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데이트] '쇼쇼쇼' 박선영

"돌리기 생쇼에 남자들 '뿅' 갔대요"

"복고 미인으로 뜰래요"

영화배우 겸 탤런트 박선영(26)이 복고 바람을 몰고 올 태세다. 2월28일 개봉하는 영화 '쇼쇼쇼'(감독 김저오·제작 도레미픽쳐스)에서 70년대의 추억과 낭만을 상징하는 매력적 여성으로 새로운 도전을 했다.

현재 방영 중인 KBS TV 대하사극 '장희빈'에서 인현왕후 역으로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는 그녀는 기세를 몰아 스크린에서도 복고 미인의 자태를 한껏 뽐내겠다는 각오다. 물론 조선과 현대라는 시대적 배경의 차이 만큼이나, 두 캐릭터에서 보여지는 아름다움 또한 사뭇 다르다.

인현왕후의 아름다움이 단아하고 은은한 매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영화 '쇼쇼쇼'에서 그녀가 맡은 대학생 '윤희'는 발랄하고 당찬 젊음이 돋보이는 여자다. 뭇 남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고적대의 리더로 지성과 미모를 두루 겸비했다. 게다가 부잣집 외동딸로 곱게 자란 콧대 높은 여대생이다.


난생 처음 입어 본 미니스커트

극중 배경은 26년이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1977년. 혼식 준수와 미니 스커트, 그리고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TV 쇼 프로그램 '쇼쇼쇼'로 대표되던 시절이었다.

그녀는 70년대 멋쟁이 여대생의 역할을 소화해 내기 위해 길고 검은 생머리의 여인으로 변신했고, 난생 처음 미니스커트도 입었다. 치마라면 미니는 커녕 롱 스커트라도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 그녀인데도 말이다.

"촬영할때는 너무 어핵해서 애를 먹었어요. 그래도 화면에 비친 모습은 그때 시대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하지만 앞으로 미니 스커트를 입고 다닐 생각은 전혀 없어요."

영화 '쇼쇼쇼'는 한국 최초의 칵테일 바를 열겠다고 나선 겁 없는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 도전의 과정을 경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틱한 성공기와 사랑, 우정이 신나는 각테일 쇼에 맞춘 춤과노래로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나.

박선영은 특히 가난 속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젊은 패기로 앞날을 개척해 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무척 풋풋하게 가슴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힘들고 암울했던 시기였잖아요. 그런 시대를 유쾌하게 그려 나간다는 점이 맘에 들었어요. 칵테일과 바텐더를 소재로 한 첫 국내 영화라는 점도 신선했구요."

박선영은 대하사극 '장희빈'의 촬영과 맞물려 영화의 막바지 촬영 무렵에는 일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 못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의 촬영이 어느때보다 마음 편하고 여운이 길게 남는다고 밝힌다. 무엇보다 유준상, 이선균, 안재환 등 동료 배우들과 호흡이 발 맞아서 허물없이 편하게 지냈단다.

이번 영화의 상대역인 유준상은 박선영에 대해 "자기 역할을 충살하게 해내려고 하는 욕심이 대단하고, 마음이 따뜻한 배우"라고 치켜세운다.


타고난 '몸치', 춤장면은 최고 고역

'쇼쇼쇼'를 촬영하면서 박선영이 가장 힘들어 했던 점은 춤을 춰야 한다는 사실. 타고난 '몸치'인 그녀에게 춤 장면은 고생이라기보다는 곤욕에 가까운 일이었다.

바로 나이트 클럽 신에서 당시 유행했던 '고고춤'을 추는 장면이었다. 하도 마음이 쓰여 촬영을 앞두고 별도로 춤 교습까지 받았지만, 그래도 내내 마음이 걸리는 부분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은 뒤 춤을 추는 장면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자체 만으로도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어요.(시사회에서) 촬영된 영화를 봐도 역시 무안하네요."

96년 KBS 슈터 탤런트 대상의 영예를 거머쥐며 연예계에 화려하게 데뷔한 박선영은 이제 연기생활 8년째. 그녀는 MBC '진실'에서 천사 같은 친구 최지우(자영 역)을 괴롭히는 악녀로 열연한 것을 비롯해 '엄마야 누나야'의 술집 호스티스. '화려한 시절'의 양공주에 이르기까지 개성 있는 역할을 매끄럽게 소화해 냈다.

그래서인지 데뷔 초기 '하얀 민들레' 등에서 쌓은 천사표 이미지는 어느새 꼬리를 감추고, 최근에는 실제로도 독한 여자로 보는 경우가 꽤 많다.

하지만 그녀를 좀 더 자세히 들어다 보면 약간은 처진 박달형 눈매, 서글서글한 미소가 어린 입술등이 밝고 따뜻한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165cm의 키에 46kg이라는 다소 여윈 몸매지만. 몸이 굴곡과 탄력이 확실히 남다르다. "몸매가 정말 질서(?) 있다"는 영화속 대사가 과장이 아닌 듯 하다.

이에 관능적인 가능성도 엿보이는 박선영에게 '요부'같은 역할이나 과감한 노출장면이 있는 영화에 출연할 으향은 없는지를 물어봤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배우는 어떤 작품을 만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까…."


고전미와 현대미 두루 갖춘 연기파

고전미와 현대미가 적절히 배합된 미모를 갖춘 박선영. 그녀의 배우로서의 최대강점은 어떤 작품을 맡겨도 척척 해내는 연기력에 있다.

방송 데뷔 전부터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과오 '유인촌 레퍼토리'에서 연기수업을 착실히 받아 단연 돋보이는 연기력을 갖췄다는 평을 들었다. 연기 생활 8년 동안 잠시도 한 눈을 팔지 않고 연기에만 매진해 왔다.

하지만 슈퍼 탤런트 대상이라는 명성에 비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적잖이 맘 고생을 했을 법도 한데, 이에 대한 박선영의 답변은 똑 부러진다. "배우가 그런 부분에 신경 쓰면 안 될 것 같아요. 이제부터 더 많은 일을 해야 하잖아요." 며칠 밤을 새워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힘이 펄펄 난다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는 진짜 연기자다.


"돌리는 건 뭐든 자신 있어요"

"달마티안 됐어요"

박선영이 영화 '쇼쇼쇼'를 촬영하면서 온 몸이 멍 투성이가 되는 부상을 입었다고 애교스럽게 밝혀 눈길을 끈다.

박선영은 극 중에서 "돌리는 건 뭐든 자신 있다"는 고적대 리더로 등장해 칵테일 쇼와 고적대의 지휘봉 돌리기 등 '생쇼'를 펼쳤다. 이 때문에 팔과 몸 전체에 멍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여자 연예인들이 소중히 여기는 손톱이 깨지기도 했다.

하지만 '악바리' 박선영은 영화를 위해 온 몸을 던진 덕에 보통 6개월이상 걸려야 제대로 배운다는 두가지 재주를 3개월만에 모두 탁월하게 연마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2002 코리아바텐더 챔피언십'에서는 명예 바텐더 자격증까지 따냈다.

그녀는 "미흡한 면도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해낸 것이 가슴 뿌뜻하다"며 "특히 칵테일 쇼 촬영에서 단 한번에 OK를 받아내 기뻤다"고 말했다.


■ 프로필

생년월일 : 1976년 8월21일 키 : 165cm 몸무게 : 48kg 가족사항 : 1남 1녀중 막내 취미 : 영화 감상 별명 : 잠마왕 학력 :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과 데뷔 : KBS 전설의고향-'나비의 한'(1996년 KBS슈퍼탤런트 대상)

입력시간 2003/03/0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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