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 훤하게 삽시다] 골다공증 최대보약은 운동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에게 겨울철 빙판길은 두렵기만 하다. 조금만 미끄러져 넘어져도 뼈가 약해 쉽게 골절이 생기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골다공증을 뼈가 푸석푸석해져 잘 부러지는 질환쯤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것.

그러나 골다공증은 그 자체보다 골절로 인한 사망률의 증가가 더 큰 문제다. 폐경기 여성의 약 30%가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을 경험하고 고령인 경우 여성의 1/3, 남성의 1/6에서 대퇴부 골절을 경험한다.

65세 이상 노인에서 골다공증으로 인해 대퇴골(허벅지뼈)이나 골반이 부러지는 경우 6개월 이내에 10~20% 정도가 사망하며 40%가 여생동안 침대에 누워지내야 할만큼 치명적 질환이다. 1996년 한해 미국에서만 130만 명의 폐경 여성들이 골다공증으로 척추나 대퇴골, 고관절에 골절상을 입었으며 이로 인해 120억 달러란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됐다.

그럼 어떤 사람들에게 골다공증이 많이 생길까. 골다공증은 유전적인 경향이 강하다. 여성에게 많이 생기며 황인종과 백인이 혹인에 비해 많이 생긴다.

또한 40세 이전에 폐경이 오거나(조기폐경) 흡연이나 과음을 하는 경우, 뼈가 가늘고 체격이 마른 사람, 갑상선 질환이나 신경성 식욕부진 등 만성질환을 앓은 경우, 운동량이 적은 사람, 칼슘섭취부족, 지나친 고단백식과 고염식 등이 골다공증의 위험요인이 된다.

이렇게 골다공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폐경 이후에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뼈에 축적된 칼슘이 대량 빠져나가기 때문에 주로 발생한다. 50세를 폐경시작 연령으로 볼 때 국내 폐경여성은 약 50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호르몬 요법을 받는 폐경 여성의 비율은 5%내 미만으로 미국의 10분의1에 불과해 국내 여성들의 골다공증에 대한 무방비가 드러난다.

골다공증은 일반적으로 여성의 질병으로 여겨왔지만 남성에게도 골다공증이 발생함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전체 대퇴골절의 25% 정도는 남성에서 일어나므로 남성의 경우도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60세 이후에는 한번 정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보다 뼈의 크기가 크고 최대 골밀도 높아 상대적으로 충격에 의한 골절에는 여성의 뼈보다 강하다. 남성의 골다공증은 스테로이드 치료, 저성선증, 여러 전신질환, 약제 등에 의해서 생길 수 있지만 상당 부분은 원인을 잘 모른다.

골밀도 측정은 뼈 건강의 첫 걸음이다. 척추골절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증상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폐경이 시작된 여성이라면 자신의 골밀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미 X선이나 초음파를 이용한 골밀도 검사기계가 국내 병·의원에 널리 보급돼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면 된다. 검사는 3∼15분 남짓이며 비용은 약 4만∼8만원 정도. 골다공증에 대한 위험요인이 많은 경우에는 폐경이 되기 전에도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은 어릴 때부터 질병의 씨앗이 잉태됐다가 나이 들어 발생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치료보다는 생기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의 예방은 우유 등 칼슘이 풍부한 식사와 충분한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칼슘은 폐경 여성들이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영양소. 보통 성인은 하루 1,000mg의 칼슘이면 충분하지만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지않는 폐경여성은 1,500mg의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 칼슘은 우유 멸치 치즈 요구르트 미역 다시마 브로콜리 등에 많다.

또한 적당량의 인 단백질 비타민D 등은 뼈를 구성하는 요인이거나 칼슘의 흡수를 촉진시키는 요인이다. 인의 섭취량은 칼슘섭취량과의 비가 1:1일 때 가장 바람직하다. 단백질의 경우 적절하게 섭취할 때는 뼈의 형성을 돕지만 지나친 섭취는 오히려 뼈의 손실을 초래한다. 이유는 다량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신장에서 칼슘의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의 식사에는 칼슘과 인의 섭취가 동반되고 하루 2g/kg의 고단백 식사도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비타민 D는 일광에 의해 피부에서 생성되고 간, 기름진 생선, 난황, 비타민 D 강화식품 등 몇 가지 제한된 식품으로부터 얻을 수 있으며 권장섭취량은 400IU이다.

운동은 뼈 건강을 위한 최대의 보약이다. 주로 체중이 걸리는 조깅, 에어로빅, 빨리 걷기, 춤추기 등이 권장되며 수영처럼 물의 부력을 이용한 운동은 예방효과가 적다. 중요한 것은 30∼35세가 포인트라는 것. 이 시기를 정점으로 골밀도는 정점에 올랐다가 계속 떨어진다.

따라서 운동이나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이시기 이전에 해두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폐경이 된 여성에게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가장 권장할 만한 운동은 빠른 걸음으로 걷기이다. 최소한 하루 20~30분 이상, 주 3~5회 정도가 적절하며 이는 유산소 운동이기도 해서 심혈관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폐경 여성인 경우에는 여성호르몬 요법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실제 여성호르몬 요법을 받은 여성이 받지 않은 여성에 비해 척추골절은 80∼90%, 고관절 골절은 50∼60%가 적다는 미국의 통계도 있다.

그러나 과거 유방암 수술을 받았거나 유방 X선검사상 종양이 발견되고 집안에 유방암 환자가 있는 등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높은 여성은 비호르몬계 골다공증 치료제인 알렌드로네이트 제제나 선택적 에스트로젠 수용체 조절제, 칼시토닌 등의 투여가 권장된다.

여에스더 에스더클리닉 원장

입력시간 2002/11/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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