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욕심많은 웹쟁이들의 공간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수많은 신종 직업들이 생겨났다. 그 중 웹과 관련해 가장 주목받은 직업은 웹프로그래밍과 웹디자인 부분. 하지만 요즘은 온라인에 대한 이러한 기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직접 웹을 기획하는 플래너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WEBS’는 현재 활동중이거나 웹기획자를 꿈꾸는 사람들의 전문 포럼 동호회이다. 비록 다른 오락 동호회들에 비해 회원수가 많거나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진정으로 웹을 이해하고 발전시키려는 소수의 사람들이 만든 학술동호회로 인정받고 있다.


웹기획자는 멀티플레이어?

동호회가 창단된 2000년도만 해도 웹기획자란 직업이 그리 알려지지 않은 시기였다.

당시 LG그룹 웹기획자로 근무하고 있던 동호회 운영자 신택식(31)씨는 자신이 어렵게 개척한 만큼 이 분야에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좀더 나은 교육환경과 자료를 제공하고 싶었다. 뜻이 맞는 약 10명의 사람들로 시작한 WEBS는 현재 약 5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웹기획자란 일반적으로 ‘인터넷 연출가’로 불린다. 웹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들의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총괄하고 각 단계별로 이루어지는 세부 작업들에 대해 총책임을 맡는 역할이다. 또한 사용자의 요구를 분석하고 사회적인 트렌드를 읽어내며, 일의 방향을 설정하고 중심을 잡아주는 웹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이들은 기업의 온라인 관련 사업부문에서 활동한다. 회사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관리하는 일이나 쇼핑몰 운영, 콘텐츠 제공 업체 등도 이들의 업무영역에 속한다. 또한 요즘에는 이러한 기본적인 웹기획 외에 각종 서비스 기획 등 다양한 능력이 요구돼 아예 이들을 ‘프로젝트 매니저’라고 부르기도 한다.


웹피디들의 ‘마라톤’ 스터디

한 달에 한번 꼴로 개최되는 WEBS 세미나는 매우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단 참석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웹기획에 대한 그들만의 개념정의를 확실히 한다. 이 시간에는 이론적인 지식과 정보들을 나눔으로써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웹기획에 대한 기초를 심어준다.

이 과정이 끝나면 기존의 사이트를 대상으로 벤치마킹을 실시해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한 후 토론한다. 실제로 만들어진 사이트를 비교 분석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WEBS회원들이 직접 사이트를 제작하는데 유용한 정보로 쓰인다.

세미나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웹에 대한 다양한 접근으로 얻어진 정보들을 정리한 뒤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그들만의 프로세스 표준화 작업에 들어간다. 이것은 WEBS회원들이 웹기획에 대해 ‘기본’을 세우는 작업이기에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세부적으로 공부하다 보니 WEBS의 세미나 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마라톤 스터디’. 오후 6시에 모이면 밤 10시에나 끝나는 세미나 덕에 다들 시원한 맥주 한잔 할 기력까지도 잃는 데서 착안한 이름이다.


그들이 웹을 좋아하는 이유

WEBS는 단지 웹기획자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웹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현재 업계의 잘 나가는 웹기획자들과 관심 있는 대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WEBS의 홈페이지(www.iwebpd.com)를 방문해 보면 한눈에 이들의 열정을 확인 해 볼 수 있다. 처음 웹기획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기본지식부터 중견 기획자들의 심각한 토론까지 웹기획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비록 회원가입을 해야 하지만 이 정도 정보를 위해서라면 한번쯤 가입해 두는 것도 유용할 듯 싶다.

이들이 웹을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프라인 산업보다는 바로 ‘내’가 남보다 더 많은 것을 개척할 수 있으며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자신들의 꿈을 실현시켜주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을 웹에서만큼은 매우 실현 가능한 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렇듯 웹기획자는 없던 것을 개발하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웹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WEBS는 이들이 가진 진짜 노하우를 더욱 고급화된 정보로 발전시켜 자신들의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욕심 많은 사람들의 모임이다.


웹기획자가 되려면

현재 국내 교육기관중 정식으로 웹기획자를 양성하는 곳은 매우 드물다. 또한 업계에 진출하는 전문가들의 전직을 살펴보면 웹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 마스터 등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각 기관에 개설된 이러한 과정들을 수료하고 나면 웹기획에 대한 대강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과정은 대부분 3개월, 6개월, 12개월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웹기획을 함께 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의 노력이 요구된다.

웹기획의 기본지식으로는 웹디자인, 프로그램, 시스템의 이해와 사이트 분석, 컨텐츠 개념의 이해, 프로젝트 수행 단계 등이 있다. 모든 기획이 그렇듯 웹기획 역시 왕도란 없다. 자신만의 개성 있는 경험으로 노하우를 쌓아 가는 것이 가장 좋은 웹기획자가 되는 길이다.

강윤화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10/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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