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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남대문 시대 여는 '神의 땅'

창립 120돌 맞는 대한상의, 박용성 회장 IOC부회장 재선 등 경사

‘세계를 향해 국보1호 남대문(?)이 열렸다.’

서울 남대문로 4가 45번지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우리나라의 으뜸 보물인 남대문과 남산을 정면으로 마주 보는 정남향에다 뒤편엔 염천이 흐르는 이 곳은 풍수지리상으로 ‘복(福) 주머니’ 지형이다.

그 동안 이곳에 세 들어 살던 야쿠르트와 한국전자, 한국포타린 등 대다수 업체들은 새로 건물을 지어 독립해 나갈 만큼 ‘길(吉)한 곳’으로 불린다.

그 덕분인지 상의에 최근 두 가지 경사가 겹쳤다. 박용성 상의 회장이 ‘세계 경제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세계상공회의소(ICC)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세계 130개국의 상공회의소 조직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ICC 부회장 직에 선임된 박 부회장은 2004년 말 임기를 끝내면 정관에 따라 자동으로 ICC회장에 오르게 된다.

특히 2004년 창립 120주년을 앞둔 대한상의는 회비확충 등을 위해 내년 3월부터 본관 일부와 주차장 부지에 20층 규모의 빌딩을 신축하고 전국 63개 상공회의소를 100개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신(新) 남대문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20층규모 빌딩 신축

대한상의가 처음 남대문로에 지하 3층, 지상 12층 건물을 짓고 이사 한 시점은 창립 100주년을 맞던 1984년. 과거 남대문 초등학교와 대한무역진흥공사가 있던 부지 3,497평을 82년 평당 150만원, 총 57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현재 이곳 공시 지가는 평당 5,090만원 수준으로 20년 만에 땅값만 37배 이상 오른 셈이다.

삼성본관과 삼성생명 등 삼성타운에 둘러싸인 이곳은 과거 호암 이병철 삼성회장이 적극적으로 부지 매입에 나설 만큼 도심 복판의 알짜배기 부지로 꼽혀 왔다. 그런 이유로 대한상의 연간 예산규모 550억원 중 9,000여 개 회원사로부터 걷어들이는 회비 140억원을 제외하고 건물 임대료는 100억원대로 그야말로 효자 수입원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임의 회원 가입제가 실시돼 회원수가 급감하고 회비 역시 당장 20~30% 줄어들 전망이어서 상의로서는 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입원 확보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현재 상의의 보유현금 이자는 연 60억원대이지만 2004년 창립120주년을 맞아 지하 6층, 지상 20층으로 본관이 증축에 나설 경우 임대 수입은 현재의 2배 규모인 연간 200억원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의가 처음 서울 남대문로 부지를 매입하게 된 사연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한창이던 역동적인 우리 근대사의 한 단면이어서 관심을 끈다. 상의는 1960년대 이후 70년대 말까지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뒤편 현재 한화빌딩이 위치한 서울 소공로 111번지에 있었다.

상의는 우리나라 상공업 발전을 위해 5개년 계획의 기본 경제정책에 대한 건의, 진정 및 답신 활동뿐아니라 국가재정, 금융, 세제, 무역의 진흥과 물가안정, 각종 산업정책, 국토개발과 지역사회의 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의견활동을 펼치며 경제정책 수립에 일조했다.

1969년에는 국내 경제단체로는 최초로 기업활동에 필요한 각종 연구ㆍ조사 자료와 통계 등을 제공하는 한국경제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경제계에 대한상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 4단체 체제가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린 시기도 이즈음이다.


'박통'이 직접 점지한 부지

1968년 상의 회장을 맡은 고 박두병(박용성 현 상의회장의 부친) 두산 OB맥주 회장은 상의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상의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당시 공간이 협소한 5층 규모의 건물을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73년 박 회장의 작고로 건립 계획은 중단되고 만다. 그 후 고 김성곤 쌍용그룹 회장이 취임해 다시 이 계획안을 수립했지만 김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신축 계획은 진전을 보지 못했다.

70년대 중반 태완선(전 부총리) 회장이 취임하면서 신축계획은 급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태 회장은 당시 서울시장이던 구자춘씨에게 신축안을 올렸고 구 시장은 신축 부지로 서울 시내 중심보다는 여의도와 강남으로 이전할 것을 권장했다.

태 회장은 상공인들이 상품 수출에 앞서 상의로부터 원산지증명(CO)을 발급받아야 하고 외환거래은행과 업체 대부분이 시내에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강남 이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도심 신축안을 굽히지 않았다.

고 박정희 대통령은 이 같은 두 가지 상의 이전안을 놓고 태 회장의 논리에 손을 들어줬다. 박 대통령은 대뜸 “신축할 대지가 어느 정도 규모면 되겠는가”라고 물었고 태 회장은 “700평 정도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태 회장은 통이 정말 작군요. 우리나라 상공업 발전을 이끌어 갈 상의의 100년 대계를 생각해보세요”라며 태 회장이 언급한 5배 규모로 시내 한 복판에 위치한 신축부지를 직접 제안했다. 그 곳이 바로 당시 폐교를 앞둔 남대문초등학교 자리로, 현재 상의 건물 부지다.

상의 관계자는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봄철이면 머리가 희끗희끗한 일본 관광객들이 상의 건물 앞에 몰려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며 “일제 시대 당시 남대문소학교를 다닌 일본인 졸업생들”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100여년 전 조선 상인들의 애환이 깃든 남대문 장터거리에서 일제시대 남대문소학교로, 그리고 경제 근대사를 거치며 대한상의로 거듭난 서울 남대문로4가 45번지가 박 회장의 ICC부회장 취임으로 세계를 향해 또 한번 변신을 꿈꾸고 있다.


소공도시대와 남대문시대 잇는 부전자전

대한상공회의소와 두산의 인연은 남다르다.

최근 세계상공회의소(ICC) 부회장에 오른 박용성 상의회장은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에 출마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손사래를 치며) 전경련 회장을 시켜줘도 안 해. 회원 수도 더 많은 상의 회장이 좋지”라며 ‘상의 사랑’을 강조했다.

내년 상의 회장 임기를 마치는 박 회장은 ‘들쥐 떼 근성’등 그의 솔직한 언변 만큼이나 씀씀이가 짜기로 소문났다. 그는 취임 이후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는 상의 본관 최상층 상의 클럽을 폐쇄하고 한 푼의 임대료라도 더 받기 위해 층 전체를 임대했다.

취임 초반 내부 저항을 무릅쓰고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 열풍을 이끌었던 그는 올해 초 상의 임원진들을 불러놓고 대한상의 신축안을 내놓았다.

강승일 상의 전무이사는 “박 회장을 보고 있으면 1960년대 상의 회장이었던 선친인 고 박두병 회장을 그대로 빼닮은 듯 하다”며 “걸음마 수준인 상의의 회원 서비스 제고 및 사업 확장과 공채 실시 등을 추진하며 ‘소공동 시대’를 빛냈던 고 박 회장과 부전자전”이라고 강조했다.

강 전무는 올해로 상의 입사 35년째로 고 박회장 당시 입사해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강 전무는 “업무에 대한 의지와 추진력, 그리고 남에게 지지 않으려는 경쟁심은 두 사람이 부전자전”이라며 “그러나 형식을 중요시 했던 선친인 박 회장과 달리 아들 박 회장은 e메일 보고 등 형식보다는 내실을 중요시하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12/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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