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데이트] '롱다리 가수' 김현정

음악적 한층 성숙, 녹화중 부상 털고 활동 재개

‘롱다리’ 미녀가수 김현정(24)이 다시 인기몰이에 나선다. 방송 녹화 도중 척추 부상을 입고 보름여간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9월 26일 병상에서 일어나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아직 사고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하루라도 빨리 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망으로 일어섰다”고 한다.

1999년 교통 사고를 당한 이래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를 당했지만 그 때마다 곧바로 무대로 달려온 투혼과 프로 기질이 이번에서 변함없이 발휘된 것이다.

부상으로 무대에서 떠나 있었지만 인기는 여전했다. 8월 초 발매한 김현정의 5집 앨범 ‘다이어트’의 타이틀곡 ‘단칼’은 한 달여 만에 주요 가요 차트의 1ㆍ2위권으로 치고 올라간 뒤, 좀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음반시장이 불황이라며 모두들 죽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그의 앨범은 이미 30여 만장이상 팔렸다.


음악적 기교 버리고 자연스런 목소리 강조

김현정은 5집 앨범에서 기존의 많은 것을 바꾸고, 버렸다. 소속사도 바꾸고 이전의 노래 습관도 완전히 버렸다. 힘있게 내지르는 특유의 목소리를 살리면서도 부드러움을 가미했다. 음악적인 군살도 뺐다. 인위적인 기교를 쏙 빼고 자연스런 소리를 찾는데 집중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며 음반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현정은 가수 인생으로 볼 때 행운아에 속한다. 1998년 데뷔 이후 줄곧 쾌속 질주를 해왔다. 데뷔곡인 ‘그녀와의 이별’이 가요 차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5집 앨범에 이르기까지 나오는 앨범마다 빅히트곡을 만들어 냈다. 그것도 4집 앨범 ‘떠난 너’가 2위에 그친 것을 제외하곤 모든 앨범에서 1위곡이 나왔다. “언제나 신선한 느낌이 오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김현정은 활동을 재개하면서 숨돌릴 틈 없이 쏟아지는 방송 섭외에 몸살을 앓는 중이다. 그러나 “너무 바빠 몸은 피곤하기 이를 데 없지만, 마음만은 더없이 가볍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 여유도 보인다. 방송국에 오는 게 집에서 쉬는 것만큼이나 편안하게 느껴진다는 그녀. 음악은 물론 가수 활동에 임하는 자세도 부쩍 성숙해졌다.

“데뷔할 때부터 1위를 해서인지 사실 예전에는 인기에 대한 부담이 대단히 컸어요. 하지만 이제 인기란 순간적이라는 걸 느껴요. 현재 얼마나 인기가 있는가 보다 팬들에게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의 가창력은 자타가 인정한다. 여고시절 헤비메탈 그룹에서 보컬을 했을 정도로 탁월하다. 강한 비트의 댄스 음악에 잘 어울리는 고음이 특기다.

그러나 1998년 첫 앨범이 나왔을 때 소속사의 홍보 부족으로 추락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그를 살려준 게 시원스런 가창력. 가창력이 돋보이는 ‘그녀와의 이별’이 대학가와 유흥가에서 퍼져나가면서 김현정은 가요계의 혜성으로 떠올랐다.

이번 앨범에 실린 13곡 중 9곡은 경쾌한 댄스곡이다. 댄스가수는 생명력이 짧다는 우려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춤추는 것을 노래하는 것만큼이나 즐긴다. 댄스가수로 불리는 것이 좋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장르가 가수의 생명력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데뷔한지 5년이 됐는데 그때 같이 활동했던 발라드 가수는 지금 주변에서 찾기 어려워요. 오히려 댄스가수들이 좋은 활동을 유지하고 있죠. 장르보다 얼마나 끊임없이 노력해나가는가가 관건이라고 확신해요.”


스포츠 스타와의 열애설 등으로 유명세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김현정은 뜨거운 열애설의 진원지가 되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는 쇼트트랙 스타 김동성(22)과의 데이트설이 화제를 모았다.

서울 압구정동의 카페나 식당에서 이들의 다정한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됐고, 얼마 전 나란히 모터사이클 2종 면허시험을 통과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주목을 받았다. 한때는 축구스타 이동국과 사귄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그는 “이동국씨와는 열애설 덕분에 안면을 텄고, 김동성씨는 데뷔 전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동생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2002년 가을은 김현정의 복귀를 환영하는 듯 하다. ‘단칼’이 여전히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고 기타소리가 돋보이는 후속곡 ‘순종’ 등은 이미 가을바람을 타고 있다.

12월에는 베스트 앨범 발매와 첫 단독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무대에서 끝없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가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김현정. 그의 보다 힘찬 비상은 어디가 끝일까?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2002/10/07 15:55


배현정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