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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훤하게 삽시다] 성장호르몬의 득과 실

[신수훤하게 삽시다] 성장호르몬의 득과 실

복부내장비만에 효과적, 아세포 증식유발 등 부작용도

나이가 들면서 예전과 똑같이 먹고 똑같이 움직여도 유독 배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바로 성장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서 성장호르몬이 충분히 분비가 될 때에는 섭취한 음식의 칼로리가 온몸에 골고루 배분이 되어 얼굴과 팔다리에도 지방이 가지만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는 30대 이후에는 유독 복부에만 지방이 많이 쌓이게 된다.

특히 복부 중에서도 복부내장 주위에 지방이 쌓여 고혈압과, 당뇨, 협심증과 같은 여러 가지 성인병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성장호르몬이라고 하면 키작은 아이들의 키를 크게 하는 호르몬으로만 알려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성장호르몬이 성장에만 관련된 호르몬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사춘기 이후에는 분비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30, 40대에도 성장호르몬은 왕성하게 분비되고 있다. 성장호르몬은 뇌의 하부에 위치한 뇌하수체라는 곳에서 분비되는 6가지 호르몬 중의 하나로 191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에 가까운 폴리펩타이드이다.

맥박치듯 분비되며 특히 잠이 깊이든 후 왕성하게 분비된다. 나이가 들수록 맥박치듯 분비되는 양상이 줄어들고 서서히 결핍증상이 나타나는데 20대 이후 매 10년 마다 14.4%씩 감소하여 60대 이후에는 20대의 반밖에 분비되지 않는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의 원인으로는 선천적으로 뇌하수체 기능의 이상이나 유전적 결함이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후천적으로는 뇌하수체 종양, 산후의 과다한 출혈이 원인이 되는 뇌하수체 경색, 뇌수술이나 뇌손상, 분만손상이나 아동학대, 뇌막염, 방사선 치료 등이다.

그러나 때로는 특별한 원인 없이 결핍증이 오기도 하며 연령의 증가에 따라 감소하게 된다.

성장호르몬의 결핍증상은 거의 노화와 일치하는 소견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1/3에서 나타난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근육의 양이 줄어들고 힘이 없어지며 복부 내장지방의 증가로 허리둘레가 늘어난다.

또한 심장수축력이 떨어져 운동능력이 감소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며 골밀도는 떨어진다. 피부의 두께가 감소하여 피부탄력이 떨어지고 실핏줄이 두드러져 보이게 된다. 그 외에도 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증, 우울증, 성욕감퇴, 불면증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성장호르몬이 결핍된 노인에서는 성장호르몬 농도가 정상인 노인에 비해 뇌졸중의 위험이 두 배나 증가한다는 사실도 관찰되고 있다.

폐경이 된 여성에게 여성호르몬을 투여하듯이 성장호르몬이 결핍이 된 노인에게 성장호르몬을 저용량으로 투여하는 경우가 최근에 부쩍 늘고 있다. 현재까지 성장호르몬에 대해 의학적으로 가장 많이 검증이 된 부분은 복부 내장비만을 줄이는데 성장호르몬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다.

고도의 복부비만이 있고 운동이 어려운 노인이 성장호르몬 치료를 6개월 정도 받은 경우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복부 내장지방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퇴행성 질환과 심부전증, 골다공증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서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해 몇가지 짚어볼 부분이 있다. 첫째, 호르몬을 외부에서 약의 형태로 투여하는 것이 과연 좋은가 하는 점이다. 여기엔 다분히 호르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다. 난치성 관절염 환자에게 남용되어온 뼈 주사, 이른바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대표적 사례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염증이 사라지고 통증이 없어지면서 아주 빠른 증상완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얼굴이 달처럼 변하고 골다공증이 생기고 배가 나오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긴다.

그러나 성장호르몬 치료는 남용이 아니라 부족한 만큼 보충해주는 개념의 호르몬 치료로 분명 건 강에 도움이 된다. 성장호르몬은 물론 여성호르몬과 멜라토닌. DHEA 등 노화방지 목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호르몬은 나이가 들어 분비가 저하된 만큼만 젊었을 때 수준으로 채워줄 뿐 남용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부족하지 않은 사람에게 젊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둘째,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다. 성장호르몬은 드물지만 암세포의 증식을 유도할 수 있고 여성호르몬은 유방암 발생률을 약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개개인의 건강위험도를 잘 알고 있는 의사의 처방 아래 투여한다면 부작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셋째, 설령 호르몬 요법이 좋다 하더라도 인위적으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노화가 정상적인 생리 현상인지 병리 현상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의학의 발달로 생물학적 연령의 의미는 점점 퇴색하고 있다. 같은 70세라도 건강관리 여하에 따라 천차만별의 체력과 건강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중년 이후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드는 현상은 수명이 짧았던 고대 원시인의 몸에 맞게 선택된 진화론의 산물일 뿐이다. 80세 가까운 평균수명을 보이는 현대인조차 호르몬 분비의 감소를 숙명처럼 수용할 필요는 없다.

과거 성장호르몬을 비롯한 호르몬 요법은 골디 혼 등 할리우드의 유명인들이나 누릴 수 있는 특권층의 사치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전공학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비용이 점점 싸지고 있다. 규칙적 운동과 균형잡힌 식사 등 건강의 대원칙은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호르몬 요법 등 첨단의학의 성과를 누릴 수 있는 권리마저 외면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여에스더 에스더클리닉 원장

입력시간 2002/11/2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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