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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데이트] 송윤아

"철없는 경수니가 사고 쳤어요"

배우 송윤아(29)를 얘기할 때 꼭 따르는 말은 “이지적이다”라는 것이다. 언뜻 보면 한없이 여려 보이지만 어느 자리에서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히고 매사에 신중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대할 때면 내적으로 단단한 연기자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국내 여배우 중에 ‘분위기 있는 연기자’를 꼽으라면 단연 송윤아가 거론된다.

선이 고운 조각 같은 얼굴, 가냘픈 몸매, 단정한 옷차림도 그러한 이미지를 한층 강하게 심어준다. 그래서 드라마 ‘반달곰 내 사랑’ 등을 통해 푼수끼 넘치는 순박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배역의 분위기는 지적이고 세련된 느낌이다.

그런 그녀가 11월 22일 개봉하는 영화 ‘광복절 특사(감독 김상진ㆍ제작 감독의 집)’에서 철없는 바람녀 ‘경순’으로 나온다. 변두리 술집에서 일하던 경순은 촌스러우면서도 섹시한 아가씨다.

설경구의 변심한 애인 역으로, 그를 탈옥하게 만든 원인을 제공하는 인물이다. 강애리자의 ‘분홍 립스틱’을 멋지게 부르는 남자라면 ‘어쩜 좋아!’를 연발하며 한 눈에 반해 고무신을 바꿔 신는다.

송윤아는 이 역할을 위해 ‘뽀글뽀글 파마’를 하고, 촌티 나는 의상을 준비했다. 위험하면서도 파격적인 변신’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송윤아는 ‘변신’ 운운하는 주변의 반응에 오히려 당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저 조금도 지적이지 않아요. 그러니 굳이 이미지 변신이라고 할 수도 없지요. 단지 송윤아의 내면에 섞여있는 ‘경순’적인 캐릭터의 일부분을 끌어내 보여주는 것일 뿐이에요.”

연기자에게는 천의 얼굴이 숨어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부연 설명하지만, 그녀 역시 처음부터 경순 배역을 쉽게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부담스럽고 걱정도 됐어요. 하지만 감독님과 의견을 나누면서 배역의 상이 조금씩 잡혀갔어요.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촬영하는 동안 내내 ‘경순’으로 살아서인지 배역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사람들은 경순이를 ‘푼수’나 ‘바람둥이’로 표현하지만, 그녀가 바라보는 경순이는 이와 전혀 달랐다. “귀엽고 때묻지 않은 여자에요. 나름대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충실하려 한 것이지 푼수나 바람둥이는 절대 아니에요.”


3년 만의 영화 출연, 흥행 예감

송윤아는 사실 브라운관 스타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스크린 데뷔를 기억조차 해내지 못한다. 2000년 12월 개봉된 ‘불후의 명작’이 관객 10만 명(서울 기준)을 모으는데 그쳤고, 데뷔작인 ‘1818’은 영화 관계자들조차 쉽게 떠올리지 못할 만큼 실패했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브라운관에서는 연신 승승장구해 온 그에게 영화에서의 참담한 결과는 적지 않은 마음이 ‘짐’이 됐다. “흥행 성적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시인한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주유소 습격사건’과 ‘신라의 달밤’의 명콤비 김상진 감독과 박정우 작가가 다시 뭉쳐 만드는 작품을 선택했다. 여기에 국내 최고의 남자 배우라는 설경구와 차승원이 두 남자 주인공을 맡았으니, 촬영 전부터 ‘흥행의 보증 수표’로 화제를 몰고 온 작품에 출연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최고의 감독, 최고의 제작진, 최고의 배우’라는 완벽한 조건 때문에 송윤아는 또 마음 고생을 했다.

“쟁쟁한 남자 배우들에게 묻힌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던 것은 아니에요. 너무 실력이 뛰어난 분들 사이에 껴서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이 상당했던 것이죠. 또 이 영화에 대해 모두들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러한 기대치를 채워드릴 수 있을까 걱정이 됐어요.”

하지만 막상 촬영장에만 가면, 유쾌한 두 남자 배우 덕에 웃음이 그칠 틈이 없었다. “두 분 덕에 어색했던 영화 작업에 빨리 적응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두 남자 배우는 송윤아에게 서운함을 느꼈던 적도 있었다. ‘오빠’라고 불러달라는 이들의 요구에 반듯한 성품의 송윤아는 끝내 ‘선배님’으로 호칭했기 때문이란다.

시사회가 끝난 뒤 작품과 연기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고 하자 “출연작이라 편한 심정으로 보지 못했다”며 객관적인 판단이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도 “영화를 보고 웃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여운을 남긴다.

그녀는 요즘 노래로도 뜨고 있다. 극 중에서 송윤아가 열창한 영화의 주제곡 ‘분홍 립스틱’이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광복절 밴드’라는 영화OST도 출시됐다. 이참에 “가수로 데뷔하는 것이 어떠냐”는 부추김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예의 차분한 어조로 “직접 노래를 불렀다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며 “그저 경순이로 지내면서 불렀던 것이기에 영화 속에서만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늦가을, 기존의 틀을 깨고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스크린에 돌아온 송윤아. 코믹영화의 매력에 새롭게 눈 뜬 그녀가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얼마나 즐겁게 해줄지 자못 기대가 된다.


늦깍이 한류 스타…대만서 인기몰이

송윤아가 ‘늦깎이’ 한류(韓流)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 팬클럽의 열성 회원 20여 명이 11월 23일 송윤아가 주연을 맡은 영화 ‘광복절 특사’를 보기 위해 내한하겠다는 뜻을 최근 밝혀왔다.

송윤아는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자비를 들여가며 멀리 한국까지 찾아오는 대만 팬들의 사랑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일찌감치 대만 팬들의 당일 입장권을 구해달라고 영화사측에 요청해놓은 뒤, 설레는 마음으로 대만 팬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앞서 두 차례 대만을 방문했던 송윤아는 현지의 폭발적인 관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국내에서는 일부 톱 스타 가수들이나 받을 법한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송윤아의 폭발적인 인기는 2001년 방영된 MBC 미니시리즈 ‘호텔리어’가 대만 지역에 방송을 타면서 시작됐다. ‘호텔리어’는 방영 당시 대만 전체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배용준과 사랑을 나누는 호텔 여직원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 ‘미스터 Q’ ‘반달곰 내사랑’ 등도 대만 현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송윤아의 입지를 높여줬다.

송윤아는 이 같은 대만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대해 “연기나 개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한국 드라마와 배우에 대한 대만인들의 각별한 애정의 결과”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러나 배우 개인의 해석이야 어떻든 대만의 열성 팬들은 송윤아의 ‘미모’와 ‘연기’에 몸이 한껏 달아오른 듯한 반응이다.

  

  • 송윤아 프로필
  • 생년월일: 1973년 6월 7일 키: 168cm 몸무게: 48kg 가족사항: 2남 1녀중 막내 별명: 개구리눈, 한그릇 더, 송아지 특기: 피아노, 바이올린, 골프 학력: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이상형: 자기 일에 만족하며 열심히 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 좌우명: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갖자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2002/11/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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