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수·김도균·이우창 '삼총사' 공연

무대 압도한 음악적 스펙트럼의 진수

이처럼 다양한 어법의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대형 무대는 없었다. 12월 6일 저녁 8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대수, 김도균, 이우창 ‘삼총사’콘서트는 한국 대중 음악사에 기록될 또 하나의 실험적 무대였다.

이번 공연은 음악적 색깔을 달리하면서도 인간적, 음악적 교감을 가져온 이들 삼총사가 최근 함께 발표한 음반을 기념하기 위한 무대였다.

무대의 서막은 막내 격인 재즈피아니스트 이우창의 몫이었다. 미국 뉴욕에서 정통 재즈를 익히고 온 그가 재즈와 클래식 뮤지션으로 독특하게 구성된 15인조 빅 밴드와 펼치는 음악적 스펙트럼은 장대한 스케일의 가락이었다.

또 헤비 메탈 그룹 '백두산'의 리드 기타 출신인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내뿜는 강렬한 국악적 록과 젊은 여성 국악인들의 창과 전통무용의 어우러짐은 초겨울의 운치를 더했다. 김도균은 현존하는 한국 기타리스트의 황제다운 감각적이고도 새로운 한국적 가락으로 객석을 압도했다. 마무리는 맏형인 한대수가 맡았다.

국제혁명조직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선 그는 신보의 타이틀곡 ‘호치민’으로 분위기를 잡고 반주 없이 박수 하나로만 무대를 압도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공연의 진행은 외국 록 밴드의 실황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자유로운 기타 에드립의 향연으로 꾸며졌다. ‘행복의 나라로’‘물 좀 주소’‘바람과 나’등 추억이 어린 그의 70년대 히트곡을 기대했던 30~40대 관객들은 갈증을 느꼈는지 열광적인 앵콜 합창으로 한대수를 무대로 불러냈다.

“여러분들은 대단한 분들입니다”라며 흥분한 한대수와 문화의 사각지대에 내버려진 중년의 관객들은 열광적인 몸짓으로 ‘행복의 나라로’를 합창했다.

또한 이날 공연은 들국화의 리드보컬 전인권 그리고 많은 후배 기타리스트들과 젊은 국악인들이 힘을 모아주어 선후배간의 정이 따뜻했던 무대였다. ‘삼총사’공연은 척박한 한국적 공연환경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록과 포크, 재즈 그리고 국악이 어우러진 풍성한 대중음악 만찬장으로 기록되어 질 것이다.

글ㆍ사진 최규성 차장

입력시간 2002/12/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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