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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즐겁다] 삼척 하장 댓재덕장

눈이 오려고 하늘이 꼼지락 거리는 날이면 떠오르는 고장이 있다. 동해바다를 향해 우람하게 치솟은 백두대간 아래 산마을 하장. 행정 구역은 삼척시에 속해 있으면서도 백두대간 서쪽에 있어 강원도 산골의 오지 정취를 간직한 곳이다.

그곳엔 겨울 내내 눈이 오고, 그 눈들이 쌓이고 쌓여 동화의 마을이 된다. 댓재에서 불어오는 큰바람을 맞으며 황태는 겨울을 난다. 무심코 던진 조약돌처럼 밭 가운데 띄엄띄엄 놓인 집들은 처마부터 마당까지 겨울 내내 눈을 이고 있다.

한강의 발원지가 되는 검용소는 추운 겨울에도 어는 법 없이 울컥울컥 맑은 물을 토해 낸다. 집도, 마을도, 밭도, 산도 온통 하얀 설국의 땅 하장. 겨울만 되면, 함박눈이라도 쏟아질 모양으로 하늘이 흐린 날엔 하장에 가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하장으로 찾아가는 길목은 정선군 임계면이다. 임계에서 하장을 거쳐 태백으로 가는 35번 국도를 따라 간다. 길 곁에 검용소에서 발원한 골지천이 마주 달린다. 옹색하게나마 들이 있고, 들을 감싼 산이 있다.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기도 하고 더러는 빈 들판에 홀로 놓여 있기도 하다.

산들은 병풍처럼 가파른 비탈을 이루기도 하고, 더러는 소잔등처럼 순한 모습을 하기도 한다. 그런 산과 마을과 들을 즐기며 30분쯤 달리면 하장에 닿는다.

삼척시에 속한 하장은 광동댐이 들어서면서 모양이 많이도 변했다. 수백 가구가 대처로, 이주단지로 쫓겨났다. 그나마 남은 땅이 하장 면소재지의 전부가 되었고, 면 소재지라고 해야 100여 가구가 조금 넘는 정도다.

하장에서 태백으로 4km 가면 삼거리다. 왼쪽 댓재를 넘는 424번 지방도를 따라 6km쯤 가면 길가에 열 지어 선 황태덕장이 눈에 든다. 댓재에서 불어오는 큰바람 맞고, 겨울 내내 퍼붓는 함박눈 맞으며 노릇노릇하게 여무는 황태들이다. 이곳의 황태는 대관령이나 진부령과 달리 머리가 없다. 제삿상에 올라가는 명태포나 채로 쓰는 것이라 머리를 따서 말린다.

황태는 날씨가 추워야, 눈이 많이 와야 맛이 좋아진다. 날씨가 푹 하고 해가 많이 나면 명태 속의 수분이 증발해 돌덩이처럼 딱딱해진다. 눈이 많이 오면 눈의 물기를 흡수하고, 날이 차가우면 수분이 안에서 꽁꽁 얼어 한결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물기에 흠뻑 젖은 손이 금방이라도 떨어져나갈 것 같은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명태를 줄에 꿰어서 덕장에 거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겨울이라고 움츠리던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한다. 댓재에서 황태를 말리는 풍경은 12월말부터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볼 수 있다.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

댓재는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하다. 새해 첫날이면 백두대간 마루에서 동해로 솟는 해를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기도 한다. 주변에 민박집도 두어 곳 있다. 산골마을의 정겨운 인심도 남아 있어 하룻밤 쉬어가도 좋다.

댓재덕장에서 돌아 내려와 태백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산골의 정겨운 풍경이다. 10km쯤 가면 오른쪽으로 검용소로 가는 길이 나온다. 골짜기가 비좁아 언뜻 보기에는 금새 끝이 보일 것 같지만 들어가면 갈수록 계곡이 넓어지고 점점 깊어지기만 한다. 지붕마다 눈을 가득 이고 있는 집들의 대부분은 사람이 떠난 빈집으로 쓸쓸하기만 하다.

그 길을 6km 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검용소까지는 10분쯤 걸어야 한다. 개울을 건너고 산허리를 돌아나가면 푸른 이끼가 바위를 감싼 검용소가 나온다.

한때 한강의 발원지는 오대산 우퉁수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측을 해본 결과 태백시 창죽동 금대산 중턱에 자리한 검용소가 약 50km 더 긴 것으로 확인되어 한강의 발원지로 인정받게 됐다. 검용소는 한강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려고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간 자리라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인지 검용소는 마치 살아있는 용이 꿈틀거리는 모습이며 굴곡진 암반 사이로 맑고 깨끗한 물이 기운차게 흘러내린다. 땅속으로 스며 흐르던 물이 검용소에서 갑자기 솟구쳐 이끼 낀 바위들을 할퀴며 쏜살같이 흘러내린다. 한겨울에도 어는 법이 없는 검용소의 물을 손으로 움키어 마시면 내장이 찌르르 울린다.


▶ 가는길 하장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가 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까지 가서 35번 국도를 따라 삽당령-임계를 거치는 방법이 있고, 영동고속도로 진부IC로 나와 오대천을 따라 가는 33번 군도를 따라 정선까지 간 후 42번 국도를 이용해 여량-임계를 거쳐가는 방법이 있다.

시간은 강릉을 경유하는 것이 빠르지만 강원도의 속내를 제대로 보려면 진부로 빠져 나와 여량을 거쳐가는 것이 좋다. 도로가 눈길로 변하지 않을 경우 하장까지는 서울에서 4시간 30분쯤 걸린다.


▶ 먹을거리와 숙박 하장은 기껏해야 100여 호가 살고 있는, 면 소재지 치고는 아주 작은 곳이다. 가게라고 해야 꼭 필요한 것들만 하나씩 있는데, 몇 집 안 되는 음식점 가운데에서도 포장마차 민물매운탕(033-553-2107)의 민물 매운탕은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다.

골지천 맑은 물에서 잡는 고기만을 사용하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잡어 매운탕이 특별하다. 산초가루를 적당히 뿌려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없앴고, 찰지게 반죽한 수재비를 덤으로 즐길 수 있다. 한 냄비 뚝딱 해치우고 나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눈밭을 헤매느라 꽁꽁 언 몸이 금새 풀리고 만다. 잡어 매운탕 1만5,000원에서 2만5,000원 한다.

하장 면 소재지에는 허름한 여인숙 몇 곳과 파크장(033-554-1234)이 있다. 최근에 지어진 파크장은 시설이 괜찮아 하룻밤 묵어 가기 좋고, 댓재 정상 근처에 민박집이 두어 곳 있다.

입력시간 2002/12/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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