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스쿨] 아동비만

중학교 3학년인 K양은 키 156cm에 몸무게가 64kg이다. K양은 어려서부터 뚱뚱하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뚱뚱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조숙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며, 키도 커서 맨 뒷자리에 앉곤 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말경에 초경을 하고는 키 크는 게 멈췄다고 한다.

더욱 큰 문제는 몸매와 운동능력에 열등감을 갖고 있어 친구들과 잘 사귀지를 못하고 인터넷과 TV를 너무 많이 본다는 점이다. 그래서 필자에게 문의가 왔다.

소아비만은 성인의 비만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고지혈증, 2형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등이 똑같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나이에 관계없이 동맥경화증이 진행된다.

특히 동맥경화나 고혈압은 이미 유아기 때부터 진행을 한다. 물론 어릴 때 이러한 위험요인을 발견하여 잘 치료하면 혈관내부에 기름이 낀 동맥경화증이 정상으로 될 수 있으나 20~30년 지속 되면 일단 굳어진 동맥경화는 여간해서는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소아비만의 나쁜 점은 신체적인 비만 합병증 외에 K양의 예에서 보듯이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비만을 미용적인 관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비만을 방종과 게으름의 결과로 보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예민한 사춘기에는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 노는 것에 익숙해지고 TV나 만화, 인터넷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아이는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지를 못해 혼자 놀기를 좋아하고, 그에 따라 운동량이 더욱 부족해지고 살은 더 찌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소아비만 환자는 만성합병증이나 정신적인 문제뿐 아니라 키도 잘 크지 않는다. 비만 초기에는 대부분 신장이 표준 이상이어서 골 연령이 신장에 비하여 약간 촉진되어 있지만 이차성징이 빨리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최종 신장은 작게 되며, 친구들보다도 오히려 작을 수 있다. 남자 아이는 가끔 음경이 복부의 과다한 지방조직에 묻혀 작게 보이고, 사춘기 발육이 늦다고 오해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정상 이상이며, 이차성징도 빨리 오게 된다. 피하지방이 전신에 축적되는 것이 특징이다.

6~7세 이상에서의 비만은 성인비만 예측률이 60~70% 이상이 되므로 적극적인 치료 대상이 된다. 따라서 체질량지수가 95백분위 이상이 되면 체중감량을 하여야 하며, 체질량지수가 85~94백분위 이더라도 합병증이 있으면 체중감량을 시도하여야 정상적인 성장과 정서적인 안정을 이룰 수 있다.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기본적인 검사와 합병증이 왔는지를 검사하여야 한다. 체중을 감량할 때 아이들에게는 요요현상이 쉽게 오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체중감량 요법이 시행되어야 한다. 역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식사요법이다.

하지만 소아는 성장과정에 서 성장비율에 따라 열량 및 영양소 필요량이 달라지므로 성인에 비해 식사요법이 훨씬 어렵다. 단식이나 무리한 감량식보다는 잘못된 식사량의 조절과 잘못된 식사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절제한 인스턴트 식품과 기름진 음식, 잦은 외식을 조심해야 하지만 무조건적인 절식은 금기이며, 3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전체적인 칼로리를 제한하더라도 비타민 D를 비롯한 여러 미네랄과 필수 영양소는 결핍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식사요법 못지않게 운동요법도 매우 중요하다. 운동은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최대 활동량의 50~60%를 사용하는 저강도 운동을 하여 운동시 체지방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은 관절이나 여러 만성퇴행성질환은 적기 때문에 큰 근육을 사용하는 걷기, 조깅, 수영, 사이클, 줄넘기, 등산 등을 할 수 있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린이 에어로빅 등도 좋은 운동이다. 무엇보다도 활동량을 자꾸 늘리도록 해야 한다. 물론 운동 전후에 음료수와 음식 섭취는 제한하는 게 효과적이다.

소아 비만증에 대한 약물 요법이나 지방흡인술을 비롯한 수술적 요법은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한다면 청소년 말기의 고도 비만자에게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소아에서 과도한 비만세포에 의해 성장호르몬이 억제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방분해와 근육량을 키워주면서 성장을 도와주는 성장 호르몬 보충요법은 제한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입력시간 2002/10/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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