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있는 집] 설악風에 익은 겨울의 맛

용바위 식당 황태구이

겨울철 별미를 얘기할때 빠지지 않는 음식이 있는데 황태가 바로 그 중 하나다. 잘 알려진 대로 황태는 강원도 깊은 산골 야외 덕장에서 명태를 얼리고 녹이기를 되풀이 해 그살이 부드러워진 것을 일컫는다.

특히 진부령과 미시령 길이 만나는 인제군 용대리는 설악산을 넘어논 매서운 바람 덕분에 황태를 만드는 최적의 장소다.

1, 2월의 매서운 추위가 지난 다음 3월초 봄바람이 불면 제대로 맛이 든 황태가 완성된다. 나머지 계절은 황태를 손질하고 포장하는데 모든 시간이 소비된다. 사시사철 황태를 먹을 수 있고 그 해의 새로 나온 황태는 3월이나 돼야 맛볼 수 있지만 눈 덮인 황태덕장까지 구경할 수 있는 겨울이야말로 황태를 맛보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황태는 한 겨울에 3개월 이상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자연 바람에 건조되어야만 영양이 많고 맛이 좋아진다. 외형은 물에 불린 것처럼 통통하고 빛깔은 노랗거나 붉은 색이 나며 속살은 희고 포실포실해 양념을 가미하면 모두 흡수되는 것이 잘 말린 황태의 특징이다.

이런 건조과정을 거치면 같은 명태를 이용하지만 바닷가에서 건조한 북어와는 전혀 다른 맛과 모양을 띠게 되는 셈이다.

용대삼거리에서 진부령 방향으로 약 300m 지점에 위치하는 용바위 식당의 안응우씨 부부는 벌써 30년째 황태와 함께 인생을 살아오고 있다. 황태덕장과 식당을 겸하고 있는 곳으로 진부령 덕장에서 직접 황태를 말리고 이를 손수 요리해 내놓는다. 1991년 진부령에서는 처음으로 황태를 이용한 황태구이 정식을 선보인 곳이라는 점에서 황태 요리를 알리는데 큰 공을 세운 곳이다. 지금은 황태 오리가 인제군의 향토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지금이야 동해안에서 어민들이 잡은 명태의 염분을 모두 뺀 후, 명태를 보내오기 때문에 황태를 말리기만 하면 된다. 즉 여런 면에서 수월하다는 얘기다. 주인 안씨의 말에 의하면 과거에는 덕장 주변에 물길을 내, 명태를 씻고 말리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눈이 많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그 혹한을 무릅쓰고 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명태가 거의 잡히지 않아 안타까눈 마음이 간절하다고 한다.

황태는 구이, 국, 찜, 조림 무침, 등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다. 그 중 요바위 식당의 황태구이 정식은 황태구이, 황태국 등 황태요리를 한꺼번에 모두 맛볼수 있어 좋다.

또 황태구이와 참께 산나물 무침, 포기 김치 등을 찬으로 올려 강원도 특유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황태구이를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고 간단하다. 소문난 음식점이라면 으레 조리법 공개를 꺼리지만 이곳은 예외다. 오히려 주인 안씨 부부는 황태구이 조리법을 인쇄해서 찾는 손님들에게 나누어줄 정도로 황태 요리 보급에 열심이다.

황태구이 조리법은 우선 말린 황태에 물을 묻혀 비릴봉투에 넣어 약 30분~1시간 싸 둔다. 봉투에서 황태를 꺼낸 다음 자근자근 두들겨 껍질과 뼈를 발라내고 황태를 물에 한번 씻어준다.

그 다음 고추장, 설탕, 간장, 마늘, 파, 사이다 등을 넣어 질게 깬 양념장을 골고루 바른 후 후라이 팬에 구워 적당한 크기로 썰어 먹으면 된다.

이때 칼보다는 가위로 자르는 것이 모양을 내기가 좋다. 또 주의할 것은 황태를 물에 담글때 너무 오래 담가두면 황태 고유의 맛이 빠져나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홍천, 인제, 원통을 지나 한계령과 나뉘어지는 민예단지 삼거리에서 좌회전, 진부령·미시령 방향으로 항한다. 다시 진부령과 미시령의 갈림길이 되는 용대삼거리에서 진부령 방향으로 좌회전해 약 300m 지점 좌측에 위치한다.


▲ 영업시간 오전 7시30분~저녁 8시까지/매년 추석과 설날(구정) 당일은 휴무(연중 2일 휴무)/단체 최대 130명 가능


▲ 메뉴 황태구이 정식 1인분 7,000원/문의 033-462-4079, 4080

입력시간 2003/01/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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