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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접으며] "저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만원 버스에 빈자리가 생기자마자 한 10대 소년이 재빨리 앉는다. 앉자 마자 컬러 핸드폰 커버를 열고 모바일 게임에 몰입한 그에게는 바로 옆 손잡이에 매달려 있는 노인들이란 전혀 관심 밖이다. 소년은 ‘선택과 집중’을 나름대로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일까.

“학원 숙제가 너무 많아요. 자살하면 그런 스트레스가 다 없어질 것 같았죠.”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뛰어내렸으나 주차한 차의 지붕 위에 떨어져 기적처럼 목숨을 건진 중1 학생이 병원 침대에서 한 말이다. 전날 아버지한테서 담배 피우는 것으로 오해 받아 꾸중을 들은 것이 자살 기도의 직접적 계기였다.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1980년대 아동문학가 이오덕씨는 산업화와 함께 불거져 나온 절대 빈곤 앞에 내팽겨쳐진 아이들에 대한 걱정을 한마디로 압축했다. 이제 20년은 족히 지난 지금도 저 걱정은 여전히 유효하다. 절대 빈곤은 극복했지만 패스트 푸드와 음란ㆍ폭력물의 홍수 속에 방치된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방과 후면 적어도 대여섯개의 학원 과외에 목을 매야 한다.

우리 사회는 앞으로 더욱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더욱 무서워진 10대의 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 할 지 모른다. 과연 저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한국청소년 순결 운동본부는 2002년 9월, 성에 관한 10대의 솔직한 이야기 48편을 모은 ‘청소년 보고서’를 단행본으로 묶어 냈다. 10대는 호기심도 많고, 더러는 낙태냐 미혼모 보호시설이냐를 놓고 밤을 지샌다. 못된 어른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 긴 시간 허우적대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부모와의 대화라는 사실은 책의 전편에 걸쳐 나타난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하고, 나쁘면 나쁘다고 당당히 말해 줄 수 있는 어른을 그들은 원한다. 그들에게 해 줄 것은 아직 많다.

장병욱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2002/11/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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