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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vs 노무현] 노무현 '單風'에 이회창 '휘청'

뒤바뀐 대선구도·요동치는 지지율, 부동층 공략이 승리의 열쇠

3자대결에서 양강구도로 바뀌면서 후보간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다자간 대결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1월 초까지만 해도 민주당 노무현-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중 누구와 상대해도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후보단일화 담판 등을 기화로 노-정 두 후보의 지지율이 부쩍 상승, 단일화가 결정된 11월24일을 전후한 조사에서는 대부분 이 후보를 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 후보간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단일화 특수에 따른 ‘반짝 지지’도 포함돼 있다는 분석도 있어 공식 선거운동에 막 돌입한 현 시점에서 결과를 점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10%를 웃도는 부동층의 향배가 이번 대권의 주인공을 가리는 열쇠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노 후보, 單風 타고 선두 올라서

11월 23~24일 실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과 언론사 간의 합동 조사에서는 9곳중 8곳에서 노 후보의 우세가 나타났고 이 후보가 우위를 보인 곳은 1곳뿐이었다.

대한매일-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의 조사에서 두 후보간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 후보(46.7%)가 이 후보(37.3%)를 9.4% 포인트 차로 앞섰다. 또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도 9.2% 포인트의 노 후보 우위, 국민일보-월드리서치는 8.7% 포인트, 중앙일보와 한겨레신문의 조사에서도 5% 포인트 대의 차이가 났다.

또 동아일보와 세계일보, 문화일보-YTN의 조사에서는 각각 4% 포인트 이하의 노 후보 우세 속에 접전 양상을 벌이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경향신문-현대리서치 조사에서만 이 후보가 3.6% 포인트 차이로 리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오차범위가 ±3.0%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전체적으로 오차범위를 약간 넘어선 부분에서 노 후보가 앞선 것으로 요약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40대 계층의 노 후보 약진, 이 후보 하락 추세가 두드러져 상대적으로 ‘단풍(單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로 분석됐다. 한국일보 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도는 31.8%에 그친 데 비해 노 후보는 54.0%로 수직상승, 전체적인 승패를 갈랐다.

동아일보 등 다른 기관 조사도 비슷하게 ‘40대에서의 노 우세’로 예상됐지만 경향신문 조사에서는 거꾸로 이 후보가 20% 포인트 가량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측은 “노풍으로 떠올랐던 노 후보의 지지율이 단일화 승리를 바탕으로 지지층 결집 및 시너지 효과가 복합 작용한 것”이라며 “한번 내려가면 반등하기 어렵고 또 상승하면 쉽게 추락하지 않는 여론조사 지지율을 감안하면 승리가 보이는 것 같다”고 자신했다.


당선가능성은 여전히 昌 1위

단순지지도를 묻는 조사에서는 노 후보가 앞서지만 당선 가능성면에서는 여전히 이 후보가 압도하고 있다. 한국일보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69.0%를 얻어 22.3%의 노 후보를 크게 앞질렀으며, 국민일보 조사에서도 58.8%의 이 후보가 노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지역별로는 대부분 노 후보의 호남 강세와 이 후보의 영남 강세가 대조를 이루고 수도권에서의 혼전 양상이 나타난 반면, 충청권에서는 노 후보 강세가 눈에 띈다. 한국일보 등 3개 기관의 조사에서 노 후보는 13.5~17.4% 포인트 차이로 이 후보를 눌렀다.

또 이 후보의 아성지역인 영남에서도 노 후보의 고향인 PK를 중심으로 다소 흔들려 이른바 ‘창 몰표’ 현상이 상당부분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야바위 정치 쇼에 불과한 단일화 이벤트로 인해 국민관심이 잠시 쏠린 탓”이라고 애써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단풍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 측은 “6ㆍ13 지방선거에서도 이명박 후보가 김민석 후보에게 줄곧 3~5%포인트 차이로 뒤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9% 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여유있게 이겼다”고 밝힌 뒤 “적극 지지를 주저하는 보수층이 결집하면 승리는 무난하다”고 밝혔다.


제3의 정치세력들은 어디로

부동층의 향배가 이-노 두 후보의 명운을 가를 열쇠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열쇠의 이동경로에 영향을 주는 것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양당 외에도 제3의 정치세력의 입김도 상당부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 등 제3의 정치세력은 3자구도가 아닌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양강 구도에서 더욱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후보가 사퇴한 국민통합21은 비록 MJ가 노 후보 측 선대위원장에 위촉됐으나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민주당에서 당적을 옮긴 당내 인사들은 “(노 후보와)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소속 인사들의 ‘마이웨이’가 유력하다. 당분간 MJ 밑에서 숨죽이고 있더라도 적극적인 노 후보 지지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주당으로의 흡수통합과 개별적인 한나라당 입당 등으로 갈려 공중분해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원내 의원이 1명에 불과한 데다 조직이 채 정비되기도 전이라 이들의 움직임은 특별히 부동층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별로 없는 편이다.

하지만 자민련의 경우 비록 간판만 남았다 해도 마지막 거래 여지가 남게 됐다. 김종필 총재(JP)가 당내 의원들의 원성을 사면서까지 우회적으로 정 후보 지지를 밝혔지만 지금에 와서는 무용(無用) 카드. 그렇다고 “노 후보와는 길이 다르다”고 선을 그어 두었던 터라 이제 와서 다시 손잡을 수도 없다.

결국 한나라당과 충청권 민심을 협상대상으로 삼아 최후의 빅딜을 시도할 태세다. 더구나 충청권의 이 후보 지지가 하향세로 돌아서 이 같은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높게 해 주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입장이 지금과 같이 유지될 경우 JP는 이인제 의원이나 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 후보, 후단협에서 튕겨져 나온 의원들과 손잡고 ‘차기’를 기약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한때 중부권 신당창당 까지 꿈꿨던 후단협과 민주당 내 비노파들은 ‘원 주인’을 찾아가거나 양강 구도에 휩쓸려 스러질 공산이 크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2/11/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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