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미 홀인원] 눈높이 골프

프로: “저 백스윙 팔 좀 펴 보실래요? 자꾸만 팔이 구부러지는 데요.”‚

아마추어 K씨: “아! 이렇게 하면 되나요?”(그러나 몸은 여전히 경직돼 있다)

프로: "아뇨. 조금만 더요. 조금만 더 팔을 펴 보실래요…“


애써 구부러진 팔을 펴려고 안간힘을 쓰는 아마추어 K씨는 몸은 몸대로 꼬인 것 같고, 얼굴은 일그러져 벌겋게 달아 오른다. 그제서야 프로가 “바로 그 자세에요”라고 말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 가끔 인도어에서 레슨을 받다 보면 왠지 프로의 지시가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프로가 몸을 더 회전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데 그것이 본인에게는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특히 기본 스윙을 고칠 때는 이런 의구심이 자주 든다.

하지만 이렇게 지적하는 프로에게 “이건 아닌 것 같아요”라고 반문하는 아마추어 골퍼는 거의 없다. 열심히 레슨해 주는 프로에게 물어보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자칫 불성실한(?) 제자로 낙인 될까 걱정되기도 해서다.

이럴 때는 프로가 시키는 대로 하면서 찜찜한 마음을 갖기 보다는 비디오 스윙 분석기를 이용해 보면 효과가 좋다. 비디오에 팔, 다리, 머리위치, 어깨 회전 등 스윙 동작을 꼼꼼히 찍어 살펴보면 큰 도움이 된다.

비디오 분석기로 스윙을 찍을 때는 가급적 자신과 체격이 비슷한 선수의 스윙을 같이 비교ㆍ분석하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비디오 스윙 분석기가 국내에서 상용화 된 지는 불과 2, 3년에 불과하다. 대다수 아마 골퍼들은 스스로의 감에 의존하는 스윙 교정을 한다. 하지만 문명의 이기(利器)는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요즘 비디오 분석기는 성능이 좋아져 한 모니터에서 두 명까지 스윙을 비교ㆍ분석 할 수 있다.

스윙 분석기를 이용하다 보면 스스로가 동작을 교정할 때 오는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프로의 지적을 받아들이기 힘들 때 스윙 분석기 한 컷은 더 큰 도움이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자신의 스윙 폼을 분석기로 찍어 그 자세로 연습을 한 뒤 일주일 뒤에 다시 찍어 교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솔직히 프로인 필자도 레슨을 하다 보면 골퍼의 다운 스윙 동작을 놓칠 때가 종종 있다. 1초도 안 되는 스윙 순간을 잡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그럴 때는 망설이지 않고 스윙 분석기의 도움을 받는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말로 하는 레슨 보다는 스윙 비디오를 한번 보았을 때 교정 속도가 훨씬 빠르다. 스윙 분석기의 동작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스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가 어려운 것은 내 스윙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윙분석기가 있어 극성파 아마추어의 고집을 쉽게 고칠 때가 종종 있다.

많은 아마 골퍼들의 경우 세계적 티칭 프로인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지적을 한다고 해도 자신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는 자기 스윙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바로 그것이 골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비디오 스윙 분석기가 바로 이점을 해결해 준다.

그렇다고 스윙 분석기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만능 기계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비디오 분석기는 가장 표준화된 스윙 동작을 만들어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다 유용한 것은 아니다.

싱글급 아마추어 골퍼 중에는 프로가 봐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기형적인 스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자기만의 스윙을 만든 것이다.

이런 골퍼들에게 무조건 비디오 분석기를 들이대며 정통 스윙을 따라 하라고 시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타이거 우즈의 멋진 스윙으로 쳐야만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개개인에 따라 얼마든지 독창적인 골프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눈높이 골프’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입력시간 2002/10/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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