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신화의 종언] 인터뷰/ 민주당 임종석 의원

"동지의 이름에서 김민석을 지우마"

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2000년 16대 국회에서 당선된 386세대의 대표급 주자인 임종석 의원(서울 성동 을)은 김민석 전 의원의 탈당에 대해 누구보다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그는 “철새 정치인의 전형인 김 전의원을 동지들의 이름에서 지우고 싶다”며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임 의원의 인터뷰는 10월25일 김민석 전 의원과의 인터뷰가 끝난 직후 국회 앞마당에서 이뤄졌으며, 임 의원은 김 전 의원에 대해 극도의 불만을 표시했다.


민주주의 짓밟는 행위


- 김민석 전 의원의 탈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마디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서울시장 후보에 나서면서 누구보다 당과 노무현 후보의 덕을 본 사람이 어찌 그럴 수 있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갑니다.

국민경선으로 후보가 된 사람을 지지율이 낮다고 부인한다면 그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짓밟겠다는 얘기죠. 김 전 의원도 시민경선을 거쳐 시장 후보가 된 사람인데, 만일 그때 후보가 된 뒤 지지율이 떨어져 당원들이 바꾸자고 하면 김 전 의원이 과연 거기에 동의했겠습니까. 이는 정치적 신의에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행동입니다”


- 본인은 후보 단일화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는데.

“(어이없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며) 노 후보가 사퇴해 이회창 후보의 라이벌이 정몽준 의원밖에 안 남았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세요. 지금은 단일화도 안 되고 아무것도 아닌 상태입니다. 김 전 의원은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간다는데 만약 끝까지 성사가 안되면 그때는 무슨 명분으로 거기에(국민통합 21) 있겠다는 겁니까”


- 당내 386 세대 인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당연히 펄펄 뛰고 반발하고 있지요. 아마 선배들은 나보다 훨씬 더 배신감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김 전 의원이 요즘 선배들께 전화를 걸어 해명하고 있는가 본데, 나는 하도 화가 나서 (김 전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와도 받지 않았어요”


-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 탈당에 배후가 있다고도 하는데.

“아직은 뭐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공격을 받게 된 것은 김 전 의원이 자초한 측면이 큽니다. 허인회씨나 우상호씨에게 전화하면서 ‘내 갈 길을 가니 막지 말라. 이것은 곧 당심(黨心)이다’고 했다지 않습니까. 그런 말을 하니까 듣는 사람이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요”


진정한 386의 힘은 이제부터 결집


- 386세대가 김 전 의원 탈당으로 본격적으로 흩어지는 것이 아닌가.

“나는 조금 다른 견해를 갖고 있어요. 김 전 의원의 탈당 이후 노 후보를 지지하는 후원자도 늘고 모금액수도 훨씬 늘어났어요. 내가 큰 집회를 많이 해봐서 알지만 3만~4만명이란 숫자는 엄청나게 큰 규모입니다. 이렇듯 진정한 386의 힘은 이제부터 결집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진정한 386세대의 힘은 소수 정치인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게 아닙니다. 지금은 수면 밑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지만 곧 그들의 결집된 힘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실제 김 전 의원의 탈당이후 노 후보를 위한 후원금이 급증해 10월27일을 기점으로 4억여 원에 달하고 있다. 노 후보 캠프는 샐러리맨의 월급날인 27일을 노풍 재점화의 날로 지칭하기도 했다)


- 김 전 의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탈당이후 한번 만난 적도, 이야기한적도 없습니다만 정치적으로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내에서 또 함께 학생운동을 하던 옛 동지이자 선배와 이런 사이가 된 점이 무척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염영남 기자

입력시간 2002/11/01 16:24


염영남 libert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