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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드의 꽃으로 빛난 '꽃처녀'

미모와 응원으로 경기장 최고 인기…북녀 신드롬 확산

“표가 남아 돈다 카더만 와 이래 표가 없노.” “남남북녀라 카더만 딱 맞네.”

부산 아시안게임이 한창인 지금 부산은 ‘북한 응원단 신드롬’으로 들썩이고 있다. 쏟아지는 금메달의 주인공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모으며 ‘부산 갈매기’들의 인기를 독차지, 이번 대회 최고의 인기군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숱한 화제와 폭발적인 인기 몰고다녀

취주악단 100여명, 응원단 100여명 등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초반의 여성들로 구성된 북한 응원단은 순박하면서 앳된 외모, 발랄하면서 천진난만한 표정에다가 북한 여성에 대한 신비감까지 더해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다.

북한 응원단이 첫 선을 보였던 9월 28일 창원종합경기장에서 이들의 인기돌풍은 예고됐다. 이날 열린 북한 대 홍콩 축구 경기는 오히려 양념격이었다. 모든 취재진과 관중의 관심은 응원단에 쏠려 있었다.

이런 관심에 부응하듯 북한 응원단은 흥겨운 취주악 연주, 지휘자들의 현란한 지휘봉 묘기, 무용수들의 깜찍한 몸동작 등 쉴새 없는 응원공연으로 시민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관중들은 하나같이 “북한 응원단 보느라 경기를 제대로 못봤다”며 감탄을 자아냈다.

이튿날 열린 아시안게임 개막식 때는 더 뜨거운 장관이 연출됐다. 개막식 행사가 끝나자 수천명의 관중들이 북한응원단 주변으로 몰려든 것. 연분홍색 고운 한복을 차려 입고 나온 북한 응원단은 이런 열기에 화답,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의 노래를 선창했고 관중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남과 북의 뒤풀이 마당이 30분동안 이어졌다.

도착 이틀만에 단숨에 부산 시민을 사로잡은 북한 응원단은 이후 아시안게임의 확실한 흥행보증수표가 됐다. 대회 초반 북한 응원단이 자주 찾았던 역도, 유도, 농구 경기장은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부진했던 대회 입장권 판매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북한응원단을 실은 만경봉호가 정박중인 부산 다대포항도 아시안 게임 최고의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사진기, 망원경, 캠코더 등을 든 시민들이 연일 수천명씩 몰려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미인계’우려의 시선 불구 감동적인 ‘응원통일’

이런 폭발적인 관심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북한의 ‘미인계’ 때문에 ‘인공기 게양’과 같은 민감한 문제가 희석되고 있다는 보수세력의 근심에서부터 언론이 북한 여성까지 상품화하고 있다는 페미니스트들의 투정까지.

북한 미녀들 구경이나 해보자는 심산으로 경기장을 찾는 중년 아저씨들도 눈에 띄는 게 사실이다. 10월 1일 역도경기장을 찾은 구모(43)씨는 “북한 응원단 옆에 앉으려고 2시간전부터 자리를 잡았다”며 “경기도 보고 미녀 구경도 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기심 반, 신기함 반’으로 북한 응원단을 구경 나온 관중에게도 남북한이 함께 응원을 펼치는 순간은 그 어느 때보다 감동적이다. 남북한 선수 4명이 모두 금메달을 휩쓴 2일 유도경기장은 남북한 응원단이 혼연일체가 된 날이었다. 북측 응원단이 “우리는”이라고 외치면, 남측 응원단이 “하나다”라고 화답했고, “조국”이라고 운을 떼며 “통일”이라고 소리 높였다.

경기가 끝나면 ‘남북 화합의 즉석 콘서트’도 마련된다. 경기 후 관중들이 북한 응원단 주변으로 몰려들면, 북한 응원단이 즉석에서 공연으로 보답하는 것. ‘우리는 하나’, ‘휘파람’ 등 시민들이 신청곡을 외치면, 즉석에서 받아 노래와 공연을 선보이면서 응원단과 시민들이 함께 합창하는 식이다.

한 시민은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북한 응원단을 구경을 나왔지만 같이 노래를 부르고 ‘조국통일’을 외치니까 가슴이 뭉클해진다”면서 “이런 만남을 통해 남과 북이 서로를 조금씩 알아나가는구나 싶다”며 감동했다.

부산=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입력시간 2002/10/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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