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찾아 보세요"

관세청 '가짜 진짜 상품 전시회'

“남대문시장 등지에서 파는 파란 색깔의 비아그라는 대부분 진짜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가짜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최소 2정 단위로 포장된 비아그라의 포장지에 새겨진 홀로그램을 돌려서 제조사인 파이저와 비아그라라는 영문 글씨가 번갈아 나타나면 진짜지만 홀로그램이 아예 없거나 변환되지 않는다면 가짜입니다.”(관세청 윤석기 국장)

관세청이 12월 9일까지 서울 코엑스 전시관에서 가진 ‘가짜 진짜 상품 전시회’에 선보인 제품은 모두 1,000여점. 구찌 까르띠에 루이비통 캘러웨이 혼마 로만손 등 세계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명품들이 대부분이다.

진짜 상품은 각 업체에서 출연한 것이고 가짜 상품은 우리 사회의 명품 선호심리가 부른 가짜 상품들이 세관을 넘어오다 적발돼 관세청에 압류된 물품들이다.

가짜 상품들은 언뜻 봐서는 명품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잡함이 보이고 라벨이나 상표가 어설픈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윤 국장은 “무분별한 명품선호 현상으로 가짜 상품의 시중유통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는 물론이고 명품을 만드는 해당업체도 피해를 입고있다”며 “소비자들에게 가짜상품의 구별방법을 알려 가짜를 시장에서 퇴출시키자는 것이 전시회를 연 목적”이라고 말했다.


소재ㆍ부자재에서 큰 차이

가짜 상품은 먼저 원자재가 진짜 상품에 비해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의류나 가방, 지갑 등 패션용품의 진품은 소재와 부자재가 고급스러운 반면 가짜는 소재나 부자재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게 관세청 관계자의 말.

루이비통 제품의 경우 가죽부분의 색상이 탁하고 일정하지 않으며 저급의 가죽이나 가죽아닌 소재를 사용한 가짜가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으며 발리 구두도 인조가죽이나 비닐을 사용한 가짜가 많다. 베르사체 브랜드를 달고 인조소가죽이나 악어가죽 제품으로 나온 것이 있다면 이것도 가짜.

에르메스 제품의 신발은 진품에서는 밑창의 재질을 가죽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고무로 된 밑창이라면 가짜로 보면된다.

장식물이나 로고에서도 가짜는 진품과 확연히 구분이 간다. 아르마니 진품의 경우 라벨 중앙 독수리 마크 하단에 ‘GA’라고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반면 가짜는 글자체가 위아래로 길고 조잡하거나 ‘GE’라고 씌여져 있다.

울시 제품의 경우 로고의 ‘e’자가 1시30분 방향으로 누워있는데 가짜는 글자가 바로 서 있다. 몽블랑 만년필은 펜촉 부분에 ‘4810’이라는 숫자가 각인돼 있으면 진품이고 세린느 가방은 가방 안쪽 주머니에 부착된 가죽라벨에 세린느 로고와 제품일련 번호가 음각돼 있지 않으면 가짜다.

미쏘니 의류 제품에서는 미소니 로고 하단에 ‘Made In Italy’라는 원산지 표시가 돼 있는데 가짜의 경우 대신 ‘R’자만 새겨진 것도 있다.

이외에 아예 원산지 표시를 않거나 제품명, 수입처 택(tag)이 없는 것은 가짜로 보면 틀림없다. 또 가짜는 진짜에 비해 박음질 등 끝마무리가 엉성하고 볼품이 없어 하나의 구별포인트가 된다.

최근 골프인구의 급증으로 가짜 골프용품의 수입도 범람하고 있다. 골프세트는 외국에서 수입해 온 부품을 국내서 조립한 뒤 진품 브랜드를 붙여 가짜를 만든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

캘러웨이는 그립 바로 아래부분에 은색 바코드가 없거나 샤프트에 ‘JV’라는 글자가 없으면 가짜고, 혼마는 그립상단에 24K혼마 엠블렘이 없으면 가짜다.

김정곤 기자

입력시간 2002/12/16 17:39


김정곤 kimj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