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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4세대 후진타오 시대 개막

중국지도부 50~60대 테크노크라트 대 약진

중국에 후진타오(胡錦濤) 시대가 열렸다. 중국 대륙을 통치하는 공산당은 11월14일 폐막한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대)에서 당 최고지도자(총서기)로 후진타오 부주석(59)을 선출했다.

후 총서기를 중심으로 새로 구성된 당 최고결정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도 장쩌민(江澤民) 주석, 주룽지(朱鎔基) 총리, 리펑(李鵬) 전인대(의회) 상무위원장, 리루이환(李瑞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등 기존의 권력 실세들이 모두 탈락하고 50~60대의 테크노크라트들이 진입하는 등 중국 지도부가 크게 젊어졌다.

새 지도부는 이념보다 현실을 중시하는 ‘혁명 4세대’로,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ㆍ개방 노선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후 총서기는 취임 회견을 통해 “우리는 덩샤오핑 이론을 높이 내세우고 ‘3개 대표’론을 관철해 이번 당대회에서 제기된 과제들에 몰두하겠다”고 강조, 기존의 당 노선을 승계할 방침을 천명했다. 특히 그는 장쩌민이 주창한 ‘3개 대표’론에 대해 “장기간에 걸친 당의 지도 사상이라는 점을 확실히 밝혀둔다”고 지적, 장 노선에서 이탈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후 총서기 기존 당노선 승계 천명

당 최고 지휘권을 물려받은 후 총서기는 내년 3월에 열리는 전인대에서 국가 주석으로 선출될 것으로 확실시 된다. 또 혁명 4세대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가 주룽지 총리의 뒤를 잇고, 우방궈 (吳邦國) 부총리가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오를 경우 중국에는 명실상부한 ‘胡-吳-溫의 트로이카 체제’가 출범하게 된다.

새 지도부는 지금까지 혁명 제3세대가 추진해온 온포사회(따뜻하고 배불리 먹는 수준)를 넘어 사회주의식 태평천국인 공산사회의 길을 열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후 총서기가 명실상부한 중국의 최고 권력자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하나 둘이 아니다. 그는 이제 막 시험장에 들어온 수험생이나 마찬가지다.

가장 화급한 것이 장쩌민 주석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장 주석은 리펑 위원장, 주룽지 총리, 리루이환 정협 주석 등 3세대 지도자들과 동반 퇴진, 후 총서기 통치에 부담을 덜어주었지만 권력을 완전히 내주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장쩌민 ‘1인 독재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는 프랑스 현대중국 연구소의 장 피에르 카베스탕은 “장 주석의 16대 개막연설은 고별연설이 아니었으며 정권교체를 나타내는 것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도부를 혁명 제 3세대에서 4세대로 바꾸는 세대교체를 강조했을 뿐 정권교체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제 3세대는 덩샤오핑의 배후조종으로 1989년 톈안먼(천안문) 사태 후 집권한 장쩌민 등 70대 지도자들을 말한다.


군권 쥔 장쩌민 ‘제2의 덩샤오핑’될까?

중국 언론이 폐회식 관련 기사에 미소 짓는 장쩌민의 사진을 일제히 쓴 것도 심상치 않다. ‘제2의 덩샤오핑’이 될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권력구조로 보면 그가 후 총서기를 앞세워 국정을 운영하는 배후실력자로, 원로정치를 할 것이라는 뜻이다.

당초에는 장쩌민이 권력을 완전히 이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뚱(毛澤東)의 철학을 지키기라도 하듯 군권을 장악한 중앙 군사위 주석은 내놓지 않았다. 덩샤오핑도 후야오방(胡耀邦), 자오쯔양(趙紫陽), 장쩌민을 차례로 자신의 후계자로 선택했지만 중앙 군사위 주석만은 놓지 않았다. 장쩌민도 덩샤오핑의 뒤를 따른 것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권력기반이 취약한 후진타오를 배후에서 보호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의도다. 전자라면 장쩌민은 분명히 제2의 덩샤오핑이 되고 싶어한 것이고, 후자라면 앞으로 언젠가는 덩샤오핑에 의해 실각한 화궈펑(華國鋒ㆍ81) 전 주석의 전철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

화궈펑은 마오쩌둥의 후계자였지만 1981년 덩샤오핑의 궁정쿠데타에 의해 실각한 뒤에도 20여년간 ‘당 중앙위원’직을 유지하는 ‘예우’를 받아 왔다. 문화혁명 4인방 체포의 공로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기가 높고 마오쩌둥의 노선을 존중한다는 덩샤오핑의 대외적 ‘필요’에 따라 권력에서 완전히 밀려나지는 않았다. 그는 당중앙위의 최장수 위원으로 있다가 이번에 탈락했다.

현재로서는 장쩌민이 최소 5년간, 그러니까 17차 당대회전까지는 덩샤오핑처럼 최고 실권자로 남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과 정부에서 혼란이 생길 경우, 막후에서 이를 수습하고 후계세력의 정치력을 키워주려는 뜻이 엿보인다. 반면 후 총서기가 자신의 뜻과 다른 길로 갈 때는 후 총서기 대신 다른 사람을 후계자로 내세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같은 포석을 위해 장쩌민은 심복들인 쩡칭훙 정치국 후보위원, 자칭린 베이징시 전 서기, 우방궈 부총리, 황쥐 상하이시 전 서기 등을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시켰다. 9명의 상무위원 중 5명이 장쩌민 계열로 분류되고 정치국원 21명의 절반이 ‘장’ 사람이다.

‘장’세력을 제외하면 상무위원들은 △후진타오 총서기를 중심으로 하는 궁칭퇀파(共靑團派ㆍ공산주의청년단파) △쩡칭훙을 대표로 한 당 원로 자제들의 태자당파 △뤄간을 교두보로 한 보수파 △원자바오를 중심으로 한 중도 개혁파로 나눌 수 있다. 총서기직을 물려받은 후 총서기가 상당기간 당의 ‘오너’(주인)라기보다는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칭화대방’ 세 형성, 홀로서기 나설 듯

물론 후진타오도 총서기라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쥔 만큼 앞으로 궁칭퇀파와 칭화(淸華)대 출신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세를 확대하면서 ‘홀로 서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태자당의 거취이다.

태자당은 16대에서 쩡칭훙이 정치국 상무위원이 된 것을 비롯해 5세대인 위정성 후베이(湖北)성 당 서기와 허궈창 당 조직부장이 정치국원으로 승진하는 등 대약진했다. 후 총서기가 태자당과 어떤 관계를 맺어갈 지 지켜볼 대목이다.

장쩌민의 그늘에서 벗어난 것과 함께 후 총서기가 정치생명을 걸어야 할 것은 고속 경제성장을 계속하는 ‘성장 엔진’을 찾아내는 것이다.

중국 경제는 디플레 위험을 안고 있다는 일부 해외시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공산당 지도부는 16대 정치보고에서 지난 13년간 연평균 9.3%의 경제성장을 이룩한데 대해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2020년까지 지금의 4배 규모로 경제를 키우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800~1,000달러의 낮은 수준인 1인당 국민소득을 2020년에 3,000달러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중국이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지난 20년간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지속해야 하고 또 ‘성장엔진’으로 떠오른 민간기업가, 자영업자, 전문 기술인 등 민간부문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16대에서 당이 선진생산력(자본가 계급), 선진문화(지식인), 광범위한 인민(노동자ㆍ농민)의 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장쩌민의 ‘3개 대표’론이 당 선언에 삽입된 것도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대세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또 자본가 계급을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확실히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빈부격차ㆍ부패척결 등 난제 산적

그러나 문제점도 많다. 우선 쏟아지는 실업자를 비롯, 도시와 농촌의 빈부격차, 연안 부유지역과 서부간의 지역 격차, 노동자 농민의 불만 달래기, 부패와의 전쟁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후 총서기에 대한 장쩌민의 신뢰가 달려 있고, 그것은 결국 정치생명과 직결될 것이다. 혁명 제4 세대 후진타오 호가 13억 인구의 중국대륙을 어디로 몰고 갈지, 또 순항할는지 지켜 보자.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2002/11/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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