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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접수, 누가 나서고 누가 지휘하나?

사실상의 첫 내각, 인수위 동선 커질 듯

12월19일 제16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국민의 모든 관심은 당선자가 구성하는 ‘첫 내각’에 모아진다. 누가 정권 인수위원회에 들어가고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차기 정권의 윤곽을 어느 정도 어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권 인수위는 노태우ㆍ김영삼 당선자 시절처럼 현직 대통령의 잔여 임기를 감안해 특별한 정치적 활동을 자제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소극적 활동형’이 있는가 하면 IMF 체제이후 환란 극복 등의 시급한 현안이 맡겨진 김대중 당선자 시절 같이 전면에 나서 지휘해야 하는 ‘적극파’로 구분된다.

일단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인수위의 동선(動線)은 궤적이 클 수 밖에 없다. 국가 안팎으로 경제위기는 계속되고 있는 데다 북 핵 문제로 인한 남북문제, 대미문제 등이 주요 과제로 잔뜩 쌓여있기 때문. 여기에다 구 정치세력의 교체와 사실상의 정계 개편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이번에 구성되는 인수위는 사상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예비내각이 될 전망이 많다.

이 후보의 당선은 정권교체에 따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서 큰 변혁이 예고돼 있다. 각 분야에서 인적자원의 대대적인 교체가 불가피하고 이를 진두지휘하거나 적어도 밑그림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인수위의 활동영역은 매우 커지게 된다.

노 후보가 당선되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호남 중심의 민주당 정권이란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전 정권의 핵심 인사 및 주요 보직자들의 교체는 당연한 수순이다. 당 내부에서부터 교통정리가 시작되겠지만 한차례 태풍은 반드시 정ㆍ관계를 휩쓸고 지나가게 돼 있다.

정권이양으로 형식적인 활동에 그친 노태우ㆍ김영삼 당선자 인수위와 자민련과의 공동정부 구성에 따라 인수위도 양분해야 했던 김대중 당선자 인수위에 비해 이번 16대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는 성격부터 전혀 다르다.

차기 정부의 전체적인 색깔을 가늠할 수 있는 인수위원장 인선에서 세부 분과위에 참여하는 인사들이 누구냐에 따라 차기 5년의 향배도 좌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과연 누가 당선자의 수족(手足)으로 인정받느냐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회창 당선자, 전 분야 교체태풍

인수위는 사실상의 첫 내각이다. 당선자와 정치적ㆍ인간적으로 가장 가까운 핵심인사들이 참여하기에 실질적인 실세들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물론 인수위 구성에도 당 내부의 계파를 고려하고 지역안배 및 전ㆍ현직 의원 등의 형평성도 따져야 한다.

하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로 당 내부를 장악한 이회창 후보의 경우 이런 ‘눈치보기’ 인사에서는 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이에 따라 인수위 소속 인사들이 차기 정부에서 핵심 보직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관측은 자명하다. 다만 한나라당 인력 풀 자체가 민주당에 비해 너무 비대한 측면이 오히려 ‘알짜’ 고르기에 고민이 될 것 같다.

서청원 대표는 12월10일 인수위와 관련, “집권시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구성하는 단계부터 정파를 초월해 각계 유능한 분들을 선발하는 대탕평 인사를 실천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정치개혁 의지를 인수위라는 첫 단추부터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흔히 20~30명으로 구성되는 인수위에 선거를 함께 치러내며 동고동락한 전우들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고 당내 인사들과 당 밖의 명망가들을 적당히 혼합하는 선에서 인선이 마무리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단 인수위의 수장인 위원장에는 신경식 대선기획단장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신한국당 시절부터 지근 거리에서 보좌한 경력이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또 6공이후 당ㆍ정의 주요 보직을 맡아 수행하면서 원만한 대인관계 및 정치력을 발휘해 무난한 인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이 후보의 최측근이란 점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다.

당내에서는 김용환ㆍ최병렬 의원 등이 거론된다. 두 의원은 모두 이전 정권에서 장관 등을 역임하고 정당의 대표 및 대선후보로까지 나선 경력이 있어 당내ㆍ외의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 정치인 이미지가 걸림돌이다. 또 하순봉 김덕룡 양정규 의원 등도 물망에 오르지만 행정부 경력이 적고 당내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가신급 참모 경력 등의 이유에서 매력을 끌지 못하고 있다.

당 밖에서 구한다면 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의 이 후보의 학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인 출신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것이고 행정가나 경제인 출신의 깜짝 인사가 낙점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와 여중생 사망사건을 통한 반미감정의 확산 등에 따라 안보ㆍ통일ㆍ외교 관련 전문가도 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 정부 인수위는 이종찬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정무 경제 통일 외교 안보 사회 문화 분과 등으로 나뉘어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번에도 세부 분과위는 지난 인수위의 골격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경제와 외교ㆍ안보 부분이 가장 중요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인수위원 후보로는 일단 선거 때 주요 역할을 무난히 수행해 낸 참모급 인사들과 전 정권에서 행정부 각료 등을 역임한 경력자들이 먼저 손꼽힌다. 서 대표와 김영일 사무총장, 이규택 원내총무 및 권철현 후보 비서실장 등이 일단 당의 골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볼 때 주요 당직자 중에서는 이상배 정책위의장과 김기춘, 이해구, 주진우, 유흥수, 이상득, 김기배, 정의화, 맹형규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또 여성 몫에는 김정숙ㆍ이연숙 의원이 가장 먼저 떠올려 지며, 젊은 층을 겨냥한 남경필 대변인과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김영춘 의원, 김영선 의원 등도 가능하다.

원외에서는 이자헌 김영구 전 의원 등이 형평성 차원에서 참여할 수 있고 입당파 중에서도 강창희ㆍ김원길 의원 등 1~2명이 들어갈 수 있다. 이밖에 당선자와의 교감 및 수시 연락체계를 갖출 수 있게 하기 위해 윤여준 의원과 유승민 여의도 연구소장을 직접 포진할 수 있다.

전ㆍ현직 의원 이후에는 선거전 당에 입당한 특보단과 자문단에서 인선이 이뤄질 수 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출신의 이병기 특보와 언론인 출신의 이종구ㆍ양휘부 특보, 후원회의 본산격인 부국팀 이흥주 특보 등의 인선이 예상된다. 대학 교수들로 이뤄진 자문단에서도 후보와 지근거리에 있는 인사들이 이론가 격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노무현 당선자 “제 색깔내기에 주력할 듯”

노무현 후보의 경우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현 민주당 정권과의 차별성 띄우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적으로도 호남 중심의 인선에서 탈피하고 당 내부에서도 비노(非盧)ㆍ반노(反盧) 세력으로 낙인이 찍힌 인사들은 철저히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호남 민심의 지원을 완전히 모른 체 할 수도 없는 데다 이 후보에 비해 당내 장악력이 일천한 점 등에 따라 중도ㆍ반대편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도 일정 부분 끼어넣는 인선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들은 구색맞추기 용에 불과하고 자기 사람 등용에 따른 새로운 세력 부상을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대내외에 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위 구성에 가장 큰 문제는 1997년의 DJP연합과 같이 국정 공동운영을 밝히고 선거공조에 나선 국민통합21 측의 인사를 과연 어느 정도 포함시키는 데 있다. 정몽준 대표를 아예 인수위원장으로 낙점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는 현실성이 적어 보이고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적극 협력한 인사나 핵심 당직자 중 정 대표가 추천하는 인사가 더러 참여할 수 있다.

먼저 인수위원장에는 국민경선에서부터 줄곧 노 후보를 지지해온 정치적 고문격인 김원기 의원과 정대철 의원이 연상된다. 김 의원이 호남 출신이란 점이 부담이라면 정 의원은 당내 비주류란 점과 전무한 행정경험이 걸림돌이다. 원외 인사에서는 선거 막판 노 후보 적극 지지를 밝힌 김중권 전 의원이 다양한 행정경력으로 돋보이지만 아무래도 노 후보와 김 전 의원 모두 꺼려할 것이 유력하다.

분과위에 참여하는 인수위원에는 대체로 당내 친노(親盧) 의원들 중에 비호남 출신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 DJ 정권 계승자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동교동계나 호남 출신은 가급적 배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선대위에서 핵심 보직을 차지한 인사들의 중용이 예상된다. 조순형 이상수 임채정 이해찬 김경재 이호웅 이재정 허운나 이미경 의원 등이 유력하고 후보 옹립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정동영 추미애 신계륜 신기남 의원 등이 거론될 수 있다.

또 노 후보가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이는 외교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통인 유재건 의원과 청와대 수석 출신의 이강래 의원, 이론가로 꼽히는 정세균 천정배 정동채 의원 등도 물망에 오른다.

여성 몫으로는 ‘여장부’로 알려진 김희선 의원과 노 후보 부인 권양숙씨와 선거운동을 같이한 간호회장 출신의 김화중 의원이 손꼽히며, 노 후보 특유의 개혁색채를 위해 임종석 의원과 허인회 동대문 을 지구당위원장의 발탁도 가능하다. 원외에서는 염동연 정무특보와 언론인 출신의 남영진 특보, 이평수 수석부대변인 등도 참여가 가능하다.

여기에다 국민통합21의 참여 인사로는 정 대표의 입김이 가장 크게 좌우할 수밖에 없다. 정 대표의 분신격인 박진원 단장과 전성철 정책위의장, 정광철 특보 및 홍윤오 대변인의 파견성 합류를 예상할 수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2/12/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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