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세계여행-37] 중국 칭따오(靑島)

이국적 정취 물씬한 매력의 휴양도시

상쾌하고 쌉쌀한 맛이 일품인 칭따오 맥주의 고향 중국 칭따오(靑島). 중국 대부분의 도시는 관광지인데 반해 칭따오는 휴양지의 성격이 강한 도시다. 투명하게 맑은 바다와 여러 개의 해수욕장, 멋진 해안선을 갖춘 덕분이다.

거기에 칭따오 맥주와 풍성한 해산물 요리까지 더해 여행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곳인 셈이다.


고풍스러운 유럽 스타일

안개와 해무가 뒤섞인 전형적인 항구도시의 아침. 칭따오의 이국적인 도시 전경을 보려면 소어산 공원 팔각정에 오르는 것이 가장 좋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도시는 안개에 휩싸여 제법 운치 있는 풍경을 보여준다.

희거나 아이보리 빛의 몸체에 짙은 주황색의 지붕을 하고 있는 건물들은 이곳이 중국이라는 생각을 잠시 잊게 한다. 안개 위로 삐죽 솟아오른 건물은 유럽 스타일이다. 게다가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처럼 고풍스럽다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건물은 무척 낡아 멀리서 보던 운치나 고풍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칭따오 항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현대적인 빌딩군이 보인다. 고층 빌딩과 예스러운 건물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풍경이 보기 좋다. 칭따오는 해안선이 들쭉날쭉해 보기에 아름답다. 그 해안선마다 모래사장이나 바위 해변이 자리하고 있어 여름철이면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해수욕을 하러 찾아온다.

우리가 허니문으로 제주도를 찾는 것처럼 해외나 하아난따오(海南島) 같은 곳으로 가기 힘든 신혼부부들은 칭따오로 신혼여행을 온다. 이곳의 자연은 신혼의 달콤한 꿈에 젖을 만큼 충분히 아름답기 때문이다. 해수욕을 할 수 있는 계절이라면 더 좋겠지만 다른 계절이라도 상관은 없다.

겨울철에도 비교적 날씨가 온화하기 때문에 여행하기에 적당하다. 여행 기반 시설도 잘 갖춰 놓아 호텔이나 식당, 교통편 등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칭따오 여행에서는 해안선과 해수욕장, 잔교, 소어산공원, 중산공원, 팔대관, 천주교성당, 5.4운동 기념공원 등을 중심으로 여행하게 된다. 물론 칭따오 맥주를 곁들인 맛있는 저녁식사도 빼놓을 수 없다.


매력적인 해변

칭따오에서 가장 먼저 찾아가는 명소는 잔교다. 칭따오 기차역과 소청도 사이의 해안선 중간쯤에 바다 쪽으로 난 긴 방파제와 다리를 잔교라 한다. 원래 나무로 만든 긴 다리가 있었다고 해서 잔교(棧橋)라 했다고 한다. 지금은 콘크리트와 석재로 되어있다.

잔교 끄트머리에는 회란각이라는 정자가 놓여 있어 식사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해두었다. 회란각 앞에 마련한 미니 선착장에서는 보트를 탈 수 있는데 스피드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해변을 둘러볼 수 있다. 잔교 옆 해변은 칭따오에 있는 일곱 개 해수욕장 가운데 하나인 제6해수욕장.

겨울철이라 비록 물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해변을 거니는 연인들이나 여행자들로 비교적 활기를 느낄 수 있다.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잔교를 찾는 여행자들 대부분은 다른 지방에서 찾아온 중국인들이다. 방파제 곳곳에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잔교 입구에 있는 공원이나 도로변에는 조잡한 인형이나 목걸이, 시계 등 기념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여행자들보다 더 많다.

잔교로 걸어 들어가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고층 빌딩군은 칭따오에서 가장 현대적인 곳이다. 기차역과 주요 건물들이 모두 이곳에 몰려 있다. 중국인 여행자들은 빌딩 숲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를 즐긴다. 해안을 따라 놓은 태평로는 칭따오역까지 이어지는데 옆으로 넓고 현대적인 건물이 즐비하다.


전망이 좋은 장개석 별장

흔히 팔대관(八大關)이라고 말하는 팔대관 별장구역은 백사장 길이가 긴 제2해수욕장과 해변에 마련된 공원 그리고 장개석 별장이 있어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경치 좋은 해안지역에 들어선 별장식 건물들은 여유로운 해안 풍경과 잘 어울린다. 겨울철이라 해수욕장 풍경은 쓸쓸하지만 해변을 거니는 연인들의 뒷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해변 끄트머리에 바다 쪽으로 조금 튀어나간 곳에 우뚝 선 석조건물이 바로 장개석의 별장이다. 외관과 내부 모두 유럽 스타일로 꾸며 놓았는데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으므로 들어가 볼 수 있다. 침대나 서구식 테이블과 의자, 벽난로 등이 남아있다.

비록 낡긴 했지만 무척 호화로운 생활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별장의 하이라이트는 나선형 계단을 딛고 올라가는 전망대. 가장 전망이 뛰어난 곳에 별장을 지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기념사진을 찍으려면 별장 현관의 계단에서 별장을 배경으로 하거나 4층 전망대에서 해안선을 등지고 찍는 것이 좋다.

별장을 찾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노점상들이 별장 근처에 몇 개 몰려있다. 조개 껍질로 만든 조악한 기념품이나 군옥수수, 군고구마 등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 별장구역에 들어서 있는 넓은 부지의 잘 만들어진 주택들을 감상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외국인들은 중국에서 주택을 구입할 수는 없지만 길게는 몇 십년까지 임대할 수 있다고 한다.


녹색올림픽 준비하는 도시

5.4운동 기념공원은 1919년 베이징에서 있었던 5.4운동을 기념하는 곳으로 그때의 운동은 산둥성을 지배하고 있던 외국 세력에서 독립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공원은 해변에 조성되어 있는데 한 가운데 빨간 색의 거대한 조형물이 서 있다.

공원 옆 선착장에서는 칭따오의 해안을 따라 떠다니며 시내 전경을 감상하는 유람선이 출발한다. 공원에 산책 나온 사람들이나 데이트족들을 볼 수 있다.

칭따오는 지금 한창 올림픽을 대비해 도시 안팎이 분주하다. 2008년 하계올림픽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게 되는데 수상관련 종목은 대부분 칭따오에서 경기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칭따오는 ‘녹색올림픽’을 기치로 걸고 도시를 꾸밀 계획을 끝냈다.

녹색해안과 생태산림조성, 생태도로, 강 주변 녹화, 광장 녹화, 공원 만들기, 주택단지 녹화 등 8개 항목에 맞춰 푸른 칭따오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칭따오는 올림픽과 함께 국제적인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계획은 벌써 진행중이며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해변에 선 낡은 주택을 허무는 작업이 자주 눈에 띈다.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몇 년 후면 더 깔끔하고 푸르름으로 가득한 칭따오를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중국 맥주의 최고봉 칭따오 맥주

맥주의 나라라 일컫는 독일의 조차지였던 칭따오에서 중국 제일의 맥주가 생산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독일이 칭따오에 맥주 공장을 만든 것이 중국 맥주 산업의 시작이라고 한다. 독일인이 건설한 맥주공장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칭따오를 점령함에 따라 일본 맥주회사가 매수했고, 2차 대전이 끝난 뒤 중국이 맡게 된 것이다.

칭따오 맥주는 상쾌한 향과 깔끔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기름기 많은 중국 음식에 곁들이면 음식 맛이 한결 개운해 지는 느낌이다.

칭따오 맥주 맛의 비결은 깨끗한 물에 있다. 칭따오 근교에 있는 라오산(Laoshan)은 신선이 산다고 일컬어지는 곳으로 오염 없이 잘 보존된 자연을 자랑한다. 라오산의 깨끗한 지하수와 칭따오에서 생산한 질 좋은 홉, 호주와 캐나다에서 들여온 최고의 효모와 발효 시스템을 이용해 만들어 낸 것이 칭따오 맥주인 것이다. 알콜 농도는 5%.

맥주 축제하면 흔히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떠올리지만 칭따오 맥주축제도 중국에서는 제법 규모 있고 알찬 축제로 손꼽힌다. 축제는 1991년에 시작되어 매년 열린다. 축제가 열리면 30여 개의 맥주회사들이 참가해 자신들의 맥주 맛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애쓴다. 축제 참가인원이 50만 명에 달한다. 사람들은 축제 기간 동안 맥주와 음식을 마음껏 즐기며 흥겨운 축제 분위기에 취한다.

맥주축제라고 해서 맥주만 마시는 건 아니다. 불꽃놀이, 퍼레이드, 중국 전통 민속 공연 등 새로운 볼거리도 총동원된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맥주 마시기 경연대회도 열린다. 맥주 마시기 대회야말로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으며 패기 넘치는 많은 이들이 도전하곤 한다. 굳이 일등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축제를 즐기기 위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참가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대회 우승자는 축제기간 내내 최고의 대접을 받는 영웅이 된다.

안타깝게도 다음 맥주축제를 보기 위해서는 꽤 오래 기다려야 한다. 매년 7월8일에 막이 오르기 때문. 여러 가지 스포츠와 이벤트까지 가세해 풍성한 축제가 2주 동안 계속된다. 칭따오의 여름은 맥주축제 시즌을 기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곤 한다.



☞ 교통 대한항공에서 칭따오행 직항편을 매일 2회 운항한다.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인천항과 칭따오를 잇는 위동페리는 주4회(월, 수, 목, 토요일) 출발한다. 인천항을 오후 1시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 8시 칭따오에 도착한다.

☞ 현지교통 베이징에서 열차를 이용할 경우 13시간 정도 걸린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면 국내선 항공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 기후 겨울철이라도 온화한 기후가 특징. 가장 추운 1월이라 하더라도 평균온도가 영하로 내려가지 않으며 우리나라 초겨울 날씨 정도로 예상하면 된다.

☞ 쇼핑 특산물은 역시 칭따오 맥주. 이밖에는 대추나 복숭아 같은 과일이 유명하고 자수를 넣어 만든 공예품 등이 있다. 상점은 중산로와 교주로 등에 많다.

☞ 음식 해안도시답게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다. 왕새우, 소라, 생선 등으로 만든 다양한 해산물 요리가 있으며 가격도 우리나라와 비교해 저렴한 편이다.

글·사진 김숙현

입력시간 2002/12/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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