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스쿨] 직장인 살빼기, 금식은 금물

회사 경리사원인 K(28세)씨는 키 161cm에 몸무게가 84kg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살이 찌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여러 차례 살을 빼려고 시도를 하였으나 한 1주일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되지만 번번히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실패하였다. 2~3kg 빠져도 실패 후에는 오히려 체중이 늘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것 같았다.

K씨는 교외의 한 단식원에서 한 달에 10kg을 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입소하였다. 물과 채소류 위주의 식사를 하였는데 이틀만에 3~4kg이 빠졌다고 한다. 이후 1주일간은 하루에 0.5~1kg 정도씩 빠져나갔는데 점점 힘이 들어 운동하기는 어려워졌다. 10일 정도 흐르자 몸무게는 7~8kg 정도 빠졌다. 힘이 들었지만 매우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후 1주일정도 더 지났으나 체중은 거의 변동이 없이 기운만 빠지고 매 끼니마다 허기가 져서 참기 힘든 고통의 나날이었다. 힘이 들어도 체중이 줄면 참겠는데 몸무게는 거의 변동이 없고 기운이 빠져 운동도 거의 할 수 없어 하루하루가 너무도 힘들어 급기야 4주째 거의 탈진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집에서 죽과 고기를 며칠 먹었더니 금방 3~4kg 늘고, 이후 식사 조절을 한다고 하였으나 1달 만에 오히려 평소 체중 보다도 1~2kg 더 늘어났다고 한다.

K씨는 마치 금식이나 단식 투쟁을 할 때와 유사한 경로를 거쳤는데 우리 몸은 만약 금식상태가 되면 제일 먼저 당원(glycogen)을 분해하여 영양분(혈당)을 공급한다. 당원은 간에 300~400g, 근육에 700~800g 정도를 평균적으로 저장하고 있는데 수분을 3, 4배 함유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우나실에서 땀을 빼면 2, 3kg이 빠졌다고 좋아하면서 음료수에 빵을 먹는데 이는 살이 더욱 찌는 요인이 된다. 당원이 가수분해되면서 수분이 증발해서 빠진 것이지 지방이 빠진 것은 아니다.

씨름선수가 경기 후에 몸무게가 3~4kg 빠진다는 것은 당원이 분해되고 탈수가 돼서 온 현상이지 살이 빠진 것이 아니다. 금식 기간이 이틀째 접어들면 당원은 거의 고갈이 되면서 근육을 분해하여 영양분(혈당)을 공급하게 되는데 이 기간이 대략 1주 정도의 기간이라 보면 된다.

우리 몸의 영양소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4.1cal/g의 열량을 내고 지방은 9.8cal/g을 내기 때문에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영양소로 이용될 때에는 체중이 급격히 빠지지만 지방이 감소할 때에는 천천히 빠지게 된다.

특히 지방은 수분을 거의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방 1kg이 빠지려면 9,800cal가 소비돼야 한다. 성인이 1,800~2,000cal를 하루에 섭취한다고 할 때 최소한 5일은 굶어야 된다. 하지만 운동량이 없이 앉아서 굶기만 하면 단백질이 60~70%가 빠지고 지방은 30~40%의 비율로 사용된다. 운동을 계속한다면 근육은 자극에 의해서 유지되기 때문에 근육 소실량을 많이 줄일 수 있으나 그래도 근육 30~40%에 지방이 60~70% 비율로 빠지게 된다.

따라서 금식 1주일이 지나면 체중 감소 속도가 매우 더디게 되고 이때 몸에서는 생명의 위험 신호로 ‘먹어야 된다’는 신호가 매우 강하게 나오게 된다. 비만치료의 포기 시기는 대부분 3~4주 때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3~4주 때 금식을 포기하게 될 때에 몸은 기초대사율을 마치 동면하는 동물처럼 극히 낮게 잡으며 들어오는 영양분을 가장 효율이 좋은 지방으로 저장을 하도록 한다.

K양씨는 단식원에서 너무도 고생스럽게 체중을 감량하였으나 실제로 빠진 것은 근육이다. 귀가해 다시 체중이 늘었을 때는 대부분 지방으로 체중이 증가되었을 것이다.

K씨는 체지방률이 40%를 넘었는데 (정상인은 20~25%) 아마도 이번 시도의 실패로 최소 5% 이상 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K씨는 이제 운동을 해도 근육이 많이 없어 금방 피로할 것인데, 이는 근육이 움직이지 못하고 지방이 출렁거리기 때문이다.

또한 기초대사율이 낮고 근육이 적어 조금만 음식을 먹어도 살이 붙게 찌게 된다. 한마디로 하지 않은 것만 못한 최악의 비만 치료라 할 수 있겠다.

입력시간 2002/12/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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