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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시대] 세대교체 큰 흐름탄 '노무현 號'

[노무현 시대] 세대교체 큰 흐름탄 '노무현 號'

개혁·탈 지역주의 대세, 경제·사회 분야도 지각변동 예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대한민국 호(號)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엄청난 변혁의 물결을 일으키며 항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정치세력의 등장으로 정치ㆍ사회적으로는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한 세대교체의 격랑이 몰아 닥칠 수 있다. 지역적으로는 비록 호남지지를 한몸에 받았지만 현 정권 같은 호남우대는 상상하기 어렵다. 출신지인 PK지역과 호남인사가 적절히 혼합된 상황에서 수도권과 충청권이 두루 배분되는 탈 지역주의식 인사가 유력하다.

진보성향의 재야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이란 점에서 대북ㆍ대미관계를 포함한 국제 외교는 물론 행정, 세제, 교육, 복지 등 내치 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개혁의 태풍은 피할 수 없다. 또 재벌개혁을 천명한 데 따라 대기업 족벌체제의 대수술이 불가피하고,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따라 지방 분권의 목소리도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거세질 전망이다.

노 당선자는 학교 서열화를 철폐하기 위한 교육부와 서울대 개혁을 공언한 바 있어 이에 대한 변화의 바람도 강하게 불어올 태세며 장애인과 여성, 노인 등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는 더욱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20ㆍ30대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탄생된 50대 대통령의 출현으로 이전 대한민국의 리더 층의 붕괴와 함께 젊은 개혁세력이 사회 각계에서 신 주류로 떠오른 데 있다. 노 당선자 역시 구 정치의 낡은 틀을 깨고 당선된 만큼 각료와 청와대 비서진 등의 인선에서부터 상대적으로 젊은 층을 선호할 것이 분명하다.

이번 대선 결과로 ‘노정객(老政客)’들은 대부분 은퇴하거나 비주류로 전락하기 때문에 새 정권의 인재 풀은 50대 이하에서 형성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ㆍ관계의 세대교체는 경제계 및 일반 사회 각계로 전파된다.

곧 사회 전체의 ‘소령화(少齡化)’ ‘청년화’ 현상이 이번 노무현 정권 전체를 조망하는 스펙트럼이 될 수도 있다. 개혁 성향인 이들의 정국운영이 어떤 평가를 받을 지, 노 정권의 향배는 거기에 달려있다.


노무현 체제의 국민통합 정당 출현

정치적으로 여야 각 당은 심각하게 요동칠 게 분명하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도 극렬할 것이고 여야를 막론한 인적자원의 대대적인 물갈이 또한 당연한 수순이다. 먼저 3김씨가 퇴장했고 60대?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도 물러났다. 동교동계의 해체가 불가피하며 후보단일화협의회 출신의 ‘영감님’들도 내몰릴 위기에 놓여 있다. 자연스레 노 당선자 캠프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이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됐다.

당장 당내에서부터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는 변화의 싹이 움트고 있다. 신당은 김원기-정대철 투톱 체제 속에 각계 개혁적 인사를 대대적으로 수혈하면서 지역적으로 영ㆍ호남을 총 망라한 형태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임종석 의원은 “DJ정권 초반처럼 한나라당 의원들의 무분별한 영입은 절대 거부한다”며 “그러나 17대 총선을 겨냥해 여러 인사들의 입당을 위한 문호는 활짝 개방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재창당을 통해 외곽의 틀을 넓혀 놓은 채 입당 희망자들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계산이다.

이 경우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에서 넘어온 인사라도 구시대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개혁성향의 30,40대가 주류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구정치인들로 지목된 인사들은 현역 민주당 의원이라도 아예 합류조차 거부당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권영길 대표가 이끄는 민주노동당과 대선 후보로 나선 김영규 대표의 사회당, 선거전 급조된 민주사회당과 노 당선자 지지를 선언했던 유시민씨의 개혁정당을 흡수ㆍ통합해 거대한 진보ㆍ개혁정당의 출현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지역구도와 3김씨 위주의 보스정치 폐해를 몸으로 실감한 노 당선자 입장에서 보면 한나라당을 보수집단으로 몰아 붙이면서 미국의 민주당-공화당, 영국의 노동당-보수당 식의 보혁 양강체제의 신 구도를 염두에 둘 수도 있다.


한나라당, 집단지도체제로 미봉할 듯

한나라당은 극심한 권력 공동화 현상이 필연적이다. 먼저 당 쇄신위를 구성한 뒤 집단지도체제로 봉합될 가능성이 많다. 일단 17대 총선까지 제1당의 외연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정치인에게 당 지휘권을 전부 맡기기는 힘들다.

신구 세대가 조화를 이룬 최고위원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소장파들의 입김은 더욱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PK지역 출신 의원들은 내심 ‘노무현 호’에 승선하고 싶어할 것이고 당내 개혁파 소장 의원들도 상당수 둥지를 옮길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면 한나라당은 지역적으로 TK와 수도권 일부를 아우르고, 노ㆍ장년층과 젊은 층이 혼재한 ‘중형급 보수정당’ ‘TK중심의 지역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 새로운 지도체제는 당 안팎의 대외적인 환경을 감안, 50대 최고위원에게 힘이 쏠릴 수 있다. 그렇다면 TK를 배경으로 하는 강재섭 박근혜 의원 등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자민련은 김종필 총재가 ‘보수대단결’을 선언하며 사실상 민주당과 한나라당에서 이탈한 이삭줍기에 나섰지만 앞길이 그리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지역적으로는 충청이 중심이 될 전망이나 급격한 세대교체의 바람이 그들의 재 집결을 좌시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 비록 JP의 정치적 수명이 17대까지 연장되긴 했지만 ‘거기서 끝날 것’이란 관측이 더 많다.

국민통합21은 더욱 처지가 곤란하다. 정몽준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풍전등화 상태에서 당의 미래를 예견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수준이다. 납작 엎드려 있는 정 대표는 당 보다 현대그룹을 먼저 걱정해야 할 처지다. 결국 해체는 시간문제다.


성장ㆍ분배에 역점, 재벌규제정책 유지

‘재벌개혁 등 시장의 공정성과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천명한 노 당선자는 경제계에도 심각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총액출자제한제 및 계열회사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 금지 등의 핵심적 재벌규제 제도는 더욱 강화ㆍ유지될 것이고, 주 5일 근무제 도입은 노사합의 이전 선(先) 제도도입 후(後) 문제점 보완 식의 수순을 밟게 된다.

노 당선자는 또 비정규직 차별임금 해소와 여성근로자 정규직 채용 확대 및 일자리 250만개 창출 등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대기업 영업 환경은 시장논리에 맞춘 규격화 및 통제화로 유도하면서도 이와 별도로 신규 직원 채용은 강요하는 다소 모순된 방향으로 흐를 전망이 많다. 이 경우 구조조정을 통한 중ㆍ장년 층의 퇴출이 불가피하다.

일반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딱히 노 당선자를 도와준 재벌 및 대기업은 눈에 띄지 않는다. 또 특별히 노 당선자의 눈밖에 난 재벌그룹들도 별로 없다. 다만 현대그룹 내부에는 대북 정책의 지속성을 위해 일정 부분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이끄는 현대중공업도 속해 있어 앞으로 현대가(家)의 미래가 관심거리다.

그 밖의 기업들에 대해서는 노 당선자가 이전 정권들보다 훨씬 자유롭게 대할 수 있어 경제계의 긴장도는 더해가고 있다.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강조한 점에서 세제(稅制)에 대한 폭 넓은 수술도 예고돼 있다. 증여세와 상속셈?유형별 포괄주의 채택으로 일정 부분 상승이 예상되며, 의사 변호사 등을 비롯한 중규모 이상 자영업자 등에 대한 소득세 징수가 예전과는 다른 식으로 시스템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 7% 달성과 국민 70% 중산층시대’를 내세운 노 정권의 경제분야는 개혁과 영 파워의 바람을 타고 정치에 못지 않은 거센 풍랑이 점쳐진다.


행정수도 이전문제 노정권 최대이슈

북핵 문제란 현안이 노 당선자의 첫 외교적 당면과제이다. 이의 해결과정을 지켜보면 향후 노 정권의 대미(對美) 대일(對日)관계 기조를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노 당선자는 햇볕정책을 유지하며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의사를 밝힌 바 있어 대북관계는 정치적 화해와 경제적 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동반자적 자세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미 관계에 대해서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일단 ‘당당하고 자주적인 외교’를 주장하며 “미국에 굽실굽실 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이전보다는 북한문제를 놓고 일정 부분 대립양상을 띨 게 분명하다.

또 SOFA(주둔군지위협정) 개정과 용산 기지 이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와 이 부분에서도 미국과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외교적ㆍ안보적 문제가 경제문제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학벌주의에 시달려 온 노 당선자의 경우 교육개혁도 우선 순위에 올라있다. 교육행정 분권화와 자율화 추진, 학교운영위 권한과 기능 강화, 대학입시의 대학 자율결정 등의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고교평준화 유지와 공교육내실화 방안이란 원칙 위에 내세운 방안이지만 철저한 검증 없는 제도 도입은 ‘이해찬 1,2세대’등으로 요약되는 교육계 혼란에 이어 자칫 ‘노무현 1,2…세대’라는 역풍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엄존하기 때문이다.

또 선거막판까지 공방을 벌였던 행정수도 이전의 성사여부는 노 정권의 생사를 가늠하는 가장 큰 관심사다. 충청도내 어느 한 곳을 선정하면서부터 불거질 해당 지역의 지가(地價) 상승에서 상대적인 폭락이 예상되는 경기 과천 지역과의 균형감있는 부동산 정책이 요구된다. 당연히 지역 주민들과 해당 지역 상인들의 반발 무마가 넘어야 할 산이다.

이어 청와대와 국회 및 행정부가 내려가면 각 정당과 정부투자기관 및 외국 대사관들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일반 기업은 물론 금융기관 및 언론사 등 전 분야의 본부 이전 내지는 ?의 본사식의 무게중심 이동이 불가피하다. 행정 수도가 정착될 때까지 경제계를 포함한 사회 전체의 이분화된 고비용식 운영이 예상된다.

서울과 해당 지역을 오가는 차량의 증가로 인한 도로확보도 전제되어야 하며 고속철 이외의 철도 등 대중교통 수단 확보도 문제다. 근무처로 아예 이주하는 사람들보다 자녀 학교 문제 등으로 서울에서 출ㆍ퇴근 하려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수 있다.

이 경우 고속도로는 출퇴근 시간대가 온통 주차장화 할 수 있다. 이런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사진 제시가 급선무다. 착공이 급한 게 아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2/12/2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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