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별을 쏠 것인가?

2003년에 뜰 연예계 예비스타들

2003년 새해게 밝았다. 올 한해도 브라운관 스크린이라는 하늘에서 신성들이 떠올라 빛을 발할 것이다.

또한 방송과 영화에서 이미대중의 가슴을 환하게 비춰줄 빛을 발산하고 있는 거성들 역시 보다 강력한 빛을 내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할 것이다.

대중의 취향과 기호 그리고 관심의 강도는 끊임없이 변하기에 어제의 스타는 오늘의 스타의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또한 단 한편의 드라마와 영화로 인해 대중의 환호를 받을 수 있기에 어제의 무명신인이 오늘의 스타로 부상할 수도 있다.

요즘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 창출이 스타화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연예계 판도는 더더욱 안개속이다. 여기에 스타 시스템의 한 축을 구축하고 있는 연예 기획사들의 지형 변화는 올해의스트 제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검찰의 연예계 비리 수사와 대형 기획사의 붕괴에 따른 개인형 매니지먼트사로의 이합 집산은 또 다른 스타 탄생을 예고한다. 또한 만응 엔터테이너를 표방하며 연기자는 가수로, 가수는 연기자로의 영역 파괴가 홯발하게 이어지는 것도 연예계 스타 탄생의 판도를 변화시키는 용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 탄생의 가장 큰 요인은 드라마나 영화의 흥행성이나 작품성에서의 성공이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작품의 성공과 스타 탄생은 맞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문화적 소구력이 강한 10대들의 관심을 끌어야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고 스타로 부상할 수 있다.

물론 뛰어난 연기력과 독창적인 연기 세계와 이미지를 구축, 특정한 마니아층을 확보해 스타로 비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와 스타 탄생의 요인들로 인해 올해도 분명 대중의 사랑을 받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것이다. 또한 스타로 부상하 연예인들의 부침이 심하게 요동칠 것이다. 올 한해 예상되는 신인들의 스타로의 비상 전망과 기존 스타들의 수성 여부를 예상해 보는 것은 대중문화를 폭 넓게 바라볼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준다.


김정화, 서민정 등에 주목

1961년 KBS가 첫 전파를 쏴 올림으로써 시작된 TV방송은 우리 스타 양산의 가장 큰 원천이었고 스타의 인기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대중매체다. 물론 영화에서도 스타는 탄생하지만 시장규모의 협소 등으로 텔레비전에서 배출한 스타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다.

근래 들어 영화 시장의 확대와 방송 제작 환경의 열악함 그리고 배우의 독창적인 연기세계 구축이라는 다양한 요인으로 영화만을 고집하는 배우들이 늘고 있었으나 최근 한국형 블로버스터의 연이은 실패, 드라마의 제작환경 개선과 출연료의 폭등, 그리고 대중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브라운관과 스클린을 오가며 활동하는 배우들이 많다. 텔레비전에서 부상할 것으로 보이는 스타 예비 군단을 살펴보면 남자 신인들보다 여자 신인들이 눈에 뜨인다.

어느 사이 시트콤은 예비 스타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성인 시트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 안방에 전달되는 시트콤은 10~20대를 겨냥하는 청춘 시트콤이 대부분인데다 연기자들이 세밀하고 정교한 연기력보다는 이미지와 신세대적 감각에 호소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동안 박경림 장나라 양동근 등이 시트콤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것을 보년 이러한 현상의 실체를 알 수 있다. 제2의 장나라를 꿈꾸며 시트콤을 통해 올해 뜰 것으로 보이는 예비 스타군은 MBC '뉴논스톱'의 김정화 정다빈, SBS '똑바로 살아라'의 서민정, 방송이 끝난 SBS '오렌지'의 한은정이다.

이들은 시트콤을 통해 연기자로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킨 다음 오락 프로그램 등의 MC로 나서고 트렌드 드라마나 일반 드라마에 출연하는 스타화의 길을 걷고 있다. 큰 키에 섹시함이 깃든 김정화는 1월초부터 방송하는 SBS '태양속으로' 에 주연급으로 캐스팅 됐고 귀여운 이미지의 정다빈은 MBC 미니 시리즈 '삼총사'에 출연해 트렌디 드라마 연기를 선보였고 '명랑소년 성공기' '순수의 시대'에서 악녀이 역할을 선보인 뒤 시트콤을 건친 한은정은 SBS 주말극 '흐르는 강물처럼'에 출연해 신인 티를 벗고 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등 코너 MC로 지난해 방송을 시작한 서민정은 깜찍한 외모를 바탕으로 시트콤에 출연하고 정통 드라마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들은 나름의 개성과 외모로 스타의 자리를 넘보지만 스타로 가는 길에 극복해야할 과제가 있다. 한결같이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사와 표정처리가 여전히 부자연스럽고 캐릭터 소화력이 높지 못하다.

이에 비해 신인치고는 차분하고 세밀한 연기력을 보이는 수애와 장신영은 각각 단막그 한편 출연과CF출연으로 주말극과 일일 드라마에 주연급으로 캐스팅 된 예비 스타다. 차분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무장한 수애와 장신영은 각각 MBC 주말극 '맹가네 전성시대'와 SBS 일일극 '해뜨는 집'에 나와 열연하고 있지만 카리스마의 부족으로 인해 강인한 인상을 주지 못한 것이 흠이다.


손예진, 장나라 인기예감

내일의 스타를 꿈꾸는 남자 신인들로는 '맹가네 전성시대'의 류수영, MBC 일일극 '인어 아가씨'의 김성택, SBS 사극 '대망' 조현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7년의 무명 끝에 일일극 주연으로 대중의 시선을 잡은 김성택과 준수한 외모로 젊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류수영과 조현재는 스타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예비스타다.

일본에서의 아이돌 스타 가수들처럼 노래와 연기를 겸업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수들의 연기자로서의 변신 성공도 스타 판도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 선두에 SES의 유진과 핑클의 성유리가 있다. 이들은 지난해 각각 트렌드 드라마 '러빙유'와 '나쁜 여자들'에 출연해 연기자로서 선을 보였다. 하지만 가수로의 인기를 바탕으로 연기자로 나섰지만 연기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연기자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화제의 드라마나 영화로 인해 스타로 부상한 신세대 연예인들의 스타 자리 유지 여부다. 요즘 자고 나면 사라지는 반짝 스타들의 수가 날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인기를 유지하며 스타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스타로의 비상보다 더욱 더 어려워지고 있다.

드라마 '로망스'로 10대 여학생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살인미소'의 전형으로 불려진 김재원, 소수의 마니아층으로부터 심도 깊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에서 반항하는 젊은이의 내면적 연기를 농밀하게 펼친 양동근, '야인시대'에서 젊은 김두한 역을 해 스타덤에 오른 안재모, 그리고 '피아노'에서 반항적인 연기를 펼친데 이어 '별을 쏘다'에서 대스타 전도연과 주연으로 나선 조인성, '여자만세'에서 귀여운 케릭터를 선보여 눈길을 끈 권상우, 드라마 '화려한 시절'에서 대중성을, 영화 '품행제로'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류승범 등은 올 한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비여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명랑소녀 성공기'로 가수로서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 성공을 거둔 장나라, 드라마 '대망'과 영화 '연애소설'로 연기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손예진, 신세대적인 이미지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개성적인 연기를 펼치는 신민아, 영화 '박하사탕'에 이어 지난해 개봉된 영화 '오아시스'의 출연으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각종상을 휩쓸며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는 문소리는 올해 연예계의 젊은 신성으로서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이미지 창출에 투자해야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냉정하기 그지 없다. 만약 한두편에서 실망스런운 캐릭터 표출이나 연기를 한다면 곧 등을 돌리기 때문에 이들의 향후 연기 행보는 이들의 스타로서 장수하느냐의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기에 스타로서 비상할때보다 더 많은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

스타들이 많이 탄생하는 것은 우리 연예계의 미래를 밝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스타의 출연은 그만큼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물의 발전과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스타 그리고 생명력 있는 스타는 단순히 한편의 작품 성공으로 대중성을 확보하는 것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외모와 연기력, 인기, 스타성 그리고 대중의 선호하는 이미지 창출력 등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책무와 의미를 느낄 때 진정한 스타가 된다.

올 한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빛낼 스타들은 애드가 모랭의 말의 의미를 체화했으면 한다. '스타는 지식제공자일 뿐만 아니라 인격 형성자이며 선도하는 자'라는 말을.

입력시간 2003/01/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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