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우리산 우리숲의 보물들


■ 한국의 야생화 (이유미 지음/다른세상 펴냄)

괭이눈, 금꿩의 다리, 처녀치마, 노루오줌, 물옥잠, 왕고들빼기, 산솜방망이, 쑥부쟁이, 둥근잎꿩의비름….

고단한 세상살이에 정신없이 내몰리고 있는 우리들이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앞의 셋은 봄, 가운데 셋은 여름, 뒤의 셋은 가을과 각각 관련이 있다는 힌트가 주어졌을 때 어렴풋이 짐작이라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아주 센스가 뛰어난 사람이다.

앞에 말한 낯선 단어들은 조금만 발품을 팔면 우리 산, 우리 숲에서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는 이땅의 야생화 이름들이다. 고향 뒷산 숲으로 난 좁은 산길, 아파트 뒤 야트막한 산책길, 아지랑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들녁,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여름 논가 ,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암벽사이에서 갖가지 빛깔로 피어나는 우리 꽃들이다.

이유미의 ‘한국의 야생화’는 우리의 꽃들에 대한 이야기다. 지천으로 널렸기에 귀한 대접을 못 받고 있지만 알면 알수록 새록새록 정이 가는 우리의 꽃들에 대한 사랑이 담긴 보고서다.

각각의 꽃의 특징과 구별법, 활용법 등 실용적인 정보에서부터 이 꽃들에 유래하는 설화와 전설도 싣고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산으로 들로 이들을 찾아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짬이 날 때까지는 책에 실린 생생한 사진만으로도 만남에의 갈증을 조금은 풀 수 있겠다.

지은이 이유미는 서울대 산림자원학과에서 식물분류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국립수목원 연구관으로 있다. 그 동안 ‘한반도 식물지 사업’, ‘국가 표준 식물명 제정’등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본지에 매주 ‘우리 풀 우리 나무’ 칼럼을 쓰고 있다.

입력시간 2003/01/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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