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헤어

고가의 DVD 기기를 구입한 보람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 장르로 뮤지컬을 빼놓을 수 없다.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을 커버하는 카메라 워크에다. 5개의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입체적인 사운드를 접하면, 굳이 비싼 돈 내고 극장을 찾고픈 맘이 없어진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클래식과 팝 가수의 공연실황, 영화로 만들어진 유명 뮤지컬 DVD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헤이! 미스터 프로듀서>(전체 Sre)는 카메론 메킨토시의 뮤지컬 인생 30년을 기리는 공연 실황을 담은 것. 메킨토시는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런던의 이스트엔드에 숱한 뮤지컬 히트작으 올린 제작자다.

<올리버> <마이 훼어 레이디> <캣츠> <오페라이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오클라호마> <짚시> 등 현대 뮤지컬 걸작의 하이라이트를 맛보기 할 수 있다.

1981년 첫 무대에 올려져,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운 <캣츠>(전체 유니버셜)는 따로 출시 되어있다. 데이비드 말렛이 트레버넌의 오리지널 무대를 영화 필름에 담았다.

두편의 DVD가 무대극 중심이라면 <헤어>(15세, 스펙트럼)는 좀더 영화적으로 번안된 뮤지컬이다.

제임스 라도와 제롬 라그니, 갈트맥도머트의 원작을 마이클 웰러가 각색하여, 밀로스 포먼이 79년에 영화로 만들었다.

마이클 버트러가 연출했던 브로드웨이 무대극을 영화로 옮기면서 포먼 감독은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다양한 배경. 다이나믹한 춤과 노래로 영화매체의 장점을 십분 살리고 있다. 안개 낀 오클라호마의 시골 길에서부터 반전 데모대가 점령한 뉴욕 센트럴 파크, 그리고 네바다 사막의 병영 등 로케이션 장소가 다양하다.

또한 주인공이 상상하는 장면의 환상적인 연출은 무대극의 한계를 극복하는 영화만의 장점이 아닐 수 없다.

<헤어>는 물병자리 연령의 60년대 청춘을 기리는 영화로, <뻐꾸기 둥지로 날아간 새> <탈의>와 함께 60년대를 배경으로 한 포먼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베트남전 반대 데모와 히피족으로 상징되는 당시의 청년 문화-자유와 평화를 주장하는 젊은이들의 의식, 꿈과 사랑을 트윌라 소프의 역동적인 안무와 의상전문가 앤 로스의 도움을 받아, 자유분방한 형식으로 재현하며 향수를 자극한다.

와 같은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 가수는 넬 카터, 멜바 무어, 엘렌 플로이, 로니 디슨, 찰레인 우다드 등이다.

군 입대를 앞두고 뉴욕 구경에 나선 오클라호마 시골 청년 클라우드(존 사베지), 센트럴 파크에 갔다가 버거(트리트 윌리엄스)를 리더로 한 4명의 히피족(애니 골덴, 도지 라이트, 돈 다큐스)을 사귀게 된다.

아침 승마를 나온 뉴욕 상류층 집안의 딸 쉴라(비버리 디 안젤로)에게 반한 클라우드를 위해, 버거 일당은 사랑을 노래하며 파티를 엉망으로 만든다.

쉴라는 클라우드의 순진함, 버거 일행의 자유로운 모습에 끌려 어울리게 되고, 클라우드는 쉴라와의 결혼을 상상한다.

네바다 병영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클라우드를 면회 간 버거 일행과 쉴라. 경계 근무 때문에 외출할 수 없는 클라우드를 대신해 버거가 군복을 입고, 급작스런 출동 명령으로 베트남으로 떠난다.

베트남에서 전사한 버거의 무덤 앞에선 클라우드와 쉴라, 그리고 히피족 친구들. 백악관 앞 반전 데모군중의 모습을 흑백 정지 화면으로 잡으며, <헤어>는 그 시절에 대한 씁스름한 증언을 한다.

입력시간 2003/03/0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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