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균의 개그펀치] 기똥찬 진짜 똥차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기인들도 스타가 되기까지는 많은 고생들을 하게 마련이다. 이세상 어떤 일도 그냥 거저 얻어지는 일은 없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인가 보다.

요즘 TV를 켜면 나오고 채널을 돌려도 나온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탤런트 전원주는 오랜 무명의 설움을 겪었노라고 토크쇼에 나와서 털어놓고는 했다. 자신의 외모 때문에 데뷔초에 맡겨진 배역은 식모였단다. 그 뒤에도 주로 맡겨진 배역은 이름만 바뀐 가정부였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더란다. 그런데 인기스타가 된 지금도 사람들은 전원주 때문에 세 번은 놀란다고 한다.

첫째, 대학을 나왔다는 것. 둘째, 운전을 직접 할 수 있다는 것. 셋째, 남편이 잘 생겼다는 것이다. 사람의 외모만 보고 편견을 가지고 있다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실을 듣고는 적잖이 놀라는 세상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반증이다.

사람들이 전원주를 보고 세 번 놀란다면 개그맨 심형래의 얘기를 들으면 몇번이나 놀라게 될까? 우선 그도 대학을 나왔다, 그것도 고려대를, 그리고 그는 외국에도 자신이 직접 제작 감독한 영화를 수출한 영화사의 대표다.

아내가 미인이라는 것과 이 정권이 선정한 신지식인 1호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도 각 당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영입하려고 했고, 10년후에는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지고도 있다.

그가 총각 때는 신랑감 후보 조사에서 당당 1위로도 선정되기 까지 했다. 많은 여자들이 바보 연기가 탁월한 심형래를 보고 진짜 바보로 착각해서 자신이 평강공주가 되어 그를 더 출세시키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심형래 그는 진짜 바보일까?

마약복용 혐의를 받고 있는 연기자를 잡으러 온 검찰 수사관이 동료 연기자의 행방를 묻자 행사의 사회 보는 거라면 자신이 대신 가겠다고 떼를 써서 수사관이 “이거 바보 아냐?”라는 소리를 했었다는 일화도 있다.

또 연예인을 괴롭히는 조직 폭력배에 대한 적극적인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주창하러 나섰는데 단상에 올라가서 읽을 원고가 바람에 날아가는 바람에 “검찰은 왜 연예인을 괴롭히는 조직 폭력배에 대한 수사를 안하는가”인데 “검찰은 왜 연예인을 안하는가”라고 해서 궐기대회에 참석한 연예인들이 모두 “쟤, 뭐라는 거냐”라며 어이없어 했다는 얘기도 그가 남긴 최고의 히트작이다.

내년 개봉을 앞두고 촬영에 바쁜 심형래가 지방촬영을 갔다가 생긴 일이다.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있는데 옛날 고등학교 때의 동창을 만났다고 한다.

“형래야, 정말 반갑다 너 아직도 인기 많더라 요새는 영화감독도 한다면서?”

“너, 용가리 봤어?”

“물론이지. 너, 그거 제작해서 돈도 많이 벌었지?”

“그렇지 뭐.”

“차는 뭐 타고 다니냐?”

“나는 BMW 타고 다녀, 너는 뭐 타고 다니니?”

심형래의 질문에 난감해 하던 친구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응, 난 그냥 똥차 타고 다녀.”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자신의 외제차 때문에 의기소침해 졌다고 느낀 심형래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똥차라니…차가 다 똑같은 거지. 야 너 차 어디 있냐? 좀 보자.”

마다하는 친구를 끌고 주차장으로 나온 심형래는 두리번거리며 친구의 차를 찾았다.

“너 차 어떤 거야?”

“진짜 똥찬데…저기 서 있는 거.”

친구가 가리키는 차는 진짜 엄청나게 큰 분뇨를 치우러 다니는 똥차였다고 한다. 걸어 다니는 인간 폭소탄 심형래는 정말 웃기는 일이 끊이지 않는 이 시대 최고의 코미디언이다.

입력시간 2002/12/06 11:44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