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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최초의 해양생물학 서적은 '현산어보'

[출판] 최초의 해양생물학 서적은 '현산어보'


■현산어보를 찾아서
( 이태원 지음/ 청어람미디어 펴냄)

“‘자산어보’가 아니라 ‘현산어보’다.”

얼마전 서울 세화고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는 이태원(30) 교사가 이런 황당한 주장을 했다. ‘자산어보’(玆山魚譜)는 유명 실학자 정약용의 친형인 손암 정약전(1760~1816년)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생물학 서적이다. ‘자산어보’는 국사 시험에 단골로 출제될 정도로 이미 ‘자산어보’란 책 이름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정설이었다.

그런데 반응이 의외다. 비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이었던 이 교사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간한 ‘현산어보를 찾아서’란 책을 보면 그 이유를 단번에 눈치챌 수 있다. 책의 규모나 내용이 학교 수업에 바쁜 고교 교사가 썼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심후하다.

서울대 생물교육과 학부와 대학원을 나온 이 교사는 흑산도를 비롯해 정약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면 7년 동안 장소를 마다 않고 누비고 다니며 수집한 현장조사를 세 권의 책으로 한꺼번에 쏟아냈고 내년 봄에 두 권을 추가해 완간할 예정이다.

방대한 현장조사, 치밀한 문헌검증, 생물학자다운 각종 해양생물 고증, 나아가 일부 해양생물 명칭에 대한 어원 고증 등 저자의 열정이 경이롭다. 400장에 달하는 세밀화와 800장을 헤아리는 사진이 이해를 돕는다.

주목할만한 새로운 사실들도 담겨 있다. 우선 ‘현산어보’라고 표기한 것과 관련, 이 교사는 “정약전이 친지들과 주고받은 글을 보면 글자 ‘玆’을 ‘현’으로 읽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정약전의 단독저술이라는 학계의 통설도 반박한다.

원고 중 적어도 절반은 이청이라는 인물이 쓴 것이라고 한다. 이 교사에 따르면 이청은 신동이었고 정약전의 조력자였으며 뛰어난 시인이고 천문학자이었지만 초야에 묻혀 쓸쓸한 생을 보내다가 우물에 빠져 생을 마감했다. 그는 또 장창대라는 인물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처음 만났을 때 장창대는 20세 안팎의 청년이었다.

이 교사는 이 과정에서 정약전의 잃어버린 저서 ‘송정사의(松政私議)’ 를 발굴해 학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교사는 “정문기ㆍ정석조 부자가 번역ㆍ해석한 ‘자산어보’를 수정ㆍ보완하려고 시작한 작업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2002/12/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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