 잔치에서까지 예전처럼 연필이나 실 등을 잡으면 부모들의 얼굴엔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래서 만원짜리 돈을 아이의 오른쪽 손이 가장 잡기 쉬운 위치에 미리 놓아두기도 한다. 그만큼 부(富)에 대한 욕구는 크다. ‘부자’, 그들만의 색깔과 취향은 과연 무엇인가.

부자들만 골라 자산관리를 해주는 금융기관의 프라이빗 뱅킹(PB) 매니저들에 따르면 부자고객이 주로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은 서울 강남의 대치동, 압구정동, 서초동, 송파 훼밀리ㆍ올림픽ㆍ아시아선수촌 아파트, 목동 일부다.

서울 강북엔 성북동, 평창동, 동부 이촌동 등인데, 성북동의 경우 최근 이탈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은행과 증권사 등의 PB센터가 부자동네에 집중적으로 문을 여는 것은 당연하다.

PB매니저들은 부자고객 층의 성향 역시 동네에 따라 그 유형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압구정ㆍ대치ㆍ방배동 등은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주로 ‘신흥 큰 손’들이 대부분이다.

목동은 의사ㆍ교수ㆍ변호사 등 전문직 부자나 유산 상속으로 한 주머니를 찬 대물림 부자들이 몰려 산다. 그래서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누구보다도 강하다. 우리나라는 부자 10명 중 7,8명이 부동산을 통해 부를 일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령별에 따른 투자성향도 제 각각이다. 50~70세 이상의 황혼기에 접어든 부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제대로 보존해 안전하게 물려주기 위한 절세(節稅)’에 집중된다. 투자성향 역시 극히 보수적이어서 정기예금 이자에다 약간의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안전지향’ 적.

이들이 선호하는 금융상품으로는 종합자산관리 상품이나 상속ㆍ증여 등 보험상품이 대다수를 이룬다. 김희철 외환은행 PB사업부장은 “부자고객들의 경우, ‘부의 대물림’을 위해 본격적으로 절세작업에 나서는 시기는 50대부터 시작된다”며 “60세 중반 이후부터는 세무당국의 표적관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30대 후반~50대 초반의 ‘큰손’들은 직종별로 한층 다양한 투자성향을 보인다.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의 경우 종합자산관리 상품은 기본이고 자신의 부동산 관리가 최대의 관심사다. 또 개인의 취향에 맞춰 해외투자상품을 비롯, 리츠(Reits) 상품, 미술ㆍ골동품ㆍ보석 등 다양한 투자 장르에 관심을 기울인다.

최근 벤처기업인이나 회사 고위 임원들의 경우 주식과 채권 등의 금융자산에 상대적으로 많은 애착을 보이며 간접투자보다는 직접투자에 나서는 공격적 성향이 강하다.

스포츠와 연예인 스타들은 직접 투자와 독자 펀드를 구성해 관리하는 특별투자상품에 더 관심이 높다. 김 부장은 “이들 40~50대 ‘큰손’들은 돈 흐름과 돈 버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자신이 지켜온 자산배분 원칙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PB센터 큰손고객 들의 직업 군 별 선호상품

직업군 희망금융상품 희망 부대서비스

60대 이상 은퇴자 종합자산관리 상품 세무ㆍ법률 상담 상속ㆍ중여상품 헬스ㆍ여행ㆍ레저 서비스등

전문직(의사ㆍ변호사) 종합자산관리 상품 세무ㆍ법률 상담 상속ㆍ증여 상품 미술ㆍ골동품 부동산 관리 해외투자 상품 보석 리츠 상품

기업인 종합자산관리 상품 세무ㆍ법률 상담 회사 임원 주식ㆍ채권 직접투자 헬스ㆍ여행ㆍ레저 서비스 부동산 관리 해외투자 상품 회사 컨설팅 리츠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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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만 기자

입력시간 2002/10/04 15:37


장학만 loc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