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스쿨] 가을철, 비만을 조심하자

33세의 주부 H씨는 가을이 오면 두렵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어서 여름이면 살이 좀 빠지는데 가을만 되면 특별히 많이 먹지도 않는데 살이 많이 쪄왔다고 한다. 이번 가을에도 살이 많이 찌면 어쩌나 걱정이 돼서 필자에게 상담을 의뢰했다.

흔히 가을철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한다. 하늘이 높은 것은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말이 살찐다는 것도 사실일까. 경마운동연합의 자료에 의하면 말은 가을에 살이 찐다.

평균체중을 기준으로 말들은 봄에는 약 5kg 이 덜나가고 가을에는 약 4kg 이 더나가 봄과 가을의 차이가 8kg 정도가 된다는 보고를 했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인데 1999년, 조지아주립대에서 315명의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봄에 비해 가을에 하루 222칼로리를 더 섭취하고 식후에 허기도 빨리 느꼈다고 한다.

이 밖에 9, 10월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다는 국내 연국 결과도 있다. 이런 가을철 체중 증가의 원인으로 추운 겨울을 대비해 먹거리가 풍부한 가을에 음식을 많이 먹어 체지방을 비축하는 동물적 본능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즉, 생리적으로 여름에 열을 발산하기 위해 피부표면에 잔득 확장되었던 혈관이 가을에는 서서히 수축하기 때문에, 열량 소비가 줄어들고 이는 지방이 축적되게 되는데 이는 추위에 대비하려는 자연스련 현상으로 인식된다.

이 외에도 무더위에 지쳐있던 심신이 회복되면서 몸 세포가 다시 생기를 얻고, 소화액의 분비가 촉진되어 자익의 기능이 최대한도로 발휘되며, 따라서 식욕이 당기게 되는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을철 체중 증가는 여름에 무더위로 인해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고 또한 열을 발산시키기 위해 기초대사율이 높아져 열량 소비가 증가되어 있는 상태에서 가을철 선선한 날씨로 인해 열량소비가 적어지고 기초대사율도 낮아져 살이 찌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실제로 많이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증가한다는 H씨의 경우를 잘 설명한다.

그렇다면 가을철 비만을 방지하기 위한, 그러면서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선선한 날씨에 맞게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다. 낮아진 기초대사율에 의한 열량소비 감소를 운동으로 해결해야 한다.

또한 가을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이 나온다. 음식섭취로 살찌기가 더 쉬운 계절이다. 때문에 가을에 살찌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며, 뚱뚱한 사람에게는 고역의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철 비만을 방지하려면 당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탄수화물의 과잉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가을에는 감자나 고구마 등 맛있는 채소류도 많이 나온다.

따라서 여름철 허약해진 몸을 다듬고 부족한 식욕을 채우기 위해 탄수화물을 더 먹기보다는 정말로 필요한 영양소인 단백질을 택하는것이 바람직하다.

단백질은 인체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세포의 주요 구성 영양소로, 면역력 증강에 좋아 가을과 겨울철의 각종 감염질환에 대한 저항력을 갖게 한다.

그러한 작용 이외에도 필요한 만큼의 분량이 섭취된 후 남은 것이 배설되기 때문에 조금 많이 먹어도 비만을 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방질과 함께 섭취되었을때는 오히려 비만을 유발하기 때문에 붉은색의 육류보다는 흰색 계통의 닭살이나 생선류와 같이 기름기가 적은 고급단백질을 섭취하도록 한다. 꽁치 갈치 조개 닭 등을 이용한 계절요리가 좋을 듯 싶다.

이와 함께 균형된 영양소 섭취를 위한 자연식품도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 특히 가을철에 많이 나는 해조류도 적절히 섭취하여 필수아미노산이나 기타 조혈성분을 공급해 주고, 더불어 야채와 식물성 단백질 등을 배합해 식단을 작성하여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높은 하늘을 벗삼아 몸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일 듯 싶다.

남재현 프렌닥터내과 원장.의학박사

입력시간 2002/10/3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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