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뉴욕을 뉴욕답게 만든 원칙주의자


■ 리더십
(루돌프 W 줄리아니/박미영 옮김/루비박스 펴냄)

뉴욕은 망가진 도시였다.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은 무절제한 폭력과 일자리 부족, 부실한 기간 시설과 미래에 대한 절망감으로 ‘빅 애플(Big Appleㆍ뉴욕의 애칭)’은 회복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진단했다. 1994년 루돌프 줄리아니가 시장으로 취임하기전까진 그랬다.

그가 재선 시장을 마감하고 시장직을 떠난 2001년 말, 뉴욕은 안전하고 풍요로운 도시로 거듭나고 있었다. 2,000건에 달하던 살인사건은 642건으로 3분 1 정도로 줄었고 일자리는 350만개에서 400만개로 늘었으며 복지수당을 받아 연명하는 생활보호대상자가 약 70만명 감소했다.

줄리아니는 8년 동안 무슨 조화를 부린 것일까. 그는 자서전 ‘리더십’에서 원칙과 리더십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수년 동안 UN의 외교관들은 어느 도시에서든 무료주차가 가능하다고 오판했다. …회원국에게 주차비를 부담하도록 하는 정책은 상징적 의미 그 이상이었다.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함을 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맞서는 것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서도 중요하며, 정중한 것이 약한 것이 아님을 알리는 계기가 된다.”(‘불의와 정면 대결하라’)

올해 10월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에는 그가 실제 삶에 적용해 온 리더십의 원칙들이 담겨 있다. ‘우선 순위를 정하라’, ‘철저하게 준비하라’, ‘공동체 의식을 가져라’, ‘위대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라’, ‘숙고한 후에 결정하라’, ‘약속은 적게 하고 결과를 많이 보여줘라’, ‘굳건한 믿음을 계발하고 이를 공유하라’, ‘줏대를 가져라’, ‘공부하라. 독서하라. 홀로 배우라’, ‘목표를 정하라’, ‘뇌물은 통할 사람에게만 줘라’ 등이다. 그는 9.11 테러 대참사로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 같은 원칙을 되뇌이며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는 가정교육이 리더십을 함양하는 자양분이라고 강조한다.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복싱을 배운 그는 상대와 맞설 때엔 침착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불한당과는 정면대결이 상책이란 점을 깨달았고, 어머니로부터 배워 몸에 배인 독서 습관 때문에 모르는 분야를 철저히 공부해서 전문가의 말에만 의존하지 않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리더십은 거저 얻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학습되고 계발되어 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화자찬이 많고 구성이 산만하지만 체험담 특유의 현장감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입력시간 2002/12/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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