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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도전과 신화] 삼성家 3세 경영수업 끝!

호암 15주기 삼성가 3세 경영승계 초미의 관심사

“기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이 기업을 움직인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이다. 또 그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업이다.(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11월19일 오전 11시. 경기 용인 에버랜드 내 호암 미술관과 한옥 채인 ‘호암(湖巖)정’ 사이에 위치한 고 이병철 회장의 묘소에는 호암 타계 15주기를 맞아 모처럼 삼성 패밀리가 한 데 모였다.

직계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날 이재용 삼성 상무보와 조용길 한솔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 등 삼성가(家) 3세 들과 함께 호암 이병철 회장의 뜻을 기리며 묘소에 술잔을 올렸다. 호암의 직계 가족으로는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5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피해 일본 디지털 산업 발전 추이 등을 살피고 해외에서 내년 경영구상에 들어가기 위해 지난 8일 일본으로 출국,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행사는 가족들의 참배에 이어 삼성 계열사 서울ㆍ경인지역 사장 150여명의 헌화와 묵념의 순으로 진행됐다. 삼성가 가족들은 이날 식이 끝난 후 오랜만에 호암정에서 점심식사를 같이 하며 정담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호암재단 측은 당초 호암 15주기를 맞아 삼성그룹 계열사간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사내 분위기를 보다 조화롭게 이어주는 각종 개별 행사들을 준비했지만 연말 대선을 앞둔 시점에 돌출적인 모양새를 자제하라는 삼성 이 회장의 최근 발언이후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그러나 이번 기일 행사는 삼성가 3세 경영진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1993년6월 삼성으로부터 완전 분리된 CJㆍ한솔ㆍ신세계ㆍ새한 그룹 등은 10년의 기업 변화를 이끌며 각자 독립된 서로의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올해 들어 이들 삼성가 3세는 대부분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혈육지간이지만 선의의 라이벌로 냉철한 재계의 경영인 평가 명단에 올랐다


호암 장손 이재현의 ‘법통 잇기’

직계 장손으로 삼성의 모태인 CJ그룹(전 제일제당) 이재현 회장은 입사 17년 만인 올 2월초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인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창업주 호암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맏아들로 작은 아버지 이건희 삼성회장이 1993년 제일제당을 포함한 일부 계열사들의 매각 발표이후 그는 조부 호암의 뜻을 이어 제일제당의 2인자로 꾸준히 경영수업을 밟아왔다.

제일제당이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현재의 사옥이 위치한 남대문로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이 회장 스스로 제일 애정을 갖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호암 흉상 벽화가 설치돼있는 CJ그룹의 1층 로비. 그만큼 호암에 대한 그의 개인적인 애정과 기억은 직계 장손으로 삼성가 3세 21명중 어느 누구 보다 강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측면이 외부에 비쳐질 때 묻어 든 이야기인 ‘적자 논란’ 등 일말의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그는 장손의 책임감을 통감하고 각별하게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호암의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막내 조동길 회장도 올해 초 한솔의 총수로 등극해 3세대 경영인의 문을 열었다. 3남인 조 회장은 큰형 동혁씨가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둘째 형 동만씨가 한솔로 부터 계열 분리된 정보통신 소 그룹을 맡으면서 모친으로부터 경영권을 완전히 넘겨 받았다.

재계 원로들로부터 호암을 가장 많이 닮은 인물로 꼽혀온 이 고문은 평소 누구보다 ‘호암 어록’을 자주 언급, 조 회장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재현 CJ회장이나 이재용 삼성 상무보와 같이 은인자중하는 삼성가 3세 경영진들의 공통된 이미지와는 달리 언론에 격의 없이 대화에 나서는 조 회장은 개방적인 태도로 ‘삼성 패밀리’ 보다는 전문 경영인과 같은 인상을 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호암의 5녀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아직도 경영일선에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문 경영진들을 영입, 직접적으로 사업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이마트와 조선호텔 경영 등 사업 다각화의 큰 흐름에 막대한 입김을 미치고 있다.

경영수업중인 맏아들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은 경영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이미 조직 내 체제구축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다양한 유통 트렌드에 이미 해박한 지식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 부사장은 동갑내기인 이재용 삼성 상무보의 경영체제 승계 시점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승계를 받을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재용 경영승계 서두르지 않을 듯

그렇다면 이재용 삼성 상무보의 승계 시점은 과연 언제가 될 것인가.

재계에서는 올 연말 임원 인사에서 이 상무보가 승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사장급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따라서 계열사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의 연쇄이동도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 초 이건희 회장은 이 상무보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아직 더 경영수업을 받아야 한다”고 조기 부상설을 일축 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벌써 몇몇 사장들의 경질 소문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 삼성 관계자는 “어차피 경영수업을 받는 목적이 경영권에 있지만, 이건희 회장이 건재 한 이상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체제’에 대비한 준비는 해나가되 이 회장의 ‘신경영’체제가 보다 가시적인 틀을 마련하기 전까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 삼성의 후계구도다.


시련기에 뭉치는 삼성家의 결속력

호암의 차남인 이창희 전 새한 회장의 장남인 재관씨는 외환위기 이후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지만 당시 자금난에 허덕이는 새한을 돕기 위해 삼성가 들의 내부적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 재계에서는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당시 새한의 부도를 막기 위해 삼성과 신세계, 한솔그룹 등은 상장기업이란 부담(?)을 감수하고도 ‘새한 살리기’에 주력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관 전 새한 회장이 느끼는 작은 아버지 이건희 삼성회장에 대한 감정은 누구보다 각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가는 새한의 시련을 지켜보면서 자성과 함께 내부 결속력을 확인해 본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지난 10년은 삼성가 3세 경영인들에겐 길고도 짧았던 경영수업기간 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 이들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기업실적으로 나타나게 될 전망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11/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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