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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균의 개그펀치] 끗발 좋은 신랑감에 목마른 노처녀

가을은 풍요로운 계절이다. 그러나 올해 가을은 예년처럼 사람들 마음에 그리 풍요로운 계절로 다가오지는 않는 것 같다.

엄청난 수해로 인해 아직도 복구를 끝마치지 못한 사람들이 많고, 집값이 오르고 주식이 폭락하는 등 경제가 불안해 져서 우리의 삶이 매우 힘겨워 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연예인들도 남보기에는 화려한 직업이지만 일반인들과 똑같은 생활인이다 보니까 가을이 되면

전세계약이 만료된 사람은 이사도 가야 하기에 엄청나게 오른 전세 보증금 때문에 긴 한숨을 내쉬곤 한다. 그런 가운데 후배 연예인들의 결혼소식에 축하의 말을 건네기는 하지만 주말이면 하루에도 몇건씩 나가야 하는 축의금에 빈 지갑만이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그래도 가을은 가을이다. 세계 제일의 푸르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가을은 삶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그나마 상쾌하게 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해준다.

연예인들이나 방송국 관계자들은 이 가을이 더욱 바쁘다. 가을 정규 개편에 대비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미리 녹화를 해놓아야 하는 관계로 정신없이 분주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신 없는 가을에 은근히 한숨 짓는 연예인들도 있다. 바로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어선 여자 연예인들이다.

아주 오래전 가을 어느날 모 연예인의 결혼식에 갔었다. 결혼식장 앞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의 행렬은 그 일대 교통을 마비시켰고 구경꾼까지 몰려들어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교통정리를 위해 현장에 나온 교통경찰들도 하객으로 참석한 스타들의 얼굴을 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연예인들은 누구나 스타가 돼서 언론의 주목을 받는 화려한 결혼식을 꿈꾼다. 특급호텔들도 스타들의 결혼식을 자기 호텔로 유치하느라고 난리법석을 떠는 걸 보면 씁쓸한 기분마저 든다. 결혼마저도 흥행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과년한 ‘여식’을 둔 어느 가정이나 마찬가지로 여자 연예인들 역시 결혼식이 많이 열리는 이 가을에는 친척들로부터 “언제 결혼하냐”는 재촉과 성화를 들어야 한다.

여자 연예인들은 결혼이라는 문제가 일반 사람들처럼 수월하지가 않다. 다른 동료들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며 재벌이다 사업가다 의사다 하며 화려하게 결혼을 하니 결코 그보다 뒤떨어지는 상대를 만나고싶지는 않을 것이다.

어떠한 조건도 따지지않고 그저 성실하고 올바른 평범한 회사원을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벌어들이는 만만치 않은 수입을 생각하면 비슷하게 수준이 맞아야 무난하지 평범한 샐러리맨이 감당하기에는 쌍방의 부담감이 크게 작용할테니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연예계에는 노처녀 군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연예인 A양 역시 그런 노처녀중의 한 사람이다. 자신의 인기도를 생각하면 적어도 의사나 판사나 검사같은 검증받은 신랑감을 찾아야한다는게 평소의 지론이다. 하루는 남자 선배가 통화하는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됐다.

“어디? 서울대 병원? 언제 옮겼냐?”

서울대 병원이라는 소리에 단박에 귀가 솔깃해졌다.

“그래. 지방 병원보다는 서울대 병원이 낫지. 야, 이자식 출세 했네. 응, 그래, 알았어. 내가 병원으로 갈게. 오늘? 알았어. 병원에서 보자.”

A양은 무릎을 쳤다. 의사, 그것도 서울대 병원의 의사라면 어디다 내다 놓아도 빠지지않을 신랑감이 아닌가.

“오빠 친구야? 결혼했어?”

“아니.”

“어머머, 그럼 나좀 소개시켜줘. 나도 따라갈래.” 떼를 쓰다시피 해서 서울대 병원에 쫓아갔는데 선배가 일반 병실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A양이 기대했던 의사가 아니라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는 환자의 문병이었다. 생각지도 않던 A양의 출현에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좋아하는 환자를 보며 A양은 씁쓸한 웃음을 감추기에 바빴다는데…

올해가 가기전에 A양의 소원대로 좋은 신랑감이 나타나길 기원해본다.

입력시간 2002/10/0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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