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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영어 교육, 어떻게 시킬까?

영어조기교육 정보 홍수 속 자녀에 맞는 지도법 찾기

자녀에게 영어 교육을 ‘어떻게’ ‘얼마나’ 시킬 것인가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와 같다. 겨울 방학을 앞두고 잘 가르치기로 소문난 학원의 인기 강좌들은 이미 마감한지 오래이며, 그 수업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학생만으로도 한 두 클래스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가히 영어 광풍이란 말이 실감난다.

영어 사전을 찢어 먹거나 베고 자면서 공부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괴기 소설에나 어울림직한 그런 모습 대신, 다양하고 진보된 공부 방법이 하루가 다르게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97년 영어가 초등학교 정규 교과로 채택된 이후 유 초등학교 영어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규모가 확산되어 현재 전국에 약 6,000여 개의 영어 학원이 성업 중이라고 업계는 추정한다.

불황에도 여전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영어 조기 교육에 대한 찬반 논의는 무성하지만 일단 발등에 떨어진 불은 무엇으로든 꺼야 하는 것이 부모들의 처지다.

한 달에 55만∼100만원 어치의 영어 과외를 시키는 부모가 있다는 일간지의 사회 고발성 기사들도 이들 부모에게는 상대적 빈곤감과 불안만 가중시킬 뿐 무엇을 어떻게 시켜야 좋은 것인지 아무도 명쾌한 답을 제시할 순 없다. 열심히 모은 정보와 내 아이의 능력, 성격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방법을 택해야 할 것이라는 게 진부하지만 핵심에 가까운 답일 것이다.


프랜차이즈 학원들 교재와 커리큘럼에 일관성

국내 어린이 영어 학원의 선두 주자격인 ECC 영어 교실이 1992년 문을 연 이후 원더랜드, 키즈잉글리쉬, 리틀디즈니랜드, 이와스어학원, 키즈클럽 등 전국적인 직영점과 가맹점을 갖춘 프랜차이즈 영어 학원이 수 십 개에 달한다.

이들 프랜차이즈 학원의 특징은 교재와 수업 방식에 일관성이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강사와 교재, 커리큘럼, 운영 노하우를 본사에서 제공받기 때문이다. 서울 목동에서 초등학교 2, 4 학년의 두 자녀를 키우는 박모(38)씨는 “ 사실 교사의 경력이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엄마들이 쉽게 알 수 없잖아요.

아무래도 이름 있는 학원에서 좋은 강사를 쓸 것 같은 믿음이 생기니까요”라고 프랜차이즈 학원을 선호하는 이유를 말했다.

최근엔 차별화 된 프로그램을 내세워 학부모들에게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 학원들도 있는데, 영어 연극을 통해 영어를 가르치는 이른바 에듀테인먼트 학습(놀이와 학습을 접목시킨 교육 방법), 수학이나 과학 등 영어 외의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방식,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를 교재로 택해 가르치는 방법 등 다양한 시도가 행해지고 있다고.

특히 미 초등학교 교과서는 찾는 학부모들이 폭발적으로 늘자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을 정도이다. 가격은 도서 구성에 따라 30만∼45만원 선으로 만만찮은 값이다.

하지만 국정교과서 제도가 없는 미국은 교과서 역시 수업에 필요한 수많은 주ㆍ부교재 중의 하나일 뿐이며, 미국 교과서는 영어를 제2 외국어로 배우는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닌 원어민을 위해 개발된 교재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후발 학원들 중에선 화려한 인테리어에 영어 도서관, 실내 놀이터, 테마 파크 등을 갖춘 곳도 있다. “일단 어린아이들이 와보고 좋아해야 교육 성과도 기대할 수 있는 거죠. 온통 책상과 의자로만 둘러싸인 딱딱한 분위기의 학원에 공부하러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습니까” 송파구에서 프랜차이즈 학원을 운영하는 심해영(43)씨의 말이다.

하지만 현란한 인테리어에 너무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될 듯하다. 그 비용 역시 학부모들의 호주머니 속에서 나가게 되는 셈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말이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학원이 1시간30분씩 주 3회 수업에 18만∼26만원, 2시간 주 3회 수업에 22만∼40만원선의 수강료를 받고 있다. 같은 이름의 학원이라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수강료가 조금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


교습법 개발로 틈새시장 공략하는 일반 학원

브랜드가 잘 알려진 제품을 사면 왠지 안도감을 느끼는 심리와 프랜차이즈 학원을 택하는 심리는 그 맥을 같이 한다. 프랜차이즈 학원에 비해 아무래도 인지도가 떨어지게 마련인 일반 대ㆍ소규모 학원들은 그 틈새에서 살아 남기 위해 저마다 개성 있는 교습법을 개발해 인기몰이에 힘쓰는 곳이 상당수다.

서초구의 한 학원은 강사진 전원을 캐나다와 미국 초등학교 교사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채용해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광진구의 한 학원은 정신이 나갔다는 의미의 속어인 또라이를 거꾸로 한 ‘이라또’ 영문법이라는 초등학생 대상의 영문법 강좌를 열어 학부모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한다.

문법 강의임에도 불구,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까지 80여 명이 빼곡이 들어찬 강의실은 대입 단과학원의 모습을 방불케 했다. 최근에는 각 학교별, 단체별로 열리는 영어 말하기 대회를 겨냥한 영어 웅변반도 인기라고 한다.

자녀를 소규모 일반 영어 학원에 보내고 있는 박혜정(40)씨는 “학원비가 약간 저렴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프랜차이즈 학원들은 회화 위주인데, 고학년이 되고 나니 문법을 가르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옮겼어요” 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학원들이 대체로 말하기 듣기 영역이 강세라면 일반 학원들은 영문법에 비중을 두는 학원들이 많은 편이다. 해서, 저학년 때에는 프랜차이즈 학원을 다니다가 고학년이 되면 일반 학원으로 옮겨가는 것이 눈에 띄는 흐름이라고 한다.

일반학원이라고 해서 모두가 프랜차이즈 학원보다 수업료가 싼 것은 아니다. 강남구의 한 학원은 시설이나 강사진, 수업료 면에서 인근의 프랜차이즈 학원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만큼 학부모들에게 인기도 높아 수업을 듣기 위한 평균 대기 기간이 6~8개월이라고 한다. 시설, 수업 인원수, 강사, 지역 등에 따라 천차만별인 학원 수강료는 보통의 학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1시간씩 주5회 문법 강의는 10만∼18만원선이다. 원어민이 들어와 회화 수업을 병행 할 경우는 수강료가 약 배로 뛴다.


개인지도는 맞춤 공부가 가능해

영어는 개인별 능력차가 큰 과목이기도 하지만, 영역별로도 많은 차이가 나는 과목이기도 하다. 말하기는 잘하지만 쓰기가 서툴다든지, 독해는 잘하지만 읽기를 못한다든가 하는 영역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 쓰기, 말하기, 읽기, 듣기를 고루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꼼꼼한 사전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영역별 능력에 따른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개인 및 그룹지도는 수업 학생수가 적으므로 학원에 비해 맞춤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지나치게 소극적이거나 산만한 아이의 경우, 수시로 말을 걸거나 통제해 줄 교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좋은 교사를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고 비용 부담 역시 가장 커, 쉽게 엄두를 못 낸다는 것이 엄마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대개의 경우 팀별로 수업료가 정해지면 수업을 받는 학생의 부모들이 그 액수에 맞춰 분담하는 형식이다. 1시간씩 주 2회 수업에 팀당 20만원 선이 대략적인 수업료이지만, 조금이라도 유명세가 있는 강사이거나, 외국 거주 혹은 유학의 경험이 있는 강사라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른다.

개인 교습의 장점을 살리되 가격 부담은 낮춘 것이 소규모 공부방이다.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교재와 수업 방식을 가이드 하는 프랜차이즈 형식의 공부방은 물론 개인이 운영하는 공부방도 있다. 최근에는 아예 아파트 한 채를 학원처럼 꾸며 운영하는 공부방도 등장했다.

방 3개 짜리 아파트를 각각 자습실, 강의실, 복습실로 꾸며 2시간 수업 중 30분은 자습실에서 예습을, 1시간은 강의실에서 강의를, 30분은 복습실에서 그 날 배운 내용의 복습과 숙제를 마친 후 강사에게 점검을 받고 귀가한다.

강사 입장에선 같은 시간으로 두 배의 학생을 관리 할 수 있는 셈이고, 학부모 입장에서는 가정 학습의 부담을 던 셈이라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식이랄 수도 있겠지만, 왠지 갈수록 상술이 교묘해진다는 느낌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학습지는 끈기 있는 학생에게 효과적

서울 상계동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인 효준이는 매일 아침 알람 시계 대신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깬다. 상대는 영어 학습지의 선생님. 전 날 공부한 내용을 3~5분간 선생님께 체크 받는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지 않느냐는 질문에 “처음엔 좀 그랬는데요, 이젠 습관이 되어서 괜찮아요. 또 아침부터 선생님께 칭찬 들으면 하루 종일 기분도 좋아요” 라며 씩 웃는다.

영어 학습지는 저렴한 비용 때문에 학부모들로부터 꾸준히 애용되어 오고 있다. 가장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하는 눈높이 영어에서부터 구몬 영어, 재능 영어, 푸른 영어, 튼튼 영어, 윤선생 영어 등이 대표적이다.

각 사별로 특장점을 내세우는데 윤선생 영어는 파닉스에, 튼튼 영어는 듣기에, 푸른 영어는 독해와 영작에 강하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일반적인 평이다.

방문 교사에 대한 수수료 포함 월 회비는 2만7,000원에서 10만원 사이. 단 아이와 부모가 정해진 분량 이상을 공부하길 원하는 경우 비용이 추가된다. 학습지 영어 교육의 성패는 아이의 성격과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꾸준하고 집중력 있는 아이, 차분한 성격의 아이 일수록 학습 성과가 좋으며, 주 1회 10~30분의 방문교사 지도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부모가 틈틈이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 광장동의 현수(초등 4년)는 또래 친구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현수 부모가 영어 교육에 들이는 비용은 월 2~3만원 선이다. 2년 터울의 사촌 형이 쓰던 학습지와 듣기 교재 두 가지를 그대로 물려받아 사용하며 공부 지도는 엄마가 직접 해주기 때문이다.

학습지만으로 공부하면 너무 수동적인 학습이 될 것 같아 능동적으로 영어를 생산해 내는 방법도 배우게 하려고 얼마 전에 시작한 영어 연극도 학교에서 방과 후 특기 교실로 운영하는 것으로 주 2회 수업임에도 수강료가 2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만원은 가끔씩 영어 동화책을 구입하거나 대여하는 비용으로 쓰인다고.

“물론 많은 돈을 들여 좋은 학원에 보내면 저도 편하고 좋지요. 하지만 시간과 비용, 효과의 효율성 면을 고려한다면 저학년 시기에는 엄마의 품이 좀 들더라도 아이와 엄마가 같이 공부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아요”라고 현수 엄마는 영어 교육에서도 역시 엄마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황순혜 자유기고가 sos67030@hanmail.net

입력시간 2003/01/0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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