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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순간의 선택이 5년을 좌우한다

[정치칼럼] 순간의 선택이 5년을 좌우한다

이제 곧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다. 과연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새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국정을 바르게 이끌어나갈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어떤 후보가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공인이 될 자격’을 갖추고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있는 후보여야 할 것이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주요한 공직을 맡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져야 할 공인으로서의 자격은 도덕성과 청렴성, 그리고 납세와 병역 등 국민의 기초적 의무 이행에 흠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공인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꼽을 수 있다.

첫째, 국정수행 및 통합조정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둘째, 민주성과 개혁성을 갖고 있는가. 셋째, 일관성과 책임감을 지녀 신뢰할만한가. 넷째,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가.

대통령은 다양한 국민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수렴해서 국정운영에 반영시켜야 한다. 각종 갈등과 대립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따라서 지역갈등을 조장하거나 남녀 차별적 언행을 하는 정치인, 냉전적 사고를 바탕으로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정치인, 민생안정과 복지확대에 부정적인 정치인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 미달로 봐야 한다.

그밖에 맡은 일에 대한 뜨거운 정열, 국정전반의 식견, 필요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앉히고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인재를 받아들이는 용인술, 통솔 능력, 결단 능력,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용기 등도 있을 것이다.

16대 대통령 선거는 극심한 지역갈등과 계층갈등, 그리고 남북갈등을 통합하고 조정하며, 개혁의 과제를 적극 추진할 수 있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이다. 따라서 다음 대통령이 해야 할 과제는 어떤 것인지, 그 과제 해결을 위해서 다음 대통령은 어떤 자질과 품성을 갖추어야 하는지, 과연 어떤 후보가 이런 조건에 맞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선거의 의의가 살아날 수 있다.

좋은 대통령을 만들어내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좋은 대통령을 뽑기 위해서 유권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하는 일이다. 투표 행위는 유권자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의무이다. 투표 행위는 그저 나에게 주어진 한 표를 던진다는 단순한 뜻이 아니다. 소중한 주권행사를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돈, 지역감정, 색깔론, 흑색선전, 근거 없는 폭로와 비난 등 비합리적인 요소를 판단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돈을 마구 뿌리는 정치인을 누구나 욕하지만 검은 돈을 ‘주는 손’만 나쁜 것이 아니다. 그 검은 돈을 ‘받는 손’은 누구인가. 후보들이 뿌리는 돈을 유권자가 거부하거나 고발한다면, 그래서 돈을 썼기 때문에 떨어진다면 어떤 후보와 정당이 돈을 뿌릴 생각을 하겠는가. 지역감정도 마찬가지이다. 선거 때마다 극단적인 지역감정이 유권자의 합리적인 판단과 선택을 막아왔다.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정치인이 나쁘지만, 이를 확대 보도하는 언론과 지역감정에 휘말려 들어가는 유권자에게는 책임이 없는가. 불법 선거, 타락선거의 일차적 책임은 정치인과 정당에게 있다. 그러나 유권자의 동조, 묵인 내지 방관이 없다면 이런 불법과 부정이 가능하겠는가.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투표해야 하는가.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전자제품 광고가 있었다. 대통령 선거에서도 순간의 선택이 5년을 좌우하게 된다. 요즘은 애프터서비스도 잘 되고 또 품질이 아주 나쁠 때는 바꿔주거나 물러주는 리콜 제도도 있지만, 대통령은 일단 한번 뽑히면 바꾸지도 무르지도 애프터서비스를 받지도 못한다.

그러니까 전자제품보다 더 까다롭게 후보를 골라야 한다. 선거 홍보물이나 신문 광고를 꼼꼼히 챙겨 읽어보고, TV 토론 등 후보의 말도 들어보고, 시민단체들의 자료나 언론의 평가도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 정치가 3류라면 돈 지역감정 색깔론에 휘둘리는 유권자도 3류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책임도 권리도 의무도 없는 방관자의식을 버려야 한다. 유권자들이 깐깐해져서 공약과 정책, 도덕성 등을 꼼꼼히 따져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때 깨끗한 선거, 좋은 대통령이 가능할 것이다.

손혁재 시사평론가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입력시간 2002/12/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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