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의 유혹에 몸을 맡겨봐?

밸리댄스 열풍…여체의 아름다움 표현해내는 관능의 춤

“더욱 관능적이고 화려하게”

이국적인 음악에 맞춰 배꼽을 훤히 드러낸 여인들이 엉덩이를 육감적으로 흔들어댄다. 엉덩이를 앞뒤로 돌리기도 하고, 아래 위로 번갈아 가며 흔들어 준다. 어깨와 허리, 엉덩이가 제각각 따로 움직인다. 섬세한 손 동작이 만들어내는 여성스러움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뇌쇄적인 자태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배꼽 춤’인 벨리댄스(bellydance)는 유혹의 춤이다. 여체의 아름다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 춤으로 꼽힌다. 최근 전세계 10대들의 우상으로 군림하고 있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샤키라 등이 앞 다투어 벨리댄스 안무를 도입,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해 5월 공연 안무가인 안유진씨가 벨리댄스 프로공연단인 ‘벨리코리아’를 설립해 대중화에 나섬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현재 안씨는 벨리댄스 동호회(cafe.daum.net/bellydance, freechal.com/belldance)를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강습회를 열고 있다. 수강생은 100여 명. 인터넷의 동호회원은 불과 1년 사이 1,600명을 넘어섰다.


“기본만 알면 쉽게 배울수 있어요”

외국계 제약회사에 다니는 김지연(23)씨는 근무가 없는 매주 토요일에 서울 신사동의 벨리댄스 연습실을 찾는다. 1년 전인 대학 4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갔다가 벨리댄스를 처음 접하고 한 눈에 반했다고 한다.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해 지금은 강사반 수업을 받고 있다.

“연수 중에 만난 한 친구가 벨리댄서였어요. 너무 아름다운 춤이라 꼭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 여성스러움에 끌려 강사반 수업까지 받게 됐네요.”

벨리댄스는 12가지 동작을 기본으로 한다. 이 동작을 번갈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몸과 가장 잘 어울리는 동작이 탄생된다. 따라서 기본은 단순하지만, 사람마다 다른 개성적인 춤이 만들어진다.

보는 이의 넋을 빼앗는 현란한 춤인 만큼 배우기는 무척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이 말에 김씨는 손사래를 친다. 그는 자신을 가리켜 “나이트에 가도 춤을 못 추는 ‘몸치’”라며 그런 자신도 쉽게 익힐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벨리는 빠른 댄스가 아니라서, 누구나 기본만 알면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춤”이라고 강조한다.

“벨리댄스를 배우고 나서 인생이 즐거워졌다”는 이애진(20)씨. 벨리댄스에 접한 지 이제 겨우 3개월째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벨리댄스를 보고 무작정 끌려서 연습장을 찾았다. 이씨는 “배우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날씬한 몸매도 가꿀 수 있어 1석2조”라며 “허리가 쏙 들어갔다”고 자랑한다.

벨리댄스의 가장 큰 특징은 복부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라는 점. 엉덩이를 8자 모양으로 돌리는 ‘트위스트’(twist)나 복부를 떨어주는 ‘슈미’(shimmy)는 뱃살을 빼는데 특히 효과적이다. 장 운동도 돼 속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뱃살 빼는데 효과적

20~30대 회원들과 섞여 당당하게 춤을 배우는 전업 주부인 윤순자(53)씨. 8월 말 신세계백화점(본점) 문화센터에서 열린 벨리댄스 공개강좌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열성 회원이 됐다.

“참 신기하더라구요. 저녁 식사 후 딱 한 시간 벨리댄스를 춰봤는데, 평소 좋지 않던 뱃속이 편안해지고 소화가 잘 되는 거에요. 오십견도 싹 없어졌어요. 동작이 부드럽고 과격하지 않으면서도 운동 효과는 매우 커요. 중년 여성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춤이에요.”

회원 중에는 남자도 있다. 인터넷에서 명품 몰을 운영하는 최혜성(29)씨다. “쑥스럽습니다. 많은 여성들 틈에서 춤을 추는 게 어색하지만 앞서 간다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최씨는 앞으로 친구들과 함께 모임을 결성해 남자 밸리댄스의 보급에 나설 작정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남자의 댄스는 크고 작은 칼 등을 소품으로 사용해 정열적이고 강한 남성성을 보여준다”며 많은 남성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배현정기자

입력시간 2002/10/18 16:42


배현정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