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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개혁의 시간이 많지 않다

새해의 우리 정치 화두는 정치개혁이다. 지난해 연말에 치러졌던 제16대 대통령선거를 통해서 국민들이 얼마나 정치개혁을 열망하고 있는지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각 정당들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정치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1997년의 15대 대선에 이어 잇달아 16대 대선에서도 패배의 쓴잔을 마신 한나라당은 물론 선거에서 이긴 민주당과 6.13 지방선거와 16대 대선을 통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민주노동당도 정치개혁을 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 같이 정치개혁을 주장하면서도 정당마다 개혁의 우선과제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고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지도부의 교체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의 발전적 해체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정치개혁의 구체적인 과제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사실 정치개혁의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2004년 4월 15일에는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다. 그런데 선거법 제24조는 선거가 치러지기 1년 전에 선거구를 획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2003년 4월 15일 이전에 선거구 획정이 완료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선거와 관련된 정치법과 제도의 개혁이 완료되어야 하는 시점이 지금으로부터 불과 3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선거법의 개정은 물론이고 공천과 관련된 정당법, 선거자금과 관련된 정치자금법까지 4월 15일 이전에 함께 고쳐야 한다.

선거 때마다 선거구 획정을 해왔지만 이번의 선거구 획정은 예전과는 다르다. 예전에는 인구의 증감에 따라 선거구를 조정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의 선거구 획정은 지금까지의 선거구 획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선거구와 관련해서 두 개의 위헌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첫 번째 위헌 판결은 현재의 전국구 선출 방식이다. 유권자들이 각 지역구의 후보들에게 던진 표를 소속 정당에 대한 지지로 간주해서 전국구 의석을 배분하는 현재의 방식을 고치는 길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전국구 자체를 없애고 모든 의석을 지역구선출로만 하자는 주장도 있었으나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이미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의회의 비례대표에 대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실시한 바 있다.

따라서 정당투표제라고도 불리는 1인 2표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은 확정적이다. 다만 지역구 선출 의석과 정당투표 선출 의석의 배분 비율,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배분에 참여하는 기준(진입장벽), 정당명부 작성방식 등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따라 정치개혁이 제대로 추진되는지 여부가 가려질 것이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의석 배분 비율을 1 대 1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진입장벽도 소수세력이나 신진정치세력의 원내 진입을 돕기 위해 2% 이상의 득표나 지역구 1석 정도로 해야 할 것이다. 정당명부 작성도 당의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고, 민주적인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

두 번째 위헌 판결은 투표의 등가성 문제이다. 1인 1표(one man one vote)의 평등선거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기 위해서는 1표의 투표 가치도 평등(one vote one value)해야 하므로 인구편차를 헌법재판소가 권고한 2 대 1이 넘지 않도록 고치는 것이 좋겠다.

아울러 정치자금법도 고쳐야 한다. 각 정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전에 정기국회에서 정치자금법을 고치기로 약속했다가 이를 어겼던 일이 있다. 그 약속을 이번에는 제발 지켰으면 좋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회가 자신이 만든 선거법을 지키는 일이다. 2000년 총선 당시 국회는 1999년 4월 13일까지 획정해야 할 선거구를 2000년 2월 9일에야 획정했다. 선거법 제24조가 강제규정이 아니라 훈시규정이라 지키면 좋지만 지키지 못해도 어쩔 수 없다는 억지를 부리면서 10개월 동안이나 선거구 획정을 지연시킨 것이다.

국회가 자신이 만든 법을 무시하고 어긴다면 누가 법을 지키려 하겠는가. 정말 이번에는 법규정을 지키면서 정치개혁이 제대로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손혁재 시사평론가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입력시간 2003/01/1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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