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 훤하게 삽시다] 비타민의 효능

식품에 극히 소량만 존재하는 비타민은 고등동물의 성장과 생명유지에는 필수적인 물질이다. 그러나 고등동물의 체내에서는 전혀 합성되지 않거나 필요한 만큼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품으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은 소량으로 신체기능을 조절한다는 점에서 호르몬과 비슷하다.

그러나 호르몬은 신체의 내분비기관에서 분비되지만 비타민은 외부로부터 섭취되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체내합성 여부에 따라서 어떤 동물에게는 비타민이, 다른 동물에게는 호르몬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타민 C는 사람에게는 비타민이지만 토끼나 쥐를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몸 속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있으므로 호르몬이다.

비타민의 효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활력증진 효과다. 대부분 효소나 효소의 역할을 보조하는 조효소의 구성성분이 되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대사에 관여한다. 곡류의 탄수화물이 열량을 분출하는 휘발유라면 채소나 과일 속의 비타민은 신진대사를 돕는 일종의 연비 향상제다.

피로회복은 물론 학업증진에도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많다. 둘째 성인병 예방 효과다. 비타민은 암 심장병 뇌졸중 고혈압 치매 백내장 당뇨 등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부분의 성인병에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도움을 준다. 셋째 노화방지 효과다. 비타민 특유의 항산화 작용은 나이가 들면서 필연적으로 체내에서 생성되는 유해산소를 차단함으로써 노화를 억제한다.

그러나 인체가 스스로 합성할 수 있는 비타민은 나이아신과 비오틴, 비타민D 정도다. 나머지 대부분의 비타민은 모두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하루 필요한 비타민 양을 정한 것이 일일 권장량이다.

1998년 국민 건강 영양 조사를 보면 우리 나라 65세 이상 인구에서 비타민 A와 나이아신, 리보플라빈(비타민 B2)의 섭취가 일일 권장량 보다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일일 권장량은 비타민 결핍증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권장량이란 것이다. 일일 권장량의 섭취만으로 밤눈이 어두워지는 야맹증(비타민A), 다리가 저리고 아픈 각기병(비타민B), 잇몸에서 피가 나는 괴혈병(비타민C), 등이 굽는 구루병(비타민D) 등 비타민 결핍증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겠지만 활력증진과 성인병 예방 그리고 노화방지의 효과를 누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가 식품으로 충분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채소나 과일 4, 5 차례, 곡류 4차례, 우유나 유제품 2차례, 고기나 계란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2차례 이상 먹어야 한다. 만약 네 가지 식품 중 어느 한가지라도 부족하면 식사만으론 필요한 모든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할 수 없게 된다.

비타민을 추가로 복용해야 하는 경우는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흡연자, 과음자,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 임산부, 수유부, 노인층(식욕감퇴, 치아문제, 경제적 문제) 등이다. 복용하는 비타민의 종류도 개개인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

바쁜 직장인처럼 많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에너지 대사를 돕는 비타민B 위주로, 운동을 많이 하거나 만성질환자, 노인은 항산화기능을 가진 비타민 A, C, E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임산부라면 엽산과 비타민B6(피리독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엽산은 기형아 출산율을 떨어뜨리며, 비타민B6는 임신초기 입덧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과음은 비타민 C, B1, B6, 엽산의 흡수와 이용률을 낮추므로 추가적인 섭취가 필요하다. 흡연자의 경우도 비흡연자에 비해 비타민 C의 농도가 낮다. 즉 하루 20개피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흅연자보다 40% 이상의 비타민 C가 더 요구된다.

비타민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에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호르몬이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그에 대처할 수 있는 호르몬이다. 예를 들어 에피네프린은 근육과 뇌에 여분의 포도당을 공급하여 에너지를 생성하게 하면 노르에피네프린은 심장박동을 촉진하여 혈압을 높이는 등의 역할을 하는데 이때 나오는 여러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의 합성 및 대사에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관여한다.

또한 스트레스 반응은 에너지 소비를 극대화하기 때문에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대사가 급증하게 될 때 비타민 B 복합체가 더 필요하다. 순전히 감정적인 스트레스에는 꼭 필요 없지만 급성감염이나 광범위한 화상, 외과수술후 회복기 환자 같은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는 비타민의 추가적인 투여가 필수적이다.

암과 관련된 비타민의 작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연구결과는 없지만 비타민 C는 불에 탄 고기나 생선을 섭취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니트로사민류의 생성을 막아 위암 예방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위산과다나 위궤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비타민 C제를 복용할 경우 산도가 높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먹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제의 복용시간은 일정하게 잊지 않고 복용한다면 언제든 좋지만 비타민 C의 경우는 철분의 흡수를 돕고 위암 예방효과가 있어 식후에 바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을 식품으로 섭취할 경우 비타민 외에도 효소 단백질 등 다른 성분들이 함께 있어 비타민이 체내에서 보다 잘 활동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비타민 정제의 경우 특정 단일 성분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흡수나 체내이용에 약간의 제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차피 모든 종류의 비타민을 식품으로만 섭취하기에는 부족하므로 두 가지 방법을 고루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입력시간 2002/11/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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