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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욕심을 버리면 병이 낫는다

[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욕심을 버리면 병이 낫는다

요즘 부쩍 외제차를 길거리에서 자주 보게 된다. 운전자들을 살펴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그 차를 살만큼 돈을 벌었을 것 같지 않은 젊은이들이 꽤 있다. 날이 갈수록 치솟는 집 값은 아찔하기까지 하다. 이래 가지고서야 어디 월급쟁이들이 집이나 살수 있을까 싶다. 한쪽으로만 몰리는 돈, 돈 있는 사람만이 돈을 벌 수 있는 실정, 이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다. 오장육부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자기 할 일을 충실히 해야 우리 몸이 제대로 돌아간다. 하룻밤 잠을 편히 자는 것, 밥 한 끼를 먹는 것, 좋은 음악을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것도 다 그 덕분이다.

이 균형이 깨지고 나면 그제서야 사람들은 깨닫기 시작한다. 자신이 얼마나 몸을 아끼지 않고, 욕심을 부리고 살았는지 말이다. 마치 돈이 한 쪽으로 몰려 가계와 사회가 위험해지는 것처럼 위험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간에는 피를 안 주고 심장에 많이 주고, 다리에는 안 주고 머리로만 준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결과는 죽음이다. 그렇다면 똑같이 나눠야 하는가? 그것 또한 틀린 답이다. 간은 간이 일을 하는데 필요한 만큼의 피를, 폐는 폐가 필요한 만큼의 피를 가져야 제 역할을 한다.

비단 혈액뿐 아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진액, 양기(陽氣)도 마찬가지이고, 한열(寒熱)도 마찬가지이다. 적당한 배분과 분포가 가지는 아름다움은 ‘풋풋한 생명’으로 피어난다.

욕심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사심(私心)이 있는 욕심과 사심이 없는 욕심이 그것이다. 사심이 없는 욕심은 자연의 순리대로 따르고자 하는 것,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것, 의사가 환자를 잘 고치려고 하는 것, 아내가 맛있는 밥을 하려고 하는 것 등이다.

반면에 사심이 가득한 욕심은 나만 잘 살려고 하는 것, 남의 것을 노력 없이 가지려고 하는 것, 내 아이만 잘 키우려고 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사심이 있는 욕심을 부리게 되면 인체는 병이 난다. 이것을 잘 설명한 것이 이제마 선생의 ‘동의수세보원’이라는 책이다.

일반인들은 그냥 사람을 사상체질로 나누는 책으로만 알고 ‘내 체질이 무엇인지’, ‘무엇을 먹고 피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 관심을 갖지만 사실은 그 안에 심오한 자연의 원리가 들어 있다. 이 책 뿐만이 아니다. 모든 한의서에는 욕심을 버리면 병이 낫는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이것을 사회에 적용해볼 때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나온다. 집을 살 때는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하면 편안한 집에서 따뜻하게 살 수 있는가를 생각하며 사야 하고, 차를 살 때는 어떻게 하면 공해를 줄이고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가를 생각하며 사야 한다.

의사가 환자를 고칠 때도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이 나를 만나 치료를 받음으로 해서 마음이 달라져 앞으로 병에 걸리지 않고 잘 살 수 있을 가를 생각해야 한다.

가을이 오면 만물이 열매를 맺고 우리도 수확에 나서게 된다. 지금 가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세상의 원인과 법칙의 인과론은 정확하다. 뿌린 만큼 거두는 법이다. 이제 우리가 올 한해 뿌렸던 씨앗의 결과를 곧 보게 될 것이다. 두려운 마음이 드는 사람도 있고, 기쁘게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 세기 후에 어떤 열매를 따게 될까? 우리의 아이들이 기회균등을 얻지 못해 안타까워 하며, 좋은 지도자를 만나지 못해 우울해 하며, 물이 오염되어 마시지 못해 목말라 하며 우는 모습을 볼 것인가? 아니면 이 우주를 이끌 인재들이 이 땅에서 나와, 만물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하는 모습을 볼 것인가? 이 모든 것이 지금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 먹는 마음 하나에서 출발할 것이다.

단돈 1,000원 이라도 어디에 쓸 것인지 잘 생각해 보자. 이웃이 병들면 나 또한 병드는 것이다. 우리는 몸의 세포들처럼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뇌에만 종양이 있어도 죽을 수 있고, 오장이 다 병든 게 아니라 신장만 하나 병들어도 죽을 수 있듯이, 나와 내 가족이 아무리 멀쩡해도 다른 사람이 행복하지 못하면 나 또한 불행해 지는 것이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병원장

입력시간 2002/10/0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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