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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본 2002년 방송 연예계

되돌아 본 2002년 방송 연예계

성상납·조폭자금 유입 등으로 만신창이

2002년 올 한해에도 방송계에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났고 그로 인한 방송계 지형 변화가 초래됐다. 또한 대중의 취향과 인기에 따라 판도가 급변하는 연예계에서도 대중의 시선을 잡은 스타가 있는가 하면 대중의 시선 밖으로 밀려난 사라진 별들이 있었다.

우선 방송계에서 올 한해 가장 큰 일은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 라이프의 출범이다. 위성방송은 지상파 TV와 케이블TV 양립 시대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왔다.

올해 3월 1일 86개 비디오 채널과 60개 오디오 채널 등 모두 146개 채널의 위성방송 전파를 발사하면서 시작된 디지털 위성방송은 뉴미디어 다채널 방송 환경을 조성했다는 방송사적 의미 외에 방송과 통신의 융합시대를 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채널별 차별화를 기할 수 있는 콘텐츠 부족과 고선명 고화질의 HDTV의 보급 미비로 디지털 위성 방송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으나 방송계의 혁명의 총아로 주목받고 있다. 12월 현재 50만명이 가입해 위성방송을 시청하고 있으며 2003년에는 10개의 비디오 채널이 추가 방송 될 예정이다.


대형 연예기획사에 철퇴

방송, 연예계에 올해 가장 큰 충격은 지난 1990년과 1995년에 이은 검찰의 방송연예계 비리 수사. 대형 연예 기획사가 방송계 인사들에게 건넨 음반 홍보비 문제가 발단이 된 방송연예계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수사가 시작됐던 7월만 해도 방송연예계의 판도를 바꿀 핵폭풍으로 예상했으나 수많은 의혹만 남긴 채 MBC 김모PD 등 13명을 구속기소하고 12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해외로 달아난 SM엔터테인먼트의 주주 이수만씨 등 11명을 지명수배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관심을 모았던 성상납, 폭력조직 자금의 연예계 유입, 주식로비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수사에서는 연예 산업의 최대 강자로 부상한 대형 연예 기획사들이 자금력과 인맥을 동원해 방송을 통한 자사소속 연예인들의 스타 만들기를 독점하고 있는 불공정한 거래가 적나라하게 밝혀졌다.

하지만 방송연예계 관계자들과 시청자 단체에서는 검찰의 이번 수사를 계기로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음성적 거래 등을 차단할 수 있는 구조적인 장치 마련을 바라고 있으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유독 월드컵, 아시안게임, 대통령 선거 등 대형 이벤??많았던 올해에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들의 이벤트 중계를 둘러싼 시청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월드컵에선 차범근 해설위원을 내세운 MBC가 내용면과 시청률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이밖에 남북방송교류도 활발하게 전개됐는데 KBS교향악단의 평양공연이 이뤄졌는가 하면 MBC의 이미자 등 대중가수들의 평양 공연이 남북한에서 방송되는 의미 있는 일도 있었다. 또한 올 들어 방송된 KBS대하사극 ‘제국의 아침’타이틀 장면이 백두산에서 직접 촬영돼 드라마 교류의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야인시대ㆍ대망 등 높은 열기

여전히 방송에선 드라마의 강세가 이어졌는데 특히 사극과 시대극의 인기 쏠림 현상은 올해에도 식을 줄 모르고 지속됐다. 방송 내내 인기 고공비행을 하다 2월에 끝난 ‘태조 왕건’은 올해 시청률 면에서 1위를 기록했고 뒤 이어서 김두한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야인시대’가 시청률 2위를 차지했다.

‘뭬야’등 숱한 유행어와 여인들의 권력 암투를 자극적으로 그려 인기를 모은 ‘여인천하’ ‘여명의 눈동자’‘모래시계’콤비인 송지나 작가와 김종학 PD가 손잡고 만들고 있는 ‘대망’, 스타 연기자 김혜수가 출연하고 있는 ‘장희빈’ 등이 시청자의 눈길을 끌거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극들이다.

올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인 드라마로는 배용준 최지우 신드롬을 일으킨 ‘겨울연가’, 여 선생과 고교생 제자의 사랑을 그린 ‘로망스’, 가수 장나라에서 연기자 장나라의 스타 탄생을 가능하게 한 ‘명랑소녀 성공기’, 아버지의 가족 배신과 이복 자매의 애증관계를 그린 ‘인어 아가씨’등이 있다.

한편 1980년 10월부터 방송돼 한국 방송사상 최장수 드라마로 기록됐던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가 소재빈곤을 이유로 12월 종영해 많은 시청자들이 안타까워 했다. 올해 드라마 분야에선 SBS가 강세 현상을 보였고 KBS는 현상유지, MBC는 열세를 면치 못했다.


한ㆍ일, 한ㆍ중 방송교류 활발

2002년 들어 연예계에 뚜렷한 현상 중의 하나가 여의도를 떠나 충무로 만을 고집하던 배우들의 브라운관 복귀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연이은 실패와 파격적인 방송 출연료 보장 등이 스크린 스타들의 안방극장 복귀 현상을 부채질했는데 ‘별을 쏘다’의 전도연, ‘장희빈’의 김혜수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복귀는 기대 했던 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01년까지 중국과 동남아에서 거세게 일었던 한류 열풍은 올 들어 주춤한 상태다. 한류 열풍의 진원지와 견인차 역할을 했던 드라마가 천편일률적인 트렌디 드라마의 내용으로 인해 점차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인기를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올 들어 MBC가 일본도쿄방송(TBS)과 후지TV와 공동 제작한 ‘프렌즈’와 ‘소나기’를 제작ㆍ방송해 한일 양국 방송교류가 드라마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고 안재욱이 중국의 CCTV가 제작한 ‘아파트’에 주연으로 나섰으며 가수 겸 연기자 이정현과 탤런트 차인표가 각각 중국에서 제작하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한국 연기자들의 중국 진출이 점차 늘고 있다.

2002년 연예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연기자는 가수로 연예계에 데뷔해 MC 연기자로 나서고 있는 장나라다. 그녀는 시트콤에 나와 엽기스러운 모습을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인정을 받아 트렌디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에 장혁과 주연을 맡아 코믹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당찬 시골처녀 역을 소화해 내 연기자로서도 인기를 끌어 스타 반열에 올랐다.

장나라는 이 여세를 몰아 충무로에 진출해 첫 출연작 영화에 3억원이라는 엄청난 출연료를 보장받는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장나라ㆍ장서희 스타 자리매김

장나라에 비견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남자 탤런트는 꽃미남의 전형이자 ‘살인미소’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김재원이다. 그는 지난해 시트콤 ‘허니 허니’와 시추에이션 드라마 ‘우리집’에 나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여 선생을 사랑하는 남자 고교생으로 나온 ‘로망스’로 인해 여학생들의 우상으로 우뚝 서면서 인기 정상에 올랐다.

그 동안 사극 등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린 안재모는 ‘야인시대’에서 젊은 김두한역을 맡으면서 신세대 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류승범 조인성 손예진 등도 각종 드라마 출연으로 신세대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에 비해 늦깎이 스타도 있다.

올 한해가 연기 인생에 큰 의미로 다가오는 중견 연기자 장서희다. 그녀는 연기자 데뷔 10년 동안 조연으로 머물며 무명의 설움에 시달리다 MBC 일일 드라마 ‘인어 아가씨’에서 주연을 맡아 스타로 발돋움 한 연기자다.

이렇듯 떠오르는 스타가 있째?하면 사라지는 스타가 있다. 올 한해 가장 안타까운 일은 미디 황제 이주일의 사망이다. 지난해 폐암 발병 사실이 알려진 이후 금연운동을 왕성하게 펼쳤던 그는 결국 8월 웃음의 무대를 하늘나라로 옮겼다.

오랜 무명생활 끝에 사랑을 받은 그였기에 폐암으로 그가 죽자 선후배 코미디언뿐만 아니라 그의 코미디 연기에 시름을 덜었던 많은 서민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황수정ㆍ성현아 마약으로 추락

대중적인 이미지의 창출과 연기력, 외모 등으로 스타 대열에 선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대중의 시선 밖으로 사라진 스타들도 있다.

개그맨으로 그리고 쇼프로그램 진행자로 철옹성 같은 인기를 누리며 영화제작자로 나서 성공을 거둔 서세원은 방송연예계 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도피해 대중들의 질타의 소리를 듣고 있으며 가수로 활동하다 최고의 연예기획자로 변신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황태자라 불렸던 이수만도 검찰의 수사로 해외에 도피중이다.

지난해 마약복용으로 엄청난 파문으로 시청자의 싸늘한 시선을 받아야 했던 황수정처럼 올해도 연예인 마약사건으로 인해 탤런트 성현아가 구속돼 인기 추락을 겪었다.

또한 채시라 최진실 등 30대 스타들은 결혼과 출산 때문에 공백기를 가진 뒤 드라마에 복귀했지만 예전의 인기를 얻지 못했다. 특히 최진실은 야구 스타 조성민과의 결혼 2년만의 파경으로 인해 인기 전선에 이상이 생겼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 knbae24@hanmail.net

입력시간 2002/12/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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