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스쿨] 지속적인 저강도 운동이 효과적

B 중령은 41세로 키 172cm, 몸무게 83kg으로 건강한 체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허리가 36인치이다. 이젠 보기 좋은 몸매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살을 빼고자 결심하였다. 오후 전투체육시간에 축구나 테니스를 2시간 정도 하고 집에 와서는 운동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요즘 선전에 많이 나오는 글라이딩(gliding)을 사서 20~30분하기도 하고 역기를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땀이 나도록 운동을 하고 나면 힘도 많이 들고 갈증과 식욕이 자꾸 생겨 콜라 등 음료수와 이후 식사 때면 자꾸 먹게 되어 체중 감량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비만 환자, 특히 직장인들은 살을 빼고자 하는 욕구는 강하나 언제나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살을 빼려는 조급함을 갖고있다. 따라서 운동을 해도 고강도의 운동을 하고 땀을 흠뻑 흘려야 살이 빠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높은 강도의 운동은 체내에 저장된 글리코겐(포도당의 저장 형태)을 주로 사용하고 체지방을 적게 이용한다. 낮은 강도의 운동이 체지방을 주로 이용한다. 고강도 운동은 체지방 감량 효과가 적다. 하지만 글리코겐은 수분을 3, 4배 가지고 있기 때문에 1kg을 소비하면 3, 4kg의 탈수와 함께 체중이 줄고 얼굴도 빠져 비만인은 무척 흡족해 하지만 실제 체지방은 거의 빠지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식욕이 더욱 왕성해져 음식을 자제하기 힘들어 지며, 음식물 섭취 후에는 금방 원상복귀 내지는 더욱 살이 찌게 된다. 축구나 테니스도 고강도 운동이지만 gliding이나 역기도 마찬가지로 고강도 운동이다.

우리가 비만환자에게 운동을 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물론 열량소비다. 한달에 1kg의 체지방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400kcal 정도를 소비하는 운동을 해야한다. 이 정도는 산보 90분, 속보 60분, 조깅 30분에 해당한다. 통상 1만보를 걸으면 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비만인의 운동은 체력 증진이 아니라 건강 증진이기 때문에 최대 운동 능력의 50~80% 범위내의 저강도 운동을 하여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고강도 운동은 지속하기 어렵고 상기에 기술한 대로 효과가 오히려 반감될 수 있다.

또한 저강도 운동은 오히려 식욕을 억제한다. 이는 1, 2시간의 저강도 운동은 교감신경계 호르몬, 성장호르몬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혈당을 새로 만드는 등의 작용을 통해 몸안에서 체지방을 이용하여 영양분을 공급해 오히려 식욕을 억제한다.

이외에도 저강도 운동은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의 기초 대사율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두 번째로는 근육량을 늘려준다. 즉, 근육은 지속적인 자극으로 서서히 그 양이 증가한다. 한데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근육은 엉덩이를 포함한 하지에 가장 많다. 따라서 하지를 이용한 걷기 등의 운동은 가장 좋은 근육 증가 방법이다.

또한 걷고 뛰면 하지 뿐만 아니라 전신의 근육을 이용하게 된다. 따라서 글라이딩이나 역기 등은 복부 근육이나, 상체 근육의 발달에 좋을지 모르나 전체적으로는 쏟는 정성에 비해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또 운동을 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켜준다.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의 근원인데 이를 개선시켜준다. 인슐린저항성은 근육량과 관계가 있으나 그 외에 근육과 간에서의 포도당 이용 정도와 밀접히 관계가 있는데 운동은 이를 개선시켜준다.

게다가 운동은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인간은 움직일 동(動)자를 쓰는 동물이다. 즉, 움직여야 몸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 한데 고강도의 운동은 오히려 몸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따라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저강도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운동을 통해 급격히 체중감량을 하려는 것은 금물이며, 오히려 몸만 축나고 살이 더 찔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체중감량에는 왕도가 없으며 물 흐르듯 천천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남재현 프렌닥터내과 원장·의학박사

입력시간 2002/11/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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