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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시장엔 해가 지지 않는다

'불륜' 시장엔 해가 지지 않는다

외도산업 번창, 첨단화·초호화로 변하는 섹스타운

외도 산업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은밀한 사랑을 즐기려는 몰래족과 이를 밝혀내려는 배우자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관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이다.

외도 산업이란 말 그대로 남녀간의 불륜을 다루는 산업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불륜산업’이라고 비꼬아 부르기도 한다. 대표 주자가 러브호텔이다. 러브호텔은 현재 정확한 숫자가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전국에 난립해 있다. 특히 초특급 러브모텔의 경우 호텔에 못지않은 시설로 수많은 불륜족의 해방구 역할을 한다는 비난까지 듣고 있다.

실제 서울 강남구 역삼 전철역 인근의 한 러브모텔. 이곳은 인근에서 러브모텔의 원조로 꼽힌다. 이 모텔을 배경으로 에로 영화가 제작될 정도다. 최근에는 분당에 체인점을 내는 등 톡톡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호텔수준의 러브모텔 우후죽순

안으로 들어가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이곳은 층마다 인테리어를 달리한 것이 특징이다. 요컨대 2층의 경우 방 전체를 일본풍으로 꾸며 이국적인 분위기가 엿보인다. 이에 반해 3층은 전통 가옥을 토대로 설계했기 때문에 편하게 쉬었다 올 수 있다. 방은 투숙개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내부 공간은 크게 침실, 욕실, 응접실로 구분돼 있는데 인테리어나 시설이 예사롭지 않다. 욕실의 경우 두 사람이 들어가고도 남을 대형 거품욕조와 스팀 사우나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응접실에는 휴대용 노래방 기기와 게임기 등이 구비돼 있어 언제라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눈에 띠는 것은 침실이다. 천장에 20여개 정도의 조명이 설치된 탓인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조명은 일반모드나 러브모드 등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특히 침실 바로 위의 조명 4개는 리모콘을 통해 방향 조절도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강남구 역삼 전철역 뒤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인근, 방배동 여관 골목 등에 이같은 초특급 러브모텔촌이 형성돼 있다. 숙박료는 하룻밤 기준으로 일반실은 8만원, 특실은 9만원이다. 웬만한 호텔 투숙료와 맞먹는다. 3시간 정도 머무는 대실료도 4∼5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밀한 사랑을 나누려는 남녀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역삼동 C모텔의 한 종업원은 “예전에는 젊은 층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연령대가 많이 올라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분당 백궁역 일대의 한 모텔은 아예 불륜족만을 상대로 영업을 벌이고 있다. 이곳은 투숙자와 종업원들간에 눈을 마주칠 일이 없다. 모든 일을 기계가 자동으로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숙박료도 방안에 마련된 기계를 통해 지불한다.


불륜 잡아내기 연구소 성업

물론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불륜 시장이 커질수록 불륜족을 잡아내기 위한 산업도 덩달아 비대해지고 있다. 최근 문을 연 한국법과학연구소(KIFOS.com)가 그것. 이곳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출신들이 설립한 민간 연구소다. 현재 연구소에 상주하는 인원은 10여명 내외에 불과하다.

그러나 연구소측은 간단한 유전자 검사만으로 불륜 사실을 잡아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KIFOS 신윤열 소장은 “아무리 뒤처리를 깨끗이 한다 해도 반드시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며 “이 흔적들을 정밀 분석하면 누구의 유전자인지 밝힐 수 있기 때문에 며칠 이내에 불륜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에 사용되는 샘플은 주로 속옷. 관계를 맺은 후 곧바로 귀가했을 경우 상대 여성의 흔적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배우자가 묶었던 러브호텔의 휴지나 체모 등도 좋은 시료다. 남성 의뢰자의 경우 아내의 속옷은 물론이고 생리대까지 증거물로 제출한다.

신 소장은 외도 시장의 규모나 매출은 이혼율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혼과 불륜이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인식 변화도 시장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고 산다”고 말하는 시대는 지난지 오래다. 요즘 여성들 중에는 맘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 갈라설 수 있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물론 이들이 법에 호소할 수 있는 통로는 상당히 비좁은 편이다. 신 소장은 “형사 소송의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담당하지만 시장 규모가 10배 이상인 민사 소송의 경우 체계적인 연구 기관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신 소장에 따르면 외국의 경우 이 같은 시스템이 체계화돼 있다. 미국의 경우 국립, 주립 연구소를 포함해 수백개의 민간 연구소가 있다. 일본도 종합연구소 대신 특화별로 다양한 연구소가 운영되고 있다.


첩보전 방불케 하는 불륜 추적

심부름 센터 시장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주먹구구식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인터넷 외도 전문 사이트인 ‘오케이 외도닷컴’(okoedo.com)이 최근 서울 시내 5곳의 심부름센터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평균 불륜 의뢰 건수는 평균 3건 이상. 이 수치를 다시 말하면 한달에 100여명의 남녀가 배우자의 불륜 조사를 의뢰한다는 계산이 성립된다.

불륜 현장을 잡아내기 위한 이들의 모습은 첩보 영화에 등장하는 공작원에 못지않다. 고성능 몰래카메라에서부터 도청 장비까지 총동원한다. 얼마전에는 휴대폰 위치 추적장치를 이용해 50여명의 행적을 추적하던 심부름센터 대표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경대 법대 정영화 교수는 “회도 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식이 유행하는 것은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요즘 부부들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 르포라이터 zeus@newsbank21.com

입력시간 2002/12/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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