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2·19- 표심은 지금] 바람난 항도, 세계 제로

대선 최대승부처인 수도권지역 표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인천은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2강(强)간 예측불허의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인천지역 대선 구도는 최근 ‘단(單)풍’(후보단일화 바람)과 인천지역 민주당 거물급 인사의 한나라당 입당 등이 맞물려 선거 판세를 더욱 혼미하게 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부평 GM대우자동차 근로자 등을 중심으로 지지세력을 확산시키고 있어 선거열기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노무현 후보를 단일후보로 확정, 11월25일 인천 대선구도를 달구더니 하룻만인 26일에는 민주당 박상규 전 인천시지부장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지역 정가를 술렁이게 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 후보단일화로 다소 주춤했던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다시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며 내심 승리를 장담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인천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당 중소기업특위원장과 사무총장, 특히 인천시지부장을 역임하면서 민주당의 중심으로 활동해 온 박상규 의원의 입당으로 인천지역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애써 불편한 심기를 감추면서 단일화 바람이 계속 거세게 불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민주당 인천 선대위측은 “그동안 다소 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천 판세가 후보단일화이후 반전되기 시작해 최근 6대4의 우세로 나타났다”면서 “대부분 시민들은 철새정치인의 표본인 박 의원에게 등을 돌릴 것이며 이 때문에 영향력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전망 ”이라고 자평했다.


지역경제발전 공약에 관심

이 같은 뜨거운 공방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인천 유권자들은 대체로 좀처럼 표심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특히 30~50대 유권자들은 후보를 선택할 때 국가경영능력과 후보자질론을 중시하면서도 인천이 그 동안 수도권에서 서울ㆍ 경기에 비해 소외된 점을 고려, 후보들의 지역경제발전 공약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 사는 주부 박소영(38)씨는 “아직 마음에 둔 후보는 없지만 경제가 어려운 만큼 국가경제를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수 있는 사람을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평구 부개동 김모(45ㆍ회사원)씨는 “부평 대우자동차 사태로 인천은 전국 어디보다 많은 실업자를 양산하고, 지역경제가 피폐해졌다”며 “서민들을 위한 진정한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1월초부터 일찌감치 인천지역 발전을 위한 100대 공약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표몰이에 나섰다. 12월 4일 똑같이 거리유세에 나선 이회창, 노무현 후보는 “인천이 향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민심달래기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인천지역의 경우 최근 한 지방일간지의 여론조사 결과 아직 50%이상이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으며, 대선에서 80%이상은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송원영 기자

입력시간 2002/12/16 17:26


인천=송원영 wy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