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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모바일 여론조사] 휴대폰이 표심 족집게

[대선 모바일 여론조사] 휴대폰이 표심 족집게

‘휴대폰으로 표심(票心)을 읽는다.’

5년마다 찾아오는 최대의 정치 이벤트인 ‘대통령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자 지지도 여론조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각 언론 매체는 선거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ㆍ보도해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선거예보 전쟁’에 이미 돌입했다. 이러한 선거 예보전의 태풍의 눈으로 ‘모바일(휴대폰) 여론조사’가 떠올랐다.

모바일 조사는 6ㆍ13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선거 보도에 선을 보인 이래 신속ㆍ정확한 결과 예측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장 당선자 선거예측의 경우, 한나라당 이명박 의원의 당선을 실제 득표율 52.3%에 근접한 53.9%로 예측해내며 정확성을 인정받았다.

모바일 전문 여론조사 업체 ㈜엠비존(mbizon.com)은 대선을 앞두고 전국의 연령별 성별 지역별로 모두 100만 명의 응답자 패널을 구축했다. 지난해 6월 전용사이트 오픈 당시 10만 명이던 회원이 1년4개월 만에 10배 가까이 는 것이다.

엠비존은 이번 대선을 전후해 폭넓은 회원층을 바탕으로 전천후 설문조사를 할 계획이다. 일반 국민에 대한 조사는 물론 ‘서울에 사는 20대 여성’이나 ‘40대 전문직 남성’ 등 특정한 계층을 겨냥한 ‘핀 포인트’(Pin Point) 조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여론조사

모바일 설문조사는 말 그대로 휴대전화를 통해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방식. 조사 대상자 휴대폰에 SMS(단문 메시지)로 조사를 공지하면 참가를 희망하는 대상자가 여론조사 자동 응답시스템에 접속해 음성으로 설문 내용을 들은 뒤 응답하는 시스템이다.

가장 큰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설문 조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 유선전화 조사는 직장인이 퇴근한 저녁 시간 이후에나 가능한 반면 모바일 설문 조사는 때와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때문에 ‘재택률’이 낮은 20~30대 젊은 층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선전화 조사보다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표본의 대표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 인구 중 90%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 현재 SK텔레콤, KTF 등 이동전화 4사와 전용선을 이용한 단문메시지 전송에 관한 계약을 맺고, 설문조사에 응한 대상자에게는 휴대폰 요금 대납 등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대표성을 확보한다.

정확성과 함께 신속성도 탁월하다. 휴대폰의 특성상 조사가 빠르고, 실시간 분석도 가능하다. 전화 설문 조사의 경우 하루 이상 소요되나 모바일 조사는 2~3시간이면 충분하다. 또 의뢰자는 미리 부여받은 ID와 패스워드로 인터넷상에서 조사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동영상으로 대인면접 조사도 가능

모바일 여론조사는 아직은 국민의 휴대폰 보유율이 높고 이동통신 시장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나 가능한 모델. 그래서 해외진출 가능성도 높다.

엠비존은 아직 작은 규모의 벤처회사에 불과하지만, MBC KBS 삼성전자, LG카드 CJ 등 굵직한 고객을 확보하고 정치 사회 경제 등 다방면의 설문 조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여론 조사 시장 규모는 대략 800억원. 이 가운데 20~30%를 점하고 있는 유선전화 시장을 점차 모바일 시장으로 대체해 나간다는 게 엠비존측의 전략이다.

또 조만간 휴대폰의 동영상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전체 여론조사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대인면접 조사시장도 모바일 시장 안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엠비존 김재봉 이사는 “앞으로 휴대폰 동영상을 활용하면 기업의 신제품을 고객에게 직접 보여주거나 광고 시안을 평가받는 등 대인면접의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뷰/ 엠비존 허춘호 사장

“휴대폰을 활용한 첨단 여론조사의 위력을 보여주겠습니다.”

(주)엠비존 허춘호(39) 사장은 리서치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조사 전문가다. 1992년 미디어리서치에 입사, 마케팅 리서치 부장 등을 지내며 13년간 근무했고 야후코리아와 공동으로 인터넷 리서치 ‘아이클릭’ 설립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모바일 솔루션 업체인 텔쿼스 이사 등을 역임했다.

모바일 여론 조사를 선택한 것은 기존 리서치 분야에서 느낀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면접원의 태도나 숙련도, 또는 조사 대상의 채택율에 따라 오차 범위가 넓어지는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 보다 발전된 여론조사 기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성인의 90%가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휴대폰을 이용하면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바깥에서도 개인적인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또한 설문 시작 후 1~2시간이면 산출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신속성에도 매력을 느꼈습니다.”

허 사장은 정보통신(IT) 개념을 접목한 모바일 여론조사로 리서치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그는 최근 들어 삼성 LG 등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신제품 시장 조사에 무게를 두는 등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모바일 여론조사가 소비자의 변덕스런 욕구를 수치로 보여주는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 그는 신생 사업에 대한 높은 장벽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일반인들은 여론조사에 휴대폰을 접목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더군요. 젊은 애들을 대상으로 흥미거리나 알아보는 정도로 치부되곤 했습니다.”

그는 유력한 언론사와 대기업과 손을 잡으면서 이러한 편견을 뛰어넘었다. 설문조사가 진행될수록 정확한 결과 예측으로 공신력을 쌓았다.

그는 이제 ‘내일’의 사업을 구상 중이다. “앞으로 모바일 쇼핑까지 영역을 넓혀 휴대폰을 이용한 마케팅의 토털 솔루션을 구축하겠다”는 그의 말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2002/10/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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