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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큼 상큼 '빤쭈'에 사랑을 담아

신세대 연인들 '사랑의 선물' 커플팬티 인기

"선물은 움직이는 거야!"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이색 커플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튀기 좋아하는 신세대답게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연인에게 점수를 따려는 것. 튀는 선물 중에서도 커플 속옷은 신세대 연인들 사이에서 선호도 1위로 꼽힌다. 은밀하고 재미있는 추억거리를 공유할 수 있다는게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H대 재학중이라는 이영창씨(26)는 "발렌타인이나 화이트데이 때 초콜릿이나 사탕을 선물하려는 생각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커플 속옷의 경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은밀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연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롯데백화점 본점 7층에 마련된 휠라인티모 속옷 매장. 주말 오후를 맞아서 인지 매장 내부는 속옷을 사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들러 다정하게 속옷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 이전과는 확 달라진 풍속도다.

휠라인티모의 차순희(29) 매니저는 "연인들끼리 와서 속옷을 찾는 게 더이상 낮선 풍경은 아니다"며 "커플문화화 젊은이들에 공공연히 퍼지면서 연인끼리 팔짱을 끼고 찾아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최고 인기 품목은 팬티. 한 때 한창 유행했던 커플티처럼 요즘에는 커플팬티가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커플팬티를 찾는 손님의 수는 특정한 날짜와 상관없이 늘 꾸준한 편이다. 그러나 특히 발렌타이인데이, 화이트 데이와 같은 기념일에는 매상이 폭발적이다. 대충 하루 매상의 50% 이상을 커플팬티가 차지한다.

커플팬티는 남성과 여성의 팬티에 똑같은 핸드폰 줄이 달려있는게 특징. 때문에 팬티도 입고 휴대폰 줄로 애정을 과시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게 업소측의 전언이다. 차 매니저는 "화이트데이나 발렌타이데이와 같은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예전과 비교하면 속옷 판매가 늘어난게 분명하다"며 "이는 속옷의 젊은이들의 선물 중 인기 품목으로 떠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튀지 않으면 경쟁력 없다

실제 지난날 초 삼성에버랜드 20~30대 미혼 직장인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연인에게 가장 주고 싶은 선물이 뭐냐'가 이 설문의 골자,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색속옷이 1위로 꼽혔다. 커플링이나 커플티는 이미 고전적인 선물로 여겨지면서 뒤로 밀렸다.

사정이 이렇자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온다. 남녀 팬티에서 N극과 S극의 자석을 붙여 서로 다가가면 달라붙게 하는 '자석팬티'에서부터 팬티에 부적을 붙인 '부적 팬티'에 이르기까지 종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엇던 팬티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팬션 내의 브랜드 임프레션은 최근 자석팬티, 아이러브 유 팬티 등을 선보였다. 자석팬티란 입술 모양의 키스 마크 안에 N극과 S극의 자석이 붙어있는게 특징. 때문에 가까이 붙으면 자연스럽게 서로를 끌어당기게 된다.

아이러브유팬티의 경우 원단에 '아이러브유'라고 적힌 핫피스(인공 보석)가 붙어있기 때문에 프로포즈용으로 인기가 많다.

임프레션 강은경 디자인 팀장은 "톡톡 튀는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게 최근 속옷 시장의 추세"라며 "잠시만 제품 개발을 게을리 했다가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트라이는 점술과 속옷을 혼합한 '점술왕국'과 초콜릿 팬티를 출시해 경쟁사와 맞서고 있다. 점술왕국은 팬티 겉면에 다양한 부적이 붙어있어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팬티에 날염된 부적들은 최근 신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역술가 송병창씨가 직접 제작했다.

부적의 종류로는 연인과의 사랑을 돈독하게 해주는 '애정부', 병약한 사람에게 좋다고 알려진 '건강부',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학업 진취부', 행운을 가져다주는 '행운 당첨부'등이 있다.

초콜릿 팬티는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진갈색의 폴리스판 원단에 달콤한 초콜릿 향을 첨가시켜 선물용으로 인기다. 더군다다 내용물이 초콜릿 케이스 모양의 박스에 들어있기 때문에 뜯어 보지 않고서는 진짜 초코릿으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쌍방울측은 이같은 제품들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쌍방울 상품 기획팀 옥승모 대리는 "부적이나 점술 등이 신세대들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화이트데이를 맞아 사랑을 고백하는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딘도 최근 속옷 앞면에 커플 반지가 달려있는 커플링 팬티와 온도에 따라 무늬가 변하는 카멜레온 팬티를 내놓았다. 특수공법으로 만든 커플링은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다.

속옷 회사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이색 속옷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까지 생겨나 젊은 커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창업 전문 웹진 인포파크에 따르면 이 업소에는 현재 전세계 이색 속옷들을 다 구비하고 있다.

배우자의 외도를 막기 위한 수갑팬티 및 방울팬티, 종합주가지수를 그래픽으로 표현한 주식팬티, 특정 부분을 누르면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버저팬티, 꼬리가 달린 돼지팬티 등 종류만 2백가지가 넘는다.

인포파크 박재운 대표는 "우리나라에 이색 팬티가 들어온 것은 얼마되지 않지만 튀지 않으면 눈길을 주지 않을 정도로 일반화 하고 있다"며 "이같은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대따라 팬티 문화도 '천자만별'

서양이나 동양이나 팬티를 착용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프랑스가 16세기, 영국은 18세기에 들어서야 가랑이 팬티의 기원인 드로우즈를 입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여성 한복에 따로 팬티가 잇는 것은 아니다. 일부 상류층의 경우 속곳과 같은 종류를 착용하긴 했지만 대중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현재와 같은 밀착형 팬티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를 전후해서다. 나일론과 같은 합성 섬유가 대중화되면서 원피스 모양의 슈미즈와 상,하의가 분리된 비키니 타입의 속옷이 대중들 사이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성 운동이 활발했던 60~70년대도 접어들면서 속옷 시장은 급속히 위축됐다. 당시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패션은 미니스커트, 노출이 심해지면서 여성들의 몸을 조이던 코르셋이나 브래지어는 자연히 도태되고 말았다. 노브라가 여성 해방 운동의 상징물로 인식됐을 정도.

80년대는 '팬트 르네상스' 시대라 할만하다. 여성 특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붐이 일면서 레이스가 달린 복고풍 팬티나 란제리가 유명 패션 디자이너의 손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당시 왕성한활동을 보였던 디자이너는 뉴욕의 켈빈 클라인을 필두로 이브 생 로랑,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이다.

이렇듯 속옷은 그 시대의 특성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도 한다. 속옷이 시대의 변화와 유행을 따라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입력시간 2003/03/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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