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스쿨] 비만환자, 고기는 먹어도 된다

42세의 직장인인 최모(남자, 172cm, 78kg) 부장은 보통 아침에 밥 한 공기에 국과 김치로 식사를 하고 점심에는 회사 근처 식당에서 국수 또는 냉면으로 식사를 하며 저녁은 집에 와서 역시 밥 1공기에 김치와 몇가지 반찬을 곁들여 식사를 한다.

이처럼 평소에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지만 고기도 좋아하여 1주일에 1~2회는 저녁에 회사 동료나 친구와 함께 불고기나 삼겹살 2인분 이상과 소주를 1~2병 마신다. 회사 일로 바빠서 운동은 별로 하지 못하고, 최근 1년간 배가 나오고 체중이 5kg이나 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심한 피로감과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직장 신체 검사에서 혈압이 높으므로 살을 빼라는 얘기를 들었다. 최 부장은 이후 기름진 음식은 철저히 줄이고 외식마저도 삼갔는데 오히려 뼈마디가 아프고 속도 쓰리고 힘이 더 없어져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필자에게 상담을 의뢰하였다.

우리 몸의 세포는 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단백질로 되어있다. 이처럼 단백질은 매우 중요한 영양소로 팔 다리의 근육, 위장, 심장, 간장과 혈액, 각종 효소, 호르몬, 항체, 체액의 균형 유지 등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은 그대로 정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일정한 속도로 분해되어 소실되고 동시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합성작용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

체내에서 분해되는 단백질은 대변, 소변 또는 땀을 통하여 체외로 배설되며, 그 외에도 피부표면의 소실, 손톱, 발톱 및 모발 등에 의한 손실도 일어난다.

또한 식도에서 항문에 이르는 9m의 소화관 내막(점막)도 하루에 1/4씩 탈락과 재생이 반복되는데 이 과정에서도 단백질이 필수적인 구성 성분이기 때문에 매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위벽이 손상되어 식전 또는 음주 후 속쓰림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식사로 단백질이 적절하게 보충되어져야 하는데 음식으로 공급된 단백질은 이용되고 남는 부분이 몸에 저장이 되지않고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매일 식사로 적어도 한 끼는 양질의 단백질(고기, 생선, 콩 등)을 일정량 섭취하여야 한다.

최 부장은 평소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며 외식으로 가끔 육식을 많이 하지만 저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단백질의 균형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운동부족으로 체중이 늘어서 심한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판단된다.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은 약 20가지이다. 이중에 인체에서 합성을 못하는 8가지의 아미노산을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하며 반드시 식사로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이 영양학적으로 질이 좋다는 것은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고르게 충분히 들어있는 것이며 하나의 필수아미노산이 없더라도 자동차 조립시의 부품과 같아서 체내의 단백질합성이 안되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의 20~30%는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지고 있거나 잘못된 단백질 섭취습관으로 양질의 단백질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단백질 부족으로 인하여 OECD 국가 중 결핵 유병률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 식생활에서 단백질의 질적 보강 방법을 예로 들면 곡류 및 두류의 혼식과 곡류와 동물성 식품의 동시 섭취를 들 수 있다. 곡류서 주로 부족되는 아미노산은 쌀과 콩류를 혼합하거나 동물성 식품을 함께 섭취함으로써 보강할 수 있다.

하지만 동물성 단백질이 우리 몸에 좋다고 해서 너무 많이 먹으면 경제적으로도 손해(고기 1kg 생산에 7kg의 곡물사료 소요)일 뿐만 아니라 통풍이나, 골다공증이 오기 쉽고, 당뇨병 환자에서는 신장합병증을 일으키고, 육류, 계란 등에는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동맥경화증(심장병, 중풍)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비만을 치료하려고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단백질을 줄이면 건강에 오히려 부담이 된다.

최 부장은 과도한 탄수화물섭취와 운동부족이 비만의 원인이지 고기를 많이 먹어 비만이 생긴 것이 아니다. 끝으로 단백질과 지방은 적게 먹어도 안되지만 많이 먹어도 문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식생활 구조로 볼 때 오히려 단백질은 부족한 상태임을 명심해야 한다.

입력시간 2003/01/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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