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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민영화 2년, 디지털 경영실험…성공 제련

고객중심 업무혁신, 에너지·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 도전

“고객과 주주에 더 가까이”

포스코는 요즘 독점적인 공기업 시절의 부정적인 관행과 이미지를 불식시킨다는 차원에서 ‘고객 중심적인 업무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2,000억원을 투입, 도입한 업무혁신(PI)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인 디지털 경영체제(POSPIA)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구매 판매 생산 설비 관리 등 사내 전 부문을 과감히 혁신한 것이다.

일례로 모든 철강제품의 원자재가 되는 열연코일의 납품기간을 종전의 30일에서 14일로 단축했다. 매월 결산에 필요한 기간도 6일에서 1일로 줄였다. 올 상반기에는 PI 2단계 작업으로 ‘6시그마’ 시스템을 도입했다.

비단 생산현장에서의 불량률 축소뿐 아니라 관리부문의 품질까지 높이자는 전략이다.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관리에도 적극적이다. 1997년 배당성향(한해 순이익에 대한 총배당금 비율)은 12.7%였지만 지난해는 25%로 끌어올렸다.

2000년부터는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같은 실적과 경영혁신을 바탕으로 에너지와 바이오 등 미래 성장분야에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2006년 기업가치 35조원으로

포스코는 민영화 2주년(10월4일)을 맞아 2006년까지 기업가치를 지금의 2배 수준인 35조원으로 늘리고, 철강으로 축적된 핵심역량을 에너지와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는 중장기 비전을 선포했다. 또 2005년까지 전남 광양에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준공하고, 미국에 설립된 바이오벤처 투자회사를 통해 2006년까지 우량 바이오 벤처 20여 개를 발굴해 5,000 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민영화 2년 만에 이같이 비약적인 발전과 변신에 성공하면서 국내외에서 민영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난 2년간 회사명 변경 등 외견상의 변화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수익과 주주 중심의 기업마인드 제고, 재무구조 건실화, 고객중심의 업무방식 혁신 등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양적ㆍ질적으로 최고 경쟁력

민영화를 본격 준비하기 시작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순이익은 창사 이후 97년까지 30년간의 순이익 누계보다 1조원 이상 많은 5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재무구조도 더욱 건실해져 총 차입금 규모가 97년 6조8,000억원 대에서 올 8월 4조6,000억원 대로 크게 줄어 부채비율이 같은 기간 141%에서 53%로 대폭 감소했다.

또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률(12.9%)은 신일본제철(1.9%)을 크게 앞지르는 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철강기업의 자리를 굳혔다.

포스코가 IMF 외환위기와 과거 20년간의 철강가격 폭락 속에서도 이 같은 경영 성과를 올린 것은 ‘양’보다는 ‘질’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대대적인 업무 혁신(PI)에 성공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외이사로 하여금 이사회 주요 안건을 사전심의토록 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과 권한을 늘려 경영 감시와 견제기능을 강화한 것도 질 중심 경영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민영화의 궁극적 목표인 세계적 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다.


정치적 외풍 차단이 최대 과제

민영화 정착을 위해선 정치적인 외풍에 휘말리지 않도록 자율ㆍ투명 경영시스템 및 기업지배구조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역시 지배구조 문제다.

포스코 지분은 ▦외국인(60.4%) ▦국내금융기관(15.6%) ▦일반투자자(21.6%)등에 분산돼 지배구조가 형성돼 있지않다. 일견 바람직한 구조로 보이지만 그 틈새를 파고드는 정치권과 정부의 입김을 막기는 힘들다. 정치권과 정부의 간섭이 자율과 책임경영을 통해 공기업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민영화의 근본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위 ‘최규선 게이트’에 얽혀 부적절하게 타이거풀스 주식매입에 개입한데서 보듯 포스코는 정부 및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차단해 진정한 민간기업으로 뿌리내리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H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정치권과 정부는 민영화된 공기업을 여전히 산하 기업쯤으로 여겨 인사나 출자, 물품거래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그릇된 관념부터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포스코 스스로도 기업의 주요 활동을 낱낱이 공개하는 등 투명경영을 통해 전적으로 주주들에게 신임을 묻는다는 자세로 외부의 부당한 간섭이 끼여들 여지를 근원적으로 없애나가야 한다.

공기업 시절에 형성됐던 비효율적 타성을 말끔히 털어내는 것 역시 포스코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열연코일의 경우 주문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을 30일에서 14일로 단축시키고 있다지만 고객 중심의 업무혁신은 모든 사업부문에 걸쳐 더욱 강화하고 확대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다.

또 현대하이스코와의 분쟁에서 나타났듯이 포스코는 독점기업의 위상을 개선하고 일본 철강업계처럼 향후 철강산업 통합움직임을 선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약개발로 2012년 국제시장 진출

포스코는 기업가치를 35조원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스테인리스, 자동차용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능력을 확충키로 했다.

에너지 사업을 위해 2005년까지 광양에 10만㎘ 규모의 LNG 저장탱크 2기를 갖춘 LNG터미널을 준공하고, 남동발전소를 비롯해 한국전력이 민영화를 위해 매각하는 발전자회사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은 2012년까지 국내에서 획기적인 신약을 개발해 아시아 시장에 판매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내년 3월이면 유상부 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새 정부도 들어선다. 포스코가 정치적 외풍을 타지 않는 진정한 민영기업으로 거듭날지 여부는 내년 초 다시 한번 검증 받을 전망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10/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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