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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도전과 신화] 신경영 10년과 10년후의 미래경영

[삼성의 도전과 신화] 신경영 10년과 10년후의 미래경영

확고한 경영철학과 도전정신으로 일궈낸 초일류 기업

“스스로를 경계한다.”

이건희(61) 삼성그룹 회장이 “마누라하고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는 ‘신경영 이념’을 외친 지 내년으로 꼭 10년째를 맞는다.

1993년 6월. 세기말의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신경영 이론’은 삼성이 21세기에 초일류 기업으로 살아 남기 위해과거 잘못된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는 어쩌면 극히 상식적이고 평범한 모토로부터 출발했다.

지난 10년간의 성과는 이 회장 취임이후 삼성 매출액(8.7배)과 세후 순익(25배), 총자산(5.8배) 규모 등의 큰 성장 변화 수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그러나 이 회장 스스로 느끼는 지난 10년간의 ‘신경영 철학’에 대한 평가는 과연 무엇일까.

또 그가 올들어 분야별 사장단 회의에서 누누이 강조하는 5~10년 후를 내다보는 ‘준비경영’ 역시 ‘신 경영 이념’의 연장선에 있는 것은 아닐까.

1993년 ‘7ㆍ4제(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라는 사회통념을 깬 새로운 규범은 ‘삼성맨’들에게 개인ㆍ조직내 신선한 변화와 개혁을 주문했다.

심지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생산라인은 세우지 않는다’는 철칙마저 ‘생산라인을 세워서라도 불량품이 있다면 그 근본을 뜯어고치게 하는 혁명’을 요구했다. 임원들은 사무실에 앉아 있기 보단 생산공장과 영업이나 6개월 교육현장으로 나가야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신경영 이념’은 외환위기를 겪으며 한 차례 큰 파고를 맞는다. 무리한 자동차 사업 진출에 따른 기업 부실화는 결국 ‘나부터 변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신경영 이념’과 배치되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그 근본취지마저 퇴색하게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칼 하게도 ‘신경영 시나리오’가 비로소 현실화한 시점은 이 회장이 사재출연 등 스스로 자신(?)을 버린 결단으로부터 출발했다. 외환위기 이후 5만 여명에 이르는 ‘칼 바람’ 인력 구조조정과 전자ㆍ금융ㆍ무역ㆍ서비스 등 ‘수익성’중심의 사업구조 개편 등 삼성의 ‘버림의 철학’은 새로운 경제환경에 맞는 ‘신경영’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를 줬다.

올해 예상매출 규모만도 사상 최고인 130조원 대를 내다보는 삼성내부에 최근 또 한 차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금을 내고도 10조원 정도의 순이익이 예상될 만큼 국내 독주 체제를 구축한 ‘잘 나가는 기업’ 삼성에 뜬 금 없이 무슨 위기감이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이 회장은 4월 전자계열 사장단 회의에서 “첨단 기술력을 시급히 확보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초우량 인재를 조기에 확보할 것”을 독려했다. 또 9월엔 “핵심사업과 핵심 기술개발, 핵심 인재 등에 과감한 투자를 실시, 성장 잠재력을 키워 나가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핵심기술 부족으로 해마다 막대한 로열티로 빠져나가는 원천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기술개발, 나노ㆍ바이오 사업의 부진 등을 해결할 ‘인재와 기술확보’가 관건인 셈이다. 이는 호암 이병철 회장의 이념이기도 하다.

삼성 관계자는 “내년 시장 변화를 내다보는 것도 쉽지않은 상황에서 향후 5~10년의 앞날을 예측하는 것은 한 마디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결국 이 회장이 직접 나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는 앞날을 준비하는 핵심기술 개발과 이를 위한 초우량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경영’을 위한 또 다른 과제는 무엇일까.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장남인 이재용 상무보의 향후 체제구축을 위해 과연 어떤 식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이끌어갈 것인지 또 한 차례 ‘실천 신경영’의 험난한 도전을 맞고있다”며 “삼성의 독주체제에 따른 부작용을 내부적으로 사전 단속하듯 이 회장 역시 스스로(?)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11/2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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